[보도자료]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배진교 원내대표 외, 정의당 비대위원-의원단, 병립형 회귀 반대 기자회견
일시: 2023년 12월 14일(목) 10:15
장소: 국회 로텐더홀 계단
■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
참담한 심정입니다.
선거제도 개혁, 비례성 강화를 약속했던 민주당이 또다시 '모든 약속을 어떻게 지킬 수 있냐'는 망발을 늘어놓았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의 이 믿을 수 없는 말 때문에 저희는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민주당은 항상 '당론으로 확고부동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도 분명히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의 원칙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반문 정당이 되어버린 겁니까?
지금의 민주당은 봉쇄 조항을 사실상 8%로 올리는 효과가 있는 권역별 병립형 개악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미명으로 분칠하려 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들을 우롱하고, 스스로 내로남불 정당임을 인증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3당 이상의 다당제 민주주의가 있는 경우와 양당이 격돌하는 경우의 정치적 차이를 생각해 보십시오.
180석이 넘는 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오히려 다양한 정당들이 있었고, 민주당은 의석이 적었던 20대 국회 때 더 많은 개혁 구상, 그리고 탄핵 연대까지 다양한 정치가 국회 내에서, 여의도 안에서 실현될 수 있었음을 우리도, 국민들도 모두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민의를 외면하고 실질적으로 제1당에게 득표보다 더 많은 의석을 몰아주는 현행 선거제도, 기존 선거제도를 벗어나서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는 국회를 구성해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고 혁신하고자 한 것이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가 아니었습니까.
소수 정당을 배려해 달라는 의미가 아니라 유권자들의 의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산술적 비례성만이라도 확보하자는 의미이지 소수정당에 대한 우대 조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민의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현재 소선거구 지역주의에 갇혀 있는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이었습니다.
우리의 입장만이 아닙니다. 국회는 스스로 수억의 예산을 들여서 공론화 조사 결과를 채택했습니다.
그 공론화 조사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라', '그리고 필요하다면 의석 수를 늘릴 수도 있다', '비례성을 더 개선하는 방식을 찾아라', '위성 정당 방지하는 제도를 찾아라'라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어떠한 설명과 사과도 없이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만 늘어놓았습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제왕적 공천권을 놓치기 싫어서 지금과 같은 논의를 하고 있지 않나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진보4당, 시민단체와 함께 하는 기자회견도 별도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범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서 현재 민주당의 권역별 병립형 퇴행 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민주당에도 여전히 병립형 퇴행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의원들도 70여 분 정도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쪼록 오늘 의원총회가 민주당의 당론이 정치개혁의 폐기가 아닌 제대로 된 선거제도를 만들겠다는 결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배진교 원내대표
잠시 후, 민주당 의원총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정치개혁과 연동형 선거제도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릴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 창당으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 뒤통수를 쳤습니다. 이번에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또다시 국민을 배신한다면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었던 정치개혁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기득권 대결 정치를 청산하고 국민 통합 정치로 가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 앞에 약속했습니다. 그럼에도 당리당략에 따라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외면하는 정당이라면 무슨 책임정당이고, 제1야당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까.
병립형 회귀는 국민 배신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유린입니다.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고 정치개혁을 공언했던 그 양심을 지키십시오. 국민과 역사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의 승자독식 제도를 타파하지 않으면 이 지긋지긋한 대결과 적대의 정치는 절대 끊어낼 수 없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민주당은 또다시 국민의힘과 기득권 담합의 손을 잡을 것인지, 정치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과 손을 잡을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 심상정 국회의원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입니다.
조금 후에 민주당 의총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오늘 민주당 의총은 병립형 퇴행이라는 유혹에 단호히 선을 긋고 위성정당 방지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을 결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병립형으로 퇴행하더라도 '권역별 병립형으로 가면 개혁 아니냐'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기만입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전국 병립형 비례제보다 더 후퇴한 방식입니다. 촛불 이전으로 후퇴하는 수준이 아니고 그보다 더 개악된 10석 남짓한 제3당의 비례대표 의석조차도 양당이 나눠 가지려는 추악한 심산입니다.
다시 한번 강력하게 말씀드립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촛불개혁의 성과입니다. 국정농단 세력에 강하게 맞서서 개혁 공조를 통해 이루어낸 성과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국정농단 세력과 연합해서 이 촛불개혁의 성과를 걷어차버렸습니다. 국정농단 세력은 처음부터 개혁을 저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이룬 성과를 내다 버렸습니다. 이런 일이 이번에는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공천권과 몇 석의 의석에 연연해서 원칙을 저버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의총에서는 꼼수 샛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원칙 대로를 당당히 걷는 결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이제 양당 정치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구원할 수 없습니다. 극단적인 혐오정치, 대결정치는 우리 정치를 황무지로 만들어가고 있고, 민생을 뒷전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이제 다당제 연합정치 시대로 가야 한다', '다당제 민주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이제 양당체제 안된다, 다당제 연합정치 가야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병립형 퇴행입니까? 누구를 위한 제3세력 퇴출입니까?
더불어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라면, 민주화 세력으로서의 정통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이번 선거법 개정에서 국민 염원에 부응하는 다당제 민주주의 책임있는 해법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의당은 20년 동안 양당체제의 협곡에서 제3세력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국민들께서 더이상 양당의 패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민주당의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23년 12월 1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