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비전 토론

  • 사회비전 토론을 위한 발제문 4 : 경제대안의 구성요소들






<요약>

 

1. 현 시기 한국 자본주의의 경제현실

 

○ 저성장체제 진입은 두 가지 성찰적 함의를 갖는다. 하나는 분배구조의 개혁 필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의 질에 대한 성찰 필요성이다. 즉, 저성장체제의 한국 경제에 대한 개혁은 ‘경제불평등 해소 및 그것을 통한 사회통합’과 ‘사람(일자리) 중심의 경제발전’ 두 가지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의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인 지역소멸 위험 현상도 경제불평등 심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의 지리적 표현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 한국 사회는 자산불평등, 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불평등 양상은 단적으로 불평등한 노동소득 분배 구조 추이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런 현상을 이끈 것은 관리자 직종, 특히 비정규직 관리자 직종의 임금상승이었다. 즉, 2010년 이후 노동소득분배율 현상은 전통적인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착시현상이다. 오히려 이러한 관리직만의 빠른 임금 상승은 한국경제의 또 하나의 주요한 경제불평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사회갈등의 주요한 원인은 경제적 격차 이다. 특히 직종간 임금 격차 문제뿐만 아니라 직종 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 문제는 사회갈등의 핵심 원인이다. 2009년 47.3%였던 전 직종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임금총액 비율이 2021년 44.3%로 낮아졌다. 세부 직종별로 살펴보면, 비정규직 관리자 월 임금총액은 2016년에 정규직 관리자 월 임금총액을 넘어섰다. 나머지 직종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 임금총액 비율은 모두 2009년에 비해 2021년에 낮아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경제적 불평등+사회갈등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결국, 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양적 문제만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의 양적문제’라는 것임을 도출할 수 있다.

 

○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성장을 선도했던 제조업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을 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펜데믹 이후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자영업자들의 경영상황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며 소득은 임금근로자 소득에 크게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IMF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제조업 생산의 경기도 및 충청권 집중이 인적, 물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지역 불균등발전을 심화시켰다. 지역 피폐화와 지역소멸 위험 현상은 지역 불균등발전의 지리적 표현이다.

 

2. 한국 자본주의 경제의 개혁비전 : 대안경제 모델 논의와 경제민주화 및 탈탄소사회 지향의 정치적 실천 방향

 

○ 지난 30년 동안 대안경제 모델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다. 민주노동당의 ‘민주적 사회주의론’과 진보적 구조개혁론, 사회권력 강화를 통한 대안경제 구축 모델, 괜찮은 자본주의’(Decent Capitalism) 모델, ‘새정치경제학 연구그룹’의 대안적 발전모델, 한국민주주의연구소 공동연구 그룹의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이 그것들이다.

 

○ 대안경제 모델 논의는, 현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체제 전환 내지는 근본적 체제개혁 필요성 인식,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국가사회주의 또는 국가자본주의의 오류 인정,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 활용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대안경제 모델 논의들은 모델의 실현을 위한 사회경제 주체들의 실천전략으로서 지역 차원의 대안적 접근을 담고 있지 않은 점이 적극적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다.

 

○ 현 시기 한국 경제의 경제불평등 심화, 기술변화에 대응한 ‘고용 없는 성장’, 대-중소기업 양극화, 중소 자영업의 위기, 지역 불균등발전 등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대안경제 모델의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다시 촉발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13년 7월에 진보정의연구소(현 정의정책연구소)가 제기했던 경제민주화 실현의 평가기준은 여전히 현재에도 유효하다.

