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3년 6월 27일(화) 10:0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배진교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배진교입니다. 이정민 대표님과 최선미 님이 단식농성에 들어가신 지도 오늘로 벌써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국정조사로 못다 밝힌 진실을 특별법으로 반드시 규명하겠다 약속을 드렸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의 잘못이고 국회의 책임입니다. 면목이 없고 죄송합니다.
10월 29일 그날부터 오늘까지 242일이 흘렀습니다. 세 번의 계절이 바뀌고, 어느덧 1주기를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진실규명과 책임규명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 있습니다. 정확히는 대한민국이 멈춰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9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아로새긴 교훈은 진실의 온전한 규명 없이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태원참사는 벌어진 시공간만 달랐을 뿐 세월호 참사와 똑같았습니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책임질 의사가 단 1도 보이질 않습니다. 도리어 특조위의 권한을 문제 삼고, ‘재난의 정쟁화’ 운운하며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보석 석방되자마자 구청 공무원들을 방호 인력으로 동원해가며 유가족들의 면담 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박희영 구청장의 몰인간적 행태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회의 특별법 입법을 대놓고 반대하고 있는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가 이상민 장관을 탄핵한 이유를 단 1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이렇게 무책임하고 비정해도 되는 것입니까.
온전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약속,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마무리 짓겠습니다. 정의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을 발의한 다른 야당들과 함께 30일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겠습니다. 정부 여당이 저지에 나선다면 국회의장님이라도 만나 입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을 요청드릴 것입니다. 6월 임시국회에서만큼은 반드시 처리해서 세월호·이태원참사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생명안전사회로 나아가겠습니다.
10월 29일을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이태원참사의 유족입니다. 우리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져야 할 이들이 오롯이 책임질 때 우리는 비로소 희생자들을 떠나보낼 수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들의 못다 핀 꿈을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 장혜영 의원 (전 국조특위 위원)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여러분을 국회에 수차례 모시며 거듭 약속드렸던 진상규명과 피해자 회복을 위한 이태원참사특별법 처리가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 대해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입니다. 참사 발생 후 240일이 지나도록 국수본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를 거치면서도 진실규명과 피해자회복이라는 과제가 미완으로 남고 183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특별법은 두 달이 지나도록 심의가 지연되었습니다.
지난 목요일, 특별법 발의 두 달만에 겨우 소관상임위인 행안위에서 10.29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한 법안심사가 시작되었지만 여당은 법안에 대한 일방적 반대와 우려로 시민들과 유족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정치입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입법폭주’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야당의 행보에 무조건 반대를 외치며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붓는 것은 책임있는 정부여당의 자세가 아닙니다. 법안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면 성의있게 법안심의 과정에서 대안을 제시하면 될 일입니다. 지난해 국정조사부터 지금의 특별법 처리에 이르기까지 여당은 시종일관 반대와 거절로 일관했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반쪽짜리 국정조사와 특별법 처리 지연으로 인한 유족들의 단식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와 계신 고 이주영 님의 아버지인 이정민 님과 고 박가영님의 어머니 최선미 님께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지난 20일부터 국회 앞에서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된 지금, 유족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기 위해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책임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어제 전원위원회를 열어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안 심의에 속도를 내라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패스트트랙은 본회의 통과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유족들의 피를 말리며 법안 처리를 질질 끌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국회는 이태원 참사 앞에 최소한의 책임정치를 위한 장치로서 패스트트랙을 통과시키고, 조속히 법안을 심사하여 아무리 늦어도 이태원참사 1주기가 오기 전에는 내실있는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할 것입니다.
■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10월 29일 이태원참사가 발생된 이후, 정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저희 유가족들을 무시하고 폄훼하고 외면해 왔습니다. 거기에 동참하는 대단히 국민의힘 지금껏 단 한 번도 유가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결심을 했습니다. 이제는 호소해서 할 일이 아니고, 특별법을 통해서 조사 기구를 만들어서 틀림없이 진상 규명을 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만 된다는 게 저희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고, 6월 30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껏 견뎌오고 있습니다.
오늘 간담회도 우리 정의당에 저희가 간절히 바라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꼭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해 드리기 위해서 왔습니다. 여당은 특별법에 대해서 계속해서 필요 없다는 반대의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의 입장이 너무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행안위에서 이만희 간사는 특조위 추천 위원이 여당3 야당3 유가족3 그래서 기울어진 운동장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희 유가족이 야당입니까? 저희가 정치인입니까? 왜 여당은 우리 유가족들을 야당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는 정치 쟁점화를 한다고 합니다. 이만희 간사가 우리 유가족들을 야당으로 몰아놓고 정치 쟁점화를 하고 있으면서 거꾸로 그들이 정치 쟁점화을 한다고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더욱더 절실히 특별법을 만들어서 틀림없이 이 무능한 정부를 밝혀야 되겠다는 각오가 더 섰습니다. 정의당에서 꼭 저희들을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6월 27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