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기현 대표 ‘의원 정수 10% 감축’ 제안, 의원 정수가 줄어들수록 의원 개개인의 권력은 막강해집니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6월 21일 (수) 15:3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 중 30명을 줄이자고 발언했습니다. 연설에서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 정답은 민심”이라며 의원 정수 10% 감축을 제안한 것입니다.
민심을 핑계 삼아 의원 정수 감축을 얘기하는 김 대표의 태도가 뻔뻔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게 민심을 잘 받들고 있다면 한국인 83.8%가 반대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왜 한 마디도 못하며,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는 80%의 여론엔 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입니까. 이번 의원 정수 감축 이야기는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선거제 개혁’ 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입니다.
더군다나 의원 정수 감축은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싸늘한 것은 사실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꼴 보기 싫은 국회의원 다 없애자는 것이 국민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제대로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담긴 결과입니다. 이런 싸늘한 민심을 받들기 위해선 국회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게 먼저이지, 다른 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민심을 정략적 수단으로 삼는 건 의원의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공부 안 하는 학생 지적하니, 공부할 생각은 않고 학교 없애자고 소리치는 꼴입니다.
의원 정수가 줄어들수록, 의원 개개인의 권력은 강해집니다. 나라 살림을 소수에게 맡길수록, 기득권 소수의 권한은 막강해집니다. 이미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인구당 의원 수가 적어 의원 개개인의 권한이 강한 편입니다. 의원 정수 축소는 이미 의원인 자들의 기득권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의원 개개인의 권력을 강화하는 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개혁일 수 없습니다. 기득권 버리기가 아니라 기득권 강화입니다. 김 대표가 정녕 기득권을 버리고 싶다면 의원 정수 축소를 추진할 게 아니라 그냥 본인이 의원직을 버리면 될 일입니다.
여당 대표가 정치혐오 불러일으키는 발언들을 구태여 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게 될수록 본인들의 기득권이 강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자들이기에 그렇습니다. 저들의 술수를 두고 볼 수만 없습니다. 정의당은 좋은 정치를 만들기 위한 선거제 개혁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2023년 6월 21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