 

○ 자본운동의 법칙(자본의 집적과 집중) 때문에 시장 경쟁에서 개별 기업은 힘겹고, 대자본의 독점적인 생산수단 사적소유로 경제활동의 ‘사회적 목적’은 사라지고, 노동자들은 소외된다. 따라서 시장 경쟁의 승자독식은 규제되어야 하고 자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 결과 산출된 이익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 소비자들에게 현재보다 더욱 더 많이 분배되도록 하는 규제 및 촉진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 시장 경쟁의 승자독식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불평등을 극복하는 방안중 하나로서 생산수단과 축적된 부의 사회적 소유, 공유 등 다양한 소유형태를 촉진해야 한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를 통한 생산수단과 부의 공유는 노동자들이 겪는 자산형성의 차별을 극복하게 하고 안정적인 생산 및 분배활동을 지지하는 사회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 경제민주화는 대자본에 대한 시장규제 강화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공유 등 촉진, 그리고 사회적 공통자본의 유지·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참여와 실천을 조직하는 것이다.

 

○ 탈탄소사회를 향한 실천방향은 자본주의 내에서 작동하는 자본의 이윤추구 욕망을 제도적, 실천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인간의 경제활동이 조직되어야 한다. 자본의 이윤추구 욕망과 그것에 의해 자극받는 소비 욕망을 줄이는 정치가 필요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탈탄소사회를 지향하는 지속적인 정치적 실천의 방향은 생산과 소비의 에너지 원천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기업의 이윤추구 욕망과 개인의 소비욕망을 자극하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 시스템을 사회적 생산-사회적 소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위한 사회적 거버넌스 체제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3. 한국 자본주의의 개혁전략 : 경제민주화, 녹색산업혁명, 지역순환경제 실천

 

○ 경제민주화 전략으로서 기업의 이해관계자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기업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혁이다. 기업 내부 및 외부의 경영에 대한 감시와 참여가 절실하다. 2022년 1월 도입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민간기업 확대가 필요하며, ‘노동자 대표소송제’도입과 ‘공정거래관련 집단소송제’ 도입도 필요하다.

 

○ 이해관계자 경영을 관철을 위해 노동자는 자비로운 기업 리더의 유인물에 의존하지 말고 조직하고 요구해야 하고, 소비자는 지갑으로 투표해야 하며, 정부는 세금과 규정을 통해 사회 전체가 최소 노동 기준, 탄소 감축 방법, 자본과 노동 간의 보상 균형을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현실적 방법이다. 이해관계자 경영을 제도화하고 노동자, 소비자, 정부가 자신의 권리를 토대로 실천해야 한다.

 

○ 한편, 이해관계자 경영의 실천 사례 중 하나는 스웨덴 볼보자동차 우데발라 공장의 성찰적 생산방식 사례이다. 볼보자동차의 우데발라 공장은 대량생산 차종 승용차를 기존의 컨베이어벨트 방식을 폐기하고 정지된 작업대에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한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 금융은 경제활동의 핏줄로서 공공재이자 가치재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경제의 금융배제 현상 및 잠재적 금융배제 위험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금융배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 및 금융배제 위험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선제적인 정책방안의 제시가 필요하다. 금융시장 이외의 정책과 금융배제 대응 정책 간의 정책결합(policy mix)이 요구되며, 금융서비스가 가치재, 공공재라는 것을 전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해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소상공인 전담 공공 금융기관 설치, 확대’가 필요하다.

 

○ 재생에너지 부문의 투자를 통한 녹색일자리 창출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특히, 녹색일자리는 그 특성 때문에 더욱 더 일자리 체감효과가 크다. 그리고 재생에너지분야 일자리 창출은 사회적 소유형태의 생산수단을 활용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더욱 더 접합적이라는 점에서 경제활동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병행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과 맥락에서 “녹색경제” 대선공약은 현실 정합적이다. 이 공약의 정치적 실천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 지역의 불균등발전 현실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와 함께 지역의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을 원천으로 제기된 지역순환경제는, 지역의 내발적 발전론이 담고 있는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생산 주체들의 조직화 및 네트워킹’, ‘생산주체들을 지원하는 거버넌스 및 제도’, ‘지역 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토대로 ‘지역 내 재투자력’ 및 산업연관 강화를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부(wealth)가 지역 내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발전 전략이다.

