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배진교 원내대표 외, 제71차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3년 7월 20일 (목) 09: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이정미 대표
(재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대통령 카르텔’부터 해체합시다)
지난 몇 주간 기록적인 폭우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모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정의당은 수해복구와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 보조금’을 폐지해서 수해 예산으로 투입하겠다는 생뚱맞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제발 엮을 걸 엮으십시오.
국민들은 삶의 터전이 무너져내리는 절망적 상황에 놓였는데, 대통령은 반대자들에 대한 정치적 공격거리로 재난 상황을 이용한단 말입니까.
더 기가 막히는 것은 국민의힘의 윤비어천가입니다.
‘대단히 상식적이고 올바른 발언’이라며 앞뒤 없이 대통령 망발 감싸기는 전광석화처럼 나섰습니다.
자기변명은 그렇게 빠른 정당이 재난안전대책의 미흡함으로 피해를 키운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 사과가 없는 것입니까.
보조금을 예비 재원처럼 생각하는 발상 또한 정책결정권자의 자질을 의심케 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걷을지 그 액수나 범위도 명확하게 산출하지 못하는 재원을 마치 호주머니에서 꺼내듯 수해복구에 쓰겠다는 대통령의 발상 자체는 무책임의 산물입니다.
국민의힘이 ‘내년 예산에 반영하자는 뜻’이라며 대통령의 실언을 방어하려 했지만 내년도 수해 관련 예산이 지금 당장 피해를 본 국민을 돕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
대기업 곳간 채워주려 수십조 세금 팍팍 깎아 선심 쓰는 이 정부와 재벌 관계야말로 이권 카르텔 본산입니다.
있는 사람들 알뜰히 다 챙겨주면서 없는 사람들 세금은 더 뜯어내고 추경은 외면하는 집권 여당이야말로 이권 카르텔의 정점에 있습니다.
재난 상황에도 정치공세를 일삼은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 말이라면 ‘사슴도 말’이라고 우기는 국민의힘, 반대 세력을 이권 카르텔로 몰아가는 검찰 권력, 이들이야말로 없어져야 할 ‘대통령 카르텔’입니다.
정부·여당은 이상한 논리 펼치지 말고, 지금 당장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재원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 논의에 나서십시오.
(노동자들 한숨 더해지는 최저임금 2.5% 인상)
역대 두 번째로 짜디짠 최저임금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라도 최저임금 1만 원은 돼야 한다는 노동자의 바람은 실질임금 삭감으로 돌아왔습니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2.5% 상승은 최저임금 숫자는 올랐지만 내 월급봉투는 더 얄팍해진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한 달 공공요금과 생활비 인상이 2~30만 원이 더 들어가는데 월급은 고작 3만 원이 올랐으니 저임금 노동자들 어떻게 살라는 거냐, 온통 한숨 소리입니다.
청년층 64.4%가 첫 직장에서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에 밑도는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지금, 최저임금 과소 산정으로 청년, 저임금,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생계가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이번 실질임금 감소의 책임은 친재벌, 친기업으로 치우쳐도 너무 치우친 정부와 고용노동부의 행태에 원인이 있습니다.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바로잡고, 납품단가 인상을 실질화하고,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등은 뒷전으로 하면서, 저임금 노동자 등골이나 빼먹으면서 경제를 운영하자는 심보가 고스란히 최저임금 결정에 녹아있습니다.
그 결정은 또다시 경영단체나 대기업은 쏙 빠지고, 상인들과 저임금 노동자들간의 갈등만 남겼습니다. 아주 고질적이고 악질적인 수법입니다.
이렇게 경기가 안 좋을 때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를 단 한 번만 돌아본다면, 가진 임금조차 삭감하는 이번 결정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의당은 이번 최저임금 산정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또한 고질적으로 기울어진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판갈이를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설 것입니다.
