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친북 독립유공자 안 된다’는 박민식 장관 발언, 친북 독립유공자는 뜨거운 아이스티 같은 것인가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7월 3일 (월) 17:4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정부가 친북 논란이 있는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다시 검증해 서훈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2일 국가보훈부는 보도자료에서 “친북 논란이 있음에도 독립유공자로 포상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3일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은 SNS에 “가짜 독립유공자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며 “북한 김일성 정권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을 독립유공자로 받아들일 대한민국 국민이 누가 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친북 독립유공자라니 이 무슨 뜨거운 아이스티 같은 말입니까. 독립유공자는 말그대로 독립에 기여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말합니다. 독립유공자들이 일제 땐 있지도 않은 북한 김일성 정권을 위해 독립 투쟁이라도 벌였단 말입니까. 독립유공자를 선정하는 일에도 애먼 이념적 색채를 덧씌우느라 독립 투사들한테까지 ‘친북’ 딱지 붙이는 기이한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라가 어지러우니 이제 보훈부마저 이념으로 ‘이단 심판’을 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의 끝입니다.
보훈부와 박민식 장관의 행보에 언론들은 사실상 전 정부 관련 인사인 손혜원 전 의원,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선친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 정부 인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해 이제 독립운동에까지 이념적 색채를 들이밀고 있는 보훈부는 오히려 북한 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조국 독립에 헌신한 선열들이 오늘날 자신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장관이 “항일운동했다고 무조건 OK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참담함을 느낄지 그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독립유공자들의 헌신으로 조국은 해방됐지만 우리 민족은 그 후 국가가 분단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분단의 아픔을 당연히 독립운동가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으며 그 둘을 나누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독립운동가들을 향해 후대의 인물들이 ‘너 김일성을 위해 항일 운동 한 거지’라며 관심법을 동원하는 건 오히려 역사를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몰역사적 관점일 따름입니다.
통일부, 보훈부, 온갖 기관과 부서들이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이성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들에게 ‘친북’ 딱지 붙이는 보훈부와 장관, 자격 없습니다. 발언 철회하고 불필요한 색깔 논쟁 부추긴 것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해야 합니다.
2023년 7월 3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