 

○ 지역순환경제 실현의 정책방향은 독점자본에 의한 지역 내 부(wealth) 유출을 막고,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 지역 내에서 대안적 개발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순환경제의 정책과제는 첫째, 지역 내 시민소득이 지역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화폐 정책과 대형 유통자본에 대한 ‘지역주의적인’ 통제 정책. 둘째, 대형 금융자본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가 그들의 지역 내 투융자를 통해 지역의 금융약자에게 재투자될 수 있도록 법, 조례 제정. 나아가 대형 산업자본과 대형 유통자본 같은 지역 내 독점자본 전반에 대해서도 적용. 셋째, ‘지역 공동체 부의 비시장화(Community Wealth Buiding)’ 운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민영화된 부문의 ‘재공영화 또는 ‘재지방정부화(Remunicipalisation)’ 정책 등이다.

 

○ 지역순환경제의 핵심적 실천방향인 ‘지역 공동체 부’(community wealth)의 구축과 그것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지역 공공은행’ 설립과 ‘지역화폐’ 유통 확대 그리고 ‘사회적경제’의 호혜적 경제활동과 ‘사회적자본’ 형성을 통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자본금으로 설립되는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고 금융전문가에 의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경영되는 공공 금융기관이다.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 공동체 부’의 저장고이자 대안적 지역개발 투·융자, 지역 시민들의 금융배제를 막는 보루, 지역 금융기관들의 협력적 파트너 역할을 한다. 지역화폐는 지역 시민 또는 주민들이 자주적으로 설계·발행·관리하고 특정한 지역·커뮤니티 내에서만 유통되는 이자가 붙지 않는 화폐이며, 또한 지역사회 시민들을 결합시켜 공통의 가치나 관심사를 표현·전달·공유하기 위한 매체이다. 현행 지역사랑상품권법에 의해서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발행되고 있는 소위 ‘지역화폐’는 이러한 본연의 지역화폐 개념과 다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지역 시민들의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연의 지역화폐 기능을 닮아가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낳는 폐해에 대한 대항력으로써 사회적경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는 사회적자본의 축적을 통해 지역순환경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정리하면 지역순환경제는 지역 시민들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정책적, 시민운동적 실천을 통해 지역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역경제를 다양한 사업 영역(예, 돌봄서비스 사업 등)에서 지속적으로 조직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또, 지역에 뿌리 내린 앵커기관들의 조달력(public wealth)을 진보적으로 활용해 지역 내 중소기업, 사회적경제 조직의 생산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고, 사회적 가치 창출 투자(지역 시민들 교육 훈련,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사회비전 토론을 위한 발제문 3 : 경제대안의 구성요소들(초안)

 

박창규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

 

1. 현 시기 한국 자본주의의 경제현실

 

1-1. 저성장체제의 한국 경제 : 한국 경제는 이미 2010년대 들어서 저성장체제로 진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대 2% 후반~3% 초반의 성장률을 유지하던 한국 경제는 2019년 2.2%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큰 진폭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 등은 한국 경제가 2023년 1% 중반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국회 미래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고령화에 따른 노동투입요소 하락, 자본 축적 둔화, 신성장동력 부재, 연구·개발(R&D) 투자의 비효율성, 혁신적 인프라 미비 등으로 인해 잠재성장률도 하락하고 있으며, “과거와 같은 성장하는 경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고 있다.

저성장체제 진입은 두 가지 성찰적 함의를 갖는다. 하나는 분배구조의 개혁 필요성이다. 나눌 수 있는 파이가 적어졌기 때문에 종전의 분배구조를 유지할 경우 분배구조의 약자인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소기업 노동자들, 중소 자영업자들, 농민들이 겪어야 할 경제불평등은 더욱 더 심각해진다. 또한, 사회 갈등은 더욱 더 심해진다.