■ 배진교 원내대표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중대시민재해, 대형시민참사 대응 시스템 전면 재정비 제안)
재난구조마저 인재(人災)가 되고 있습니다. 경북 예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 병사가 오늘 새벽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군은 장갑차도 못 버틸 정도로 불어난 강을 수색하면서 구명조끼 하나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군에 대한 불신이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고는 임계치를 넘어섰습니다. 국방부는 병사들을 안전대책 없이 투입한 경위를 명백히 규명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국방위 현안질의 등 군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와 지원에 대한 여야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물론이고 침수 방지 관련 입법과 여야정TF 구성 모두 시간 끌 것 없이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정의당도 최선의 결과를 내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정의당은 중대시민재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집중적인 논의를 제안합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둘러싸고 충청북도와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관계기관의 눈꼴사나운 네 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언론을 통해 밝혀진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늑장보고 늑장출동도 이태원참사와 판박이입니다. 폭우의 원인은 기후위기일지 몰라도 폭우를 참사로 키운 것은 사전 예방과 책임에서 철저하게 실패한 행정입니다. 이번 참사를 중대시민재해로 규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를 약속했지만 대형시민참사가 잦아들기는커녕 거의 1년에 한번꼴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1년 광주 학동참사, 2022년 이태원참사, 그리고 올해 성남 정자교 붕괴사고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맞아 죽고 깔려 죽고 잠겨 죽고 있습니다. 사전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그나마 쓴 사후약방문조차 엉터리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진행되는 국무조정실 감찰도 이태원참사와 똑같은 책임 공방과 말단 실무선의 꼬리 자르기로 귀결될 따름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더 이상 사후 처벌이 능사가 될 수 없습니다. 대형시민참사의 사전 예방과 책임의 기준을 새로이 정립해야 합니다. 협소한 중대시민재해 기준의 확대를 포함하여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고, 생명안전사회로의 전환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그동안의 직무유기를 속죄하는 것이고, 죽어간 시민들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다음 주 전문가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대시민재해 공론화에 돌입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도 정의당의 제안에 책임있게 화답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정부?여당의 실업급여 개편안, 노동시장 이중구조 강화가 목적인가)
어제 당정이 실업급여 개편 방향을 밝혔습니다. 첫째, 1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수급기간은 늘리고, 실업급여를 자주 받는 단기근속자의 수급 비율은 낮추겠다고 합니다. 둘째, 저임금노동자는 평균임금 70% 이상으로 수급 기준을 상향한다는 것입니다. 즉 최저임금 하한액을 폐지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청년, 여성, 고령 노동자 실업급여 깎지 말랬더니, 거꾸로 정규직 보호는 두텁게 하고, 가뜩이나 취약한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 보호는 그나마 있는 안전망마저 없애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이 정부여당이 할 소리입니까.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대한민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30개월에 불과합니다. 또 채 1년을 근속하지 못하는 비율은 55%에 달합니다. 더욱이 우리 고용보험은 비자발적 실직에 대해서만 실업급여를 지급합니다. 따라서 반복 수급은 당사자의 선택이 아닌, 저임금?불안정 노동이 만연한 우리 노동시장의 필연적 결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없이 실업급여 수급 비율을 낮추고, 하한액까지 폐지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빈곤의 늪으로 등떠미는 격입니다. 생활고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시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라도 찾아 일할 수밖에 없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악순환을 반복할 뿐입니다.
이번 최저임금 산정 결과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4분기 연속으로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있는데, 물가상승률 반영도 없이 2.5% 인상에 그쳤습니다. 실질임금은 더 하락할 것입니다. 대다수 서민의 삶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국민은 대체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촉구합니다. 정부가 잡을 것은 일자리 양극화와 저임금?불안정 노동이지 실업급여 수급자가 아닙니다. 멀쩡히 있는 사회적 안전망 건들지 말고, 대다수 서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나서십시오. 그것이 정부여당의 책무입니다.
정의당은 반드시 고용보험 개악을 막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면죄부 사는 중세귀족들마냥 불체포특권 포기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지 하루 만에, 이재명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백현동 게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마 민주당도 이런 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에 불체포특권을 온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정당성'이라는 단서를 붙였나 봅니다. 만약 본 사건들로 인해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보내진다면, 민주당이 그 정당성 여부를 감별하겠다는 엄포였던 것입니다. 참 구차하고 질깁니다.
