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향년 93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 별세 관련 [이재랑 대변인]

[브리핑] 향년 93세,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 별세 관련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7월 31일 (월) 16:5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30일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재림 할머니께서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하셨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30일 새벽 김 할머니가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재림 할머니는 열다섯의 나이로 일본에 강제 동원됐습니다. “공부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에 간 뒤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서 군용 비행기 부속품 만드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약 1년 반 동안 일했지만 임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해방 후 고향에 돌아와서는 일본에 다녀왔다는 주변의 편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김 할머니는 2014년 2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두 번째 손해배상 소송에 원고로 참여했고, 2018년 12월 광주고등법원 재판부는 김 할머니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상고로 마지막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던 중 김 할머니는 별세하셨습니다.

끝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걸림돌’ 정도로 취급하며 굴종 외교를 추진한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할머니에겐 대한민국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식민지배 피해자의 인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자, 국민의 인권 보호를 진정한 ‘국익’으로 생각하는 ‘조국’은 할머니에게 결국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만듭니다.

다시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살아생전 할머니의 억울함이 결국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도 지니고 있어야 할 마음의 빚입니다. 역사를 망각해야 한다는 무도한 위정자들에 맞서 정의당은 일제 식민 지배의 피해자들과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2023년 7월 31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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