한국 경제의 심각한 경제불평등 양상과 사회갈등 양상은 이러한 분배구조 개혁이 지체된 결과이다. 김유선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특히 2008년 이후 노동생산성은 증가해도 임금은 상승하지 않는 ‘임금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류동민, 주상영은 “외환위기 이후 자본생산성의 하락은 지속되고 있으나 이윤율은 그렇지 않는데, 이는 자본소득분배율이 급격히 상승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하나는 성장의 질에 대한 성찰 필요성이다. 즉, 저성장도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누구를 위한, 어떤 성장이냐 라는 문제에 답해야 한다. 물론 혹자는 자본주의 경제가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현 시대의 기술변화는 노동자의 사회적 힘을 약화시키고, 노동시장의 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정부의 미국 대통령실 보고서에 따르면 “19세기는 기술 변화로 인해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이 높아졌지만, ... 20세기 후반부 전반의 기술적 변화의 영향은 달랐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숙련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 제조 및 기타 정규직이 감소한 것은 최근 저학력 노동자에 대한 노동 수요가 감소한 데 기인한다.” 따라서 현재의 기술변화는 “노동자들의 고용 가능성을 높이고 서비스 제공의 인적 측면을 강조하는 형태의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변화에 따른 성과가 노동생산성 증가에 비례해서 노동자들에게 정의롭게 분배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

즉, 저성장체제의 한국 경제에 대한 개혁은 ‘경제불평등 해소 및 그것을 통한 사회통합’과 ‘사람(일자리) 중심의 경제발전’ 두 가지 방향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의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인 지역소멸 위험 현상도 경제불평등 심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의 지리적 표현이라는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1-2. 경제불평등 양상 :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2022년 0.606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또한, 순자산 상위 10%의 ‘순자산 점유율’이 2017년 41.8%에서 2022년 43.0%로 증가했다. 즉, 한국 사회는 자산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장소득의 ‘균등화소득 90%/10%’는 2011년 8.51배에서 2021년 9.73배로 증가했다. 특히 ‘균등화소득 90%/50%’가 2011년 2.34배에서 2021년 2.29배로 줄어든 반면 ‘균등화소득 50%/10%’가 2011년 3.64배에서 2021년 4.25배로 증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소득 하위 10% 계층의 상대적인 소득 감소가 동 시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불평등 지표들은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할 경우 불평등 양상이 다소 완화됨을 나타낸다. 하지만 그것의 의미는 조세제도 등 정부 개입의 불평등 완화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이러한 경제불평등 양상은 단적으로 불평등한 노동소득 분배 구조 추이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 수 있다. IMF외환위기 이후 60%를 밑돌던 노동소득분배율이 2006년 60.7%로 증가하며 61%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0년 59.1%로 하락했다.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은 지속적으로 빠르게 상승해 2021년 69.5%를 기록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의 가파른 상승을 이끈 것은 관리자 직종, 특히 비정규직 관리자 직종의 임금상승이었다. 즉, 2010년 이후 노동소득분배율 현상은 전통적인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착시현상이다. 오히려 이러한 관리직만의 빠른 임금 상승은 한국경제의 또 하나의 주요한 경제불평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제라르 뒤메닐과 도미니크 레비가 “신자유주의적 경향으로 인해 최상위층은 자본소득과 고임금 모두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 관리자 계급의 변화된 사회적 지위 및 그와 대칭적으로 민중 계급과 관리자계급 또는 자본가계급과 관리자계급 사이의 관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한국 경제에서도 시사점을 준다.

 

1-3. 비정규직 차별은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갈등의 핵심적인 요인 : 사회갈등의 주요한 원인은 경제적 격차 이다. 특히 직종간 임금 격차 문제뿐만 아니라 직종 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 문제는 사회갈등의 핵심 원인이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2021년 사이 직종들 내부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심화되었다. 우선, 직종별 노동자수를 살펴보면 사무종사자가 321만명(28.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전문가 및 관련종사자가 307만명(27.4%)이었고,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177만명(15.8%), 단순노무종사자 99만명(8.8%),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71만명(6.4%), 서비스 종사자 69만명(6.2%), 판매종사자 64만명(5.7%), 관리자 10만명(0.9%),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2만명 (0.2%)순이었다.

