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배진교 원내대표 외, 제5차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3년 11월 30일 (금) 09: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
시작하기에 앞서 어제 정의당 광주시당의 홍성남 동남구위원회 위원장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정의당은 지역에서 당의 얼굴이 되어주셨던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의당은 노란봉투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후퇴를 막아내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노란봉투법 거부권 행사 시사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악 시도로 또 다시 노동개혁이 아닌 노동권 후퇴의 정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오늘은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노조법 2조·3조 개정운동본부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 앞 철야 농성을 진행할 것입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그런데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들과 사회운동이 노동자를 위한 법안 관철을 위해 싸우는 동안, 정부와 여당은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유예’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일매일 퇴근하지 못하고 일터에서 돌아가시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자의적이라고 평가받는 정부 통계에 기초하더라도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 가운데 60% 넘는 분들이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입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의 통계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숫자도 축소하고 있고, 50인 미만 사업장 소속 사망 노동자의 비율은 80% 가량이라는 조사도 있다고 합니다. 작은 기업에서 일하면, 더 쉽게 죽어도 된다는 말입니까? 재계의 요구만 듣고, 매일매일 죽어가는 노동자의 목소리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말입니까.
아울러 정부의 제안에 대해서 조건부 수용가능성을 시사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작은 기업에서 산업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 강화하는 처사입니다.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일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기업과 자본의 이윤보다 더 중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노동권-생존권을 억압하는 제안에 조금이라도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반성하고, 지금이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유예 없는, 중단없는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자 노란봉투법의 공동 발의자로서, 윤석열 정권의 거부권 남발에 더 힘차게 맞설 것을 촉구합니다.
(참담한 부산 엑스포 유치 성적표, 이젠 심판의 시간입니다.)
119대 29,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은 '콜드게임' 패로 막을 내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자인했듯이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 패배는 ‘범정부적인 실패’였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에 총 5,50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서 고작 29표 득표에 그친 것은 명백한 세금 낭비입니다. 정보력, 외교력의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사태는 단순히 대통령과 정부의 사과, 장관교체로 끝낼 사안이 아닙니다. 지난 2년간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쓰인 5500억원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패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아무런 반성과 성찰 없이 재도전을 외치는 정부와 부산시의 출구전략은 쉽게 용납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성찰 없이 엑스포 유치전에 다시 뛰어들 때가 아니라, 유치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반성과 평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국제행사 유치를 통한 단기적인 지역발전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지역발전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토건 중심의 국제행사 유치가 도대체 우리 지역사회에 남긴 것이 무엇입니까? 인천아시안게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북 2023 세계잼버리, 평창올림픽이 남긴 지역발전의 미래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차라리 5,500억을 부산지역의 민생경제 회복을 위하여, 무상대중교통의 이행을 위하여,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위하여 썼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정의당은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동시에 토건과 일회적 이벤트 중심의 단기적인 처방전이 아닌 지역소멸에 맞선 새로운 사회비전을 제안하는 작업에 더욱 몰두하겠습니다.
(선거제도 퇴행시도에 관해 정치권에 준엄히 경고합니다.)
최근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퇴행에 거대 양당이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이준석 신당을 무서워하는 국민의힘의 안일한 선택은 비겁함이라는 단어 외에 적절한 평가단어를 찾기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의 병립형 퇴행시도에 잰걸음을 하는 민주당의 갈지자 행보도 우려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서 병립형 퇴행이 아닌, 선거제 개혁의 대국민약속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아울러 제3지대 정치를 표방하면서, 선거제 퇴행 움직임에 아무런 실천적 활동이 없는 정치세력들에게도 경고합니다. 제3지대를 표방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에 별다른 입장이 없는 것은, 거대 양당에 흡수합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거나, 위성정당의 포지션을 포기할 수 없다는 실천적 증거입니다.
오늘도 정의당은 국회 본청에서 시민사회와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등 진보정당들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펼칠 계획입니다.
