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사교육 경감 논한 당정협의회, 감기몸살 대책으로 얼음찜질 내놓는 게 가당키나 한가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6월 19일 (월) 15:1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국민의힘과 교육부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사교육비 절감 방안과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학생에 대한 학력진단 강화와 수능 킬러 문항 배제, 전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존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킬러 문항’은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 이후 교육 문제 대책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당정이 사교육비 경감의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한 마디로 감기몸살 환자에게 얼음찜질을 대책으로 내놓은 격입니다. 환자를 더욱 골병들게 할 대책입니다. 문제 진단도 틀렸거니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되레 사교육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킬러 문항’은 사교육 증가의 근본 원인이 아닙니다. 무분별한 경쟁 교육의 강화가 학생·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근본 원인입니다. ‘공정한 시험’을 강조하고 수능의 영향력을 확대할수록 변별력 확보를 위한 킬러 문항의 존재는 불가피해집니다. 정시 확대와 킬러 문항 삭제를 함께 얘기하는 것은 ‘뜨거운 아이스티’를 달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입시를 다변화하고 대입에 목숨 거는 경쟁 교육을 완화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는 대입 경쟁을 고입 경쟁부터 시작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애초에 입학하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데 이것이 공교육 제고는 물론이거니와 어찌 사교육 경감의 대책이 되겠습니까. 명품 매장 많이 지어서 빈부격차 해소하자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킬러 문항 몇 개 손질해서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복잡다난한 한국의 교육 문제를 수박겉핥기로 식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당정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른다면 무지한 것이고, 알면서도 이리 단순한 걸 대책으로 내놓았다면 이건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기 위한 당정의 눈물겨운 노력에 가깝습니다. 참으로 딱합니다.
불쑥 폭탄 던져놓고는 또다시 대통령은 남탓만 하고 있고, 장관은 대통령에게 사과를 표합니다. 둘다 틀렸습니다.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교육에 관한 빈곤한 철학과 내용을 내보일 때마다 국민들은 백년지대계를 망칠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선무당짓으로 사람 잡는 대통령과 그에 조응해 춤추는 당정 모두, 교육개혁 논할 자격 없습니다.
2023년 6월 19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