이들 직종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임금총액 비율을 살펴보면, 2009년 47.3%였던 전 직종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임금총액 비율이 2021년 44.3%로 낮아졌다. 세부 직종별로 살펴보면, 비정규직 관리자 월 임금총액은 2016년에 정규직 관리자 월 임금총액을 넘어섰다. 나머지 직종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 임금총액 비율은 모두 2009년에 비해 2021년에 낮아졌다. 한편, 고용형태별 사회보험 가입률을 보면 2021년에 정규직은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가입률이 각각 94.2%, 98.5%, 98.3%, 97.8%인 반면 비정규직은 각각 76.1%, 66.4%, 63.0%, 97.6% 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정규직 비중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시장 첫 진입이 비정규직으로 점점 고착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 문제, 사회보험 가입률 격차 문제는 핵심적인 사회갈등 요인이자 세대갈등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같은 보고서는 “2010년대 세대갈등은 ‘일자리’의 문제와 연관성이 높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IMF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의 전개과정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했지만 이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이러한 임금 격차 문제를 방치한 결과 북유럽 모델과 달리 국내에서는 ‘노동시장 유연화=경제적 불평등+사회갈등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결국, 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양적 문제만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의 양적문제’라는 것임을 도출할 수 있다.

 

1-4. 고용 없는 경제성장 : 국회 미래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10년대 들어 “노동 절약적 자동화 투자가 증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7년 18.6%에서 1993년 19.1%, 2022년 26.7%로 증가했다. 이중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은 1987년 0.8%, 1993년 0.9%에서 2022년 9.1%로 비중이 커지면서 제조업 생산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에 전체 산업 고용에서 제조업의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31.7%, 1998년 24.1%, 2003년 23.2%, 2008년 20.1%, 2013년 19.8%, 2018년 18.5%, 2020년 18.5%를 기록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성장을 선도했던 제조업은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을 했다.

 

1-6. 각별한 주의와 섬세한 대응이 필요한 소상공인 경영 실태 : 전국 소상공인 매출액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약 1.6%, 10조원 정도의 근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매출액 증가 양상은 산업별로 차이가 크다. 소상공인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매 및 소매업’은 약 4조 1천억원 정도 매출액이 감소했으며,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과 교육서비스업이 각각 8,673억원, 6,781억원 정도 감소했다. 반면에 건설업 매출액이 9조 4,881억원 증가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 매출액이 2조 8,339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산업별 매출액 증감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모든 산업에서 매출액 ‘5천만원 미만’ 구간 소상공인 비중이 크게 증가했으며, ‘2억원 이상’ 구간 소상공인 비중이 부동산업을 제외한 전 산업에서 감소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2022.12)에 따르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자영업자들의 경영상황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며 소득은 임금근로자 소득에 크게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자영업자들의 금융부담은 더욱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2.12)에 따르면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 및 가계의 채무상환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취약 가계·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의 부실위험이 더욱 증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 금융안정보고서의 ‘참고2(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위험 규모 추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자영업자대출은 2022년 3/4분기말 현재 1,014.2조원*(차주주 수 309.6만명)으로 대출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연 14.3%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2022년 3/4분기중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차주)의 대출 증가율이 18.7%(전년 동기 대비)로 비취약차주 대출 증가율(13.8%)을 상당 폭 상회”하고 있다.

