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농성 21일간의 기록

  • [농성장소식]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농성 21일차, 특별기자회견문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농성 21일차, 특별기자회견문

일시: 2023년 7월 16일 (일) 11:00
장소: 주한 일본대사관 앞 농성장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산사태와 침수피해가 속출하며 수십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농작물과 시설피해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희생된 분들의 명복과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구조가 절실한 분들을 위한 신속한 조치와 초유의 산사태 위기경보 상황에서 추가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비상한 조치를 총가동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행정당국의 기민하고 절박한 대응을 요청드립니다. 

저도 오늘부터 정의당 차원의 수해피해 지원 상황실을 즉각 가동하겠습니다. 당 대표부터 시도당에 이르는 전 채널을 가동해서 모든 협조와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국민 모두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6월 26일, 계란으로라도 바위를 친다는 심정으로 이곳 일본 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21일 째인 오늘, 저는 단식농성을 중단합니다. 

비록 저의 단식농성은 멈추지만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저와 정의당의 노력은 더욱 가열차게 진행될 것입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했던 ‘핵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생기면 알려달라’라는 말은 제 뇌리에 평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자국민의 안전을 다른 나라 수장에게 맡긴 역사적인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여 일간 이곳에 앉아 윤석열 정부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일방적 피해 뿐인 핵오염수 투기를 초지일관 일본 정부 편에만 서서 밀어부치는 이 정부를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외교적 신념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대체 그 동맹조차 무엇을 위한 것인지 심각한 의문이 들뿐입니다. 비둘기들이 독수리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와 한 편이 됐는데, 오히려 매로부터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는 이솝우화를 연상케 합니다. 

최소 30년 동안의 해양투기입니다. 지금 당장 멈추지 못하면 내일도, 또 모레도, 계속 싸울 것입니다.  

정의당은 이미 한일 양국의 핵오염수 투기 반대 네트워크를 단단히 구축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한일연대를 넘어 국제적 핵오염수 투기 반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일본 정부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겠습니다. 더 넓은 국제연대를 통해 세계시민의 바다를 일본 정부가 좌지우지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못하면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집권여당이 가로막으면 야당이 싸워야 합니다. 정의당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국회내 핵오염수 반대에 뜻을 함께 하는 모든 의원들과 초당적 모임을 구축하고, 국회 청문회를 비롯한 적극적 노력을 펼치겠습니다. 

국민들의 의지를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 8월 12일 범국민행동의 준비도 차근차근 해나가겠습니다. 대통령이 귀를 틀어막는다면, 우리 국민들이 더 큰 목소리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며칠 전 전국어민회총연맹 지도부가 이곳 농성장을 다녀갔습니다. 이 나이 살면서 투쟁이라는 말을 자신들이 하게 될지는 몰랐다며, 제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싸울테니 대표는 단식 풀고 우리와 함께 더 큰 투쟁을 전개하자고 하였습니다. 수많은 어민들의 절박한 부름에 함께 하겠습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는 것은 일본 도쿄전력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막지 못하면 이후 아주 나쁜 선례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많은 나라의 핵발전소 오염수들이 면죄부를 얻어 얼마든지 바다에 버릴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핵발전소에게 활짝 열린 바다, 그 결론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IAEA가 이를 책임질 수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정부여당은 제발 반성하십시오. 

핵오염수를 염려하는 우리 모두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사실관계를 규명하자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미 2011년 핵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대량으로 퍼져있는 바다에 또다시 핵오염수를 최소 30년간 누적시키는 과정입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사성핵종의 농도도 모르는 상황이고, 알프스 역시 모든 핵종을 제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제 그 성능에 대한 검증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진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과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수영할 수 있고 마실 수 있다’는 저열한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그것도 모자라 국민 혈세를 도쿄전력 방어 광고비로 퍼붓는 이 사태를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그러나 불안을 떨치고 함께 싸웁시다.

‘나라꼴이 엉망인데 국민편 제대로 들어주는 정치가 없다’, ‘내 마음 둘 곳 없다’는 한숨 소리에 정의당이 답하겠습니다. 최선두에서 반드시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아내겠습니다. 

그동안 이곳 농성장을 방문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저 때문에 21일간 함께 고생하신 이곳 경찰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함께 폭염과 폭우를 뚫고 농성장을 지켜주신 우리 당직자 분들도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7월 16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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