불체포특권이 없다고 해서 죄 없는 국회의원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닙니다. 의혹이 있을 때, 평범한 시민들과 똑같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라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마치 중세 교회에서 팔았던 면죄부마냥 불체포특권을 꼭 붙들고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면죄부를 많이 사는 귀족일수록 부패한 귀족으로 보이는 것처럼, 불체포특권을 붙들고 있을수록 민주당의 범죄의혹에 대해 더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도 백현동 게이트도,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야할 진실이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진행된다면 당연히 규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야당에 대한 조사를 무조건 '야당탄압'이라며 수사를 거부해선 안 됩니다.
부당한 영장 청구라면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당한 수사 거부를 막는 것은 법원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입니다. 민주당은 불체포특권을 온전히 내려놓고, 앞으로 모든 수사에 겸허하게 임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 정치에 필요한 혁신입니다.
■ 이현정 부대표
(우기에 공사 강행한 행복청, 제방 정비와 도로 통제 의무 방기한 충북도 모두가 범인입니다)
궁평2지하차도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가 사실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비극적인 사고를 앞에 모두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청주시는 지하차도 관리는 충청북도 담당이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충북도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쌓은 임시 제방이 무너진 것이 원인이라고 떠넘기고 있습니다. 경찰은 다른 침수 현장을 챙기느라 늦게 출동할 수밖에 없었다며, 도로 통제의 책임은 1차적으로 지자체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행복청은 제방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많이 내린 비가 원인이라며 하늘을 탓하고 있습니다. 사실 책임은 충북도, 행복청, 청주시, 경찰 모두에게 있습니다. 이 여러 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지금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천의 범람과 관련한 일차적인 책임은 집중호우 시기에 임시 제방을 쌓은 행복청에 있습니다. 여름철의 집중호우는 당연한 것이며, 지난 몇 년 동안 국지성 호우로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던 경험이 여러 번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시대에 공사 중 미봉책인 임시 제방으로 집중호우 시기를 넘기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행복청은 미호천교 공사 과정에서 지난해 가을 기존 제방 일부를 허문 뒤 장마를 앞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임시 제방을 쌓았고, 불과 열흘 뒤에 이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집중호우 시기 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큰 비를 앞두고 급하게 쌓은 제방이 결국 터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하천 공사는 우기인 6월이 오기 전 마무리해야 합니다. 하천에 관한 사무처리 규정 제8조(하천제방정비) 2항에는 ‘시·도지사는 해마다 봄철과 가을철에 각 1회씩 관할구역 내의 하천제방에 대하여 일제 정비를 실시하여야 하며 봄철 분은 5월 20일까지’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행복청은 우기 공사를 강행했고, 충북도는 관할구역 내의 하천제방 일제 정비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충북지역 주민들은 침수사고의 책임자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며,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복청장을 고발했습니다. 위기 앞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명백한 중대시민재해입니다. 이러한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행정의 직무유기를 명명백백 밝혀야 할 것입니다.
■ 조귀제 노동부대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이 되지 못했습니다)
2024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높다고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는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에게 “이 돈으로 살아봐”라고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1988년부터 시행된 최저임금제도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입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른 결정 기준은 근로자의 생계비가 우선입니다.
사회안전망의 기준으로 봐도 2.5% 인상률은 턱없이 낮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생활물가 인상만이 아니라 줄줄이 오른 전기, 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에 비하면 실질임금 삭감입니다.
생계비 인상 효과가 없는 결정입니다.
사용자 안에 몰표를 던진 윤석열정부의 공익위원은 공익적이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편들기의 진수를 보여준 것입니다.
올해 노동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는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를 발족했었습니다.
최저임금 ‘액수’ 인상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업종별 차등적용 저지, 산입범위 정상화,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을 개선해 보고자 했습니다.
또한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장애인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저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과는 최저임금 금액 논의에만 집중되었습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위원장은 “이번에 논의조차 되지 않은 각 특수고용/플랫폼 분야별 적정 임금을 조사해서 고시하는 사업을 할 수 없을까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케케묵은 근로기준법은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를 최저임금 적용대상조차 보지 않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보탬이 되는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고임금억제위원회’라도 만들어야 할 판입니다.
2023년 7월 2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