 

1-6. 경제불평등의 지리적 표현으로써 지역소멸 위험 현상 : 전국GRDP 대비 전국 제조업 비중이 1989년 19.1%→2021년 27%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GRDP 대비 경기도 제조업GRDP의 비중이 18.1%→35.9%로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전국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에서 경기도의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27.5%→2021년 53.6%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전국 제조업GRDP 대비 충남 제조업 비중은 1992년 4.0%에서 2021년 11.3%로 크게 증가했으며, 충북의 경우도 같은 기간에 3.7%에서 6.5%로 증가했다. 반면에 경남의 제조업 비중은 2007년 10.2%에서 2021년 7.2%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경북의 제조업 비중은 12.4%에서 8.6%로 감소했으며 전남의 제조업 비중은 6.2%에서 4.5%로 감소했다. 즉, IMF외환위기 이후 현재까지 제조업 생산의 경기도 및 충청권 집중이 인적, 물적 자원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지역 불균등발전을 심화시켰다.

이러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지역 불균등발전과 충청권, 동남권 등 지역의 분공장 생산은 소득의 수도권 집중을 낳기도 했다. 2011년과 2020년의 지방소득세 총징수액의 광역 시·도별 징수액을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도의 징수액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의 징수액 비중이 60.5%를 차지했다. 즉, 국내 개인과 법인의 소득세 원천인 소득의 60% 이상이 서울과 경기도로 귀속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서울과 경기도로 귀속된 소득 중 상당액은 타 지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가 서울과 경기도로 유입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2. 한국 자본주의 경제의 개혁비전 : 대안경제 모델 논의와 경제민주화 및 탈탄소사회 지향의 정치적 실천 방향

 

2-1. 대안경제 모델에 관한 논의들 : 지난 30년 동안 대안경제 모델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논의되어 왔다. 이중에서 몇 가지 논의들은 다음과 같다.

 

1) 민주노동당의 ‘민주적 사회주의론’과 진보적 구조개혁론

 

-이념적 지향으로써 자본주의 극복을 의미하는 ‘민주적 사회주의’ 실현을 선언. 평등과 효율의 동시 충족, 시장을 통한 생산성 향상의 인센티브 제공, 노동자의 소유경영이 지배적 지위를 가지는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민주적 사회주의론’의 핵심내용임.

-한국경제가 고도성장한 현실에서 소득분배 개선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으며, 생산수단의 소유관계 변화에 의한 작업장 내의 민주주의의 진전은 공급측면에서 노동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강화하여 생산력의 안정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유력한 길이 될 수 있다.

-분배를 개선할 경우 서민소비가 확대되어 내수산업 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고, 부유층 증세와 소득분배 대폭 개선은 경제안정과 안정적 성장을 떠받치는 기둥임.

-사회복지 확대로 중소기업 임금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인력투자로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음.

-민주적 사회주의론을 실현하기 위한 ‘진보적 구조개혁’의 핵심내용은 재벌 총수 독점체제에서 민주적 참여기업으로의 전환, 조세징수 증대를 통한 공공부문 확충, 소득재분배로 경기침체 방지, 재산 소유자의 힘 억제와 이용자의 힘 강화, 자본이동의 적절한 통제임.

 

2) 사회권력 강화를 통한 대안경제 구축 모델

 

에릭 올린 라이트는 사회권력의 정의에 대해 “권력이란 행위자들이 세계에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이며, ... 이 능력의 효과성이 사회구조적 조건에 좌우된다. ... 이 권력 개념은 근원적으로 지배를 내포하지 않는다. 어떤 과제를 성취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일단의 사람들은 이 과제와 관련하여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 다양한 종류의 자발적 집합행위를 위해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에 기초한 권력이 사회권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경제적 자원과 경제적 활동의 소유, 사용, 통제에 대해 사회권력이 더 강하면 강할수록, 경제는 더욱 더 사회주의적이라 기술될 수 있다.”며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를 말해줄 수 있는 일련의 원리인 사회주의 나침반은 ▲국가권력이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한 사회권력 강화 ▲경제권력이 경제활동을 규정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권력 강화 ▲경제활동에 대한 직접적 사회권력 강화”이며, 이를 통해 “사회권력이 경제에서 자원의 배분, 생산과 분배에 대한 통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식인 ‘사회권력 강화 경로들’ ” 7가지를 제시한다.

