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장혜영 의원, 이태원참사특별법 신속처리안건 지정동의의 건 찬성토론문
존경하는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동료 의원님 여러분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159명의 무고한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이 국가의 부재로 인해 안타깝게 스러진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8개월이 흘렀습니다. 가을이 겨울이 되고, 겨울이 다시 봄과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유족들과 시민들은 참사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되고 제대로 된 재발 방지대책이 세워지기를 애타게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그 간절한 바람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찾아 진심 어린 사과나 위로를 전하지 않았습니다. 다중인파 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시민 안전보다 정권 관심사를 우선했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검경 수사팀 모두가 입을 모아 구속기소 의견을 냈지만, 대검찰청이 구속은커녕 기소마저 가로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자리에서 참사 최초 인지 시점을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던 윤희근 경찰청장은 여전히 자리를 보전하며 정권의 노조 탄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온갖 거짓으로 책임을 회피하다 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건강 악화를 주장하며 보석으로 풀려난 뒤 바로 다음 날 정상 출근을 하며 유족들을 농락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9명의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하여 응당 그 책임을 져야 할 공직자들은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은 채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며 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이 일이 잊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이 가족들을 떠나보낸 슬픔만으로도 몸을 가누기 어려운 유가족들이 곡기를 끊어가며 국회 앞에서 농성하며 참사의 추가적 진실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골자로 하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과 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요구하도록 만든 주된 원인입니다.
지난겨울 국회는 55일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진행했고 국정조사가 종료된 이후에는 국수본 수사나 국회 국정조사 이외의 별도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에 견해를 같이했습니다. 지난 2월 1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의 간담회 직후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수사 이외의 별도 조사 필요성에 공감한다”라며 야당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에 유족들과 시민사회의 뜻을 받아안아 183명의 야당 의원은 지난 4월 2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갑작스레 태도를 바꿔 이 법안을 ‘재난의 정쟁화’로 규정하며 논의를 거부했습니다. 2월에는 필요성에 공감하던 법안에 대하여 갑자기 4월이 되자 정반대로 말을 뒤집는 것은 책임 있는 정부여당의 자세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급작스레 태도를 바꾸는 것이야말로 ‘재난의 정쟁화’가 아닌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법안 내용에 대한 이견은 얼마든지 토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필요성에 공감했던 법안 그 자체에 대해 갑자기 원색적 비난을 일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며 참사의 추가적 진실규명을 애타게 기다리는 유족들과 시민들의 마음을 두 번 짓밟는 일입니다.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당장 통과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선배 동료 의원님들께 호소드리는 것은 21대 국회의 임기가 채 1년이 남지 않은 지금, 이 안건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여 여야가 공히 그 필요성을 인정했던 추가적 진실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의 출범에 행여라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은 참사의 유족들과 시민들께 21대 국회가 보여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정치입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은 법안에 대한 처리 절차와 시한을 분명히 하는 만큼 상임위에서의 토론을 더욱 활발하고 책임 있게 만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께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과 유족들, 그리고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6월 30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