정의당은 지난 20년간 거대 양당 바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된 을의 권리를 옹호하고, 을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는 국회,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배진교 원내대표
정의당 의원단은 오늘 본회의 전 임시의총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에 대한 방침을 결정할 것입니다. 현재 보도전문채널의 민영화부터 기형적인 방통위 체제까지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의 주범이 이동관 위원장이라는 것을 깊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서 결정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예산안 처리 없는 본회의 유감, 국민 알 권리 박탈하는 양당 소소위 즉각 중단 촉구)
오늘은 예결위 예산 심사 기한이자,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까지는 불과 이틀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증액 심사는 시작도 못한 지금, 예산안이 법적 시한 내에 통과될 가능성은 불투명합니다. 예산안 협의를 정쟁으로 만든 양당은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예산안은 또다시 이른바 소소위 밀실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소소위는 국회법상 근거 조항도 없고, 회의 속기록조차 없는 거대 양당의 밀실 야합, 지역구 쪽지 예산이라는 비판을 숱하게 받아왔습니다. 650조 원의 나라 살림이 어느 주머니로 들어가는지 국민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기재위까지 세법 심사를 소소위로 끌고 들어가 양당이 부자 감세를 위해 어떤 부당거래를 하고 있을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소소위 밀실 협상으로 인해 국민은 예산 심사 감시 권리를 박탈당했습니다. 정의당 역시 예결 위원이 있는 원내정당임에도 예산 심사 권리가 짓밟혔습니다. 구태를 넘어 직무유기, 심사 폭거입니다.
예산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잘못된 절차에서 만들어진 예산안이 정상적일 리가 없습니다. 양당은 즉각 소소위를 중단하고 예산 심의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의당은 소소위를 원천 금지하는 ‘예산정상화법’을 발의할 것입니다.
아울러 오늘 본회의에 시급한 민생 법안들이 올라오지 못합니다. 국민의힘인지 이동관의힘인지 모를 여당이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어제 법사위마저 파행시켰기 때문입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지금 부리는 몽니는 곧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최소한의 도리가 남아있다면 법사위를 즉각 가동해 정기회 내에 민생 법안들을 서둘러 처리할 것을 촉구합니다.
특히 수많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정의당은 이미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입니다. 이번 정기회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양당의 대승적 결단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 나경채 비대위원
(대통령 지지율보다 노란봉투법 지지율이 더 높습니다.)
국민의힘이 노조법2, 3조 개정안, 소위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목전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거대한 저항권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합니다.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노란봉투법' 제정이 필요했다는 응답이 69.4%, 필요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2.1%입니다. 적절하다는 응답이 28.6%밖에 안 되는 반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63.4%에 달합니다.
가장 최근의 리얼미터 조사에 의하면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하는 여론은 38.1%에 불과합니다. 대통령 지지율 보다 노란봉투법을 지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38.1%의 대통령이, 69.4%지지를 받는 법률을 거부할 수 있습니까?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노란봉투법을 거부한다면 이것은 거꾸로 선 거부권이 될 것입니다. 노란봉투법에 담긴 민심이 대통령을 거부할 것입니다. 국민의힘과 용산 대통령에게 경고합니다. 이대로 가면 거대한 저항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저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정의당 비대위, 노동당에 선거 연합신당 합류 제안)
정의당 비대위는 어제 또 다른 진보정당인 노동당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님, 정상천 사무총장님, 전장호 서울시당 위원장님이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습니다.
진보정당들이 협동하는 방법을 찾고, 상호 협력에 기초하여 정치 혁신의 새로운 상을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정의당은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삼는 선거연합 신당을 함께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비록 작은 기득권이지만 정의당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원을 노동당과 공유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씀드렸고, 노동당 또한 정의당의 선의를 이해하며 잘 논의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까지 만들면서 국민 앞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어떠한 기득권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혁신위 조기 해체까지 언급되는 마당입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정치혁신의 상징이었던 연동형 선거제도를 당장의 이익때문에 포기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은 국민에 대한 명백한 약속위반입니다.
이러한 때에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치 진영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껄끄러움을 감수하기로 한다면 우리 정치의 답답함을 해소할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금요일엔 진보당 예방이 예정되어 있고, 월요일에는 민주노총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진보정당들이 평상시에는 자신의 고유한 강령과 이념에 따라 정치실천을 이어가지만 특별한 정세를 만나거나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는 협동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노란봉투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이 예고된 이 시점이야말로 그 특별하고도 중대한 시기입니다.
정의당은 진보4당, 그리고 한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온 사회운동 세력과 함께 우리 정치역사에서 최초로 선거연합 진보정당을 성공시키겠습니다.
2023년 11월 3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