그는 시장의 일정한 역할에 대한 부정과 시장 기능에 대한 맹신도 비판했으며, 사회권력 강화 사회주의의 핵심적인 다양한 제도적 설계와 제안으로서 “사회권력의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조직되는 사회적경제”, “한 나라에서 괜찮다고 생각되는 생활수준을 위한 ‘무조건적 기초소득’”, “자본주의적 경제권력의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하는 제도적 메카니즘과 사회적 과정인 ‘사회적 자본주의’”, “민주평등주의적 전망의 한 핵심적인 표현으로서, 경제활동을 대안적 방식으로 조직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협동조합적 시장경제)”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그는 포괄적 체제 대안의 두 모델로 ▲시장사회주의와 ▲비시장적 참여민주주의 경제를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 논의의 핵심 쟁점은 사회권력이 정치권력을 포함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서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며, 어떤 제도적 장치를 통해 사회권력이 정치권력을 제어,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3) 괜찮은 자본주의’(Decent Capitalism) 모델

 

‘괜찮은 자본주의’(Decent Capitalism) 모델을 제시한 세바스티안 둘리엔 등은 “현존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급진적으로 사회적·생태적·민주적 개혁을 치러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 국가의 정부가 맡아야 할 역할은 규칙과 규제를 정하는 것에 제한되지 않으며 ... 직접 시장에 개입하거나 적극적 재분배 정책을 펼쳐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시장은 하인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주인으로서는 형편없다. 시장은 명확한 임무와 명확한 규칙과 명확한 한계를 부여받아야”한다고 한다.

괜찮은 자본주의 모델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하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으로 위협받지 않으면서도 생태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생산성을 올리는데 필요한 기술발전을 장려해야 하며, 소득 및 부 분배의 불평등에는 정치·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일정한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괜찮은 자본주의 모델 형성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으로 “첫째, 경제와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는 견지에서 소비수요와 투자수요에 대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국가가 강제하고 개입해야 한다. 둘째, 성장과 혁신을 위한 금융체제가 혁신적 기업들이 투자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여러 상이한 경제 단위들 사이의 위험 재분배, 가장 유망한 투자 프로젝트를 내놓는 부문들과 기업들에 자본과 신용 지원, 소규모 투자자들의 자산축적을 가능케 해야 한다. 셋째, 모든 인구 집단들이 사회에서 창출된 부를 충분히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누진적 조세체계, 자본소득 과세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 넷째 공공예산을 소비 예산과 자본 예산으로 나누어 자본 예산은 공공 투자에 쓰여야 하며, 소비 예산은 중기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국제적 협치, 일국적 수준의 규제와 협치가 필요하며, 경제정책 기구들이 거시경제적 협치 메카니즘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 새로운 국가 개입방식의 원칙은 규제완화 때문에 나타난 불안정성 요소들을 다시 통제하는 것이다.”

이 모델에서 논의의 핵심 쟁점은 국가가 시장개입 등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맡도록 하는 어떻게 제도화할 수 있는가 라는 점과 아울러 그러한 국가의 역할 수행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국가의 협치를 실현하는 방안이 무엇인가 라는 점이다.

 

4) ‘새정치경제학 연구그룹’의 대안적 발전모델

 

‘새정치경제학 연구그룹’은 “신자유주의와 글로벌화, 정보기술과 지식기반경제, 금융주도 축적체제를 특징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글로벌 자본주의’는 새로운 경제위기로서 세계 금융위기, 생산체제와 노사관계의 위기, 고용불안과 생활위기, 경제사회의 심각한 양극화가 초래하는 사회위기와 정치위기, 생태위기의 심화 등을 초래했다.”고 인식한다. 그리고 대안적 발전모델에서는 “혁신주도형 민주적 시장경제를 지향하며, 축적체제는 지식주도 축적체제를 구축하고, 노동과정 면에서는 반 테일러주의가 보편화되며, 조절양식 면에서는 민주적 조절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회 패러다임은 ‘참여-연대-생태’로 집약된다.”고 설명한다. 대안적 노동과정은 “구상과 실행의 통일, 노동의 재숙련화, 노동자 통제라는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며, “신생산체제의 특징을 말해주는 키워드는 노동자의 고숙련, 작업조직의 유연성, 기업조직의 분권화, 노동자의 자율성 등이다. 따라서 신생산체제가 구축되어 있는 노동자 참가 기업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 기업이 될 수 있다.”또한, “민주적 시장경제에서는 국가-시장-시민사회의 세 부문이 일정한 균형을 이루며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조정하게 된다. 혁신주도형 민주적 시장경제에서 지식주도 축적체제의 조절양식은 ‘사회적 조절’(democratic regulation)이다. ‘사회적 조절’은 노동자 참가 기업들의 시장경쟁을 통해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하면서도 국가의 중앙조정을 통해 거시경제적 순환을 규제하며 국가부문과 시장부문의 경제활동에 대한 시민사회의 민주적 통제가 가해지는... 국가적 조절, 코포라티즘적 조절, 시민사회적 조절 등이 결합된 다중적 피드백 시스템을 갖춘 조절양식”이라고 설명한다.

이 모델에서 논의의 핵심 쟁점은 ‘사회적 조절’ 메커니즘, 특히 다중적 피드백 시스템을 갖춘 조절양식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설계할 것인가, 그리고 시장적 조절과 사회적 조절의 상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라는 점이다.

 

5) 한국민주주의연구소 공동연구 그룹의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

 

한국민주주의연구소 공동연구 그룹에 의하면, “시장자본주의는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것에 고유한 계급적·계층적 갈등 그리고 불안정성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므로 민주적·사회적 통제와 조절을 통해, 무엇보다 이해당사자들의 공평한 참여와 숙의 과정을 통해 그런 갈등과 불안정의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며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은 자유, 평등, 정의, 연대를 실질적인 것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며”, “아래로부터 ‘사회적 권력’의 강화와 숙의의 제도화를 통해 자본주의의 이른바 ‘부정적 지양’이 아니라 ‘긍정적 지양’의 길을 추구한다.”고 밝힌다. 또한, “현대 자본주의는 소유와 사용 조합의 다층적 원리 및 진화경로 앞에 개방되어 있다.”, “민주적 조절의 제도 형태와 조정 능력, 계급 타협과 역사적 권력 블록에 유도되는 성장체제론은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의 핵심 구성요소”라고 설명하며 “이해당사자들의 민주적 참여와 제도적 조정을 통한 상생적 타협과 수익체증의 창조를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체제를 추구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은 “소유형태의 다원주의를 요구한다. 국·공유 경제, 참여자본주의, 사회 연대 및 협동경제, 이 세 축을 기본 형태로 하는 다양한 혼합경제, 그리고 그들 간의 상호의존, 심지어 경쟁적 실험도 개방하며”, “민주적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규정하는 구성요소는 민주적 시민성, 소유체제(국·공유, 민유, 사회적 경제) 및 계급타협 형태(산업자본, 금융자본, 노동의 삼각관계), 거버넌스 양식(시장·위계·네트워크·결사 등 제도 형태들이 배열되는 방식), 경제·복지 혼합이다.” 이들은 “사회경제 민주주의 경제학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역사적 타협물로서 민주적 자본주의를 하나의 역사적 시스템으로 파악한다. 이는 자본주의의 계급적·사회적 지배와 민주적 평등의 원리 간의 타협 및 공생을 통해 그리고 민주주의와 조정자본주의의 결합 발전을 통해 점진적으로 자본권력의 특권적 소유권과 통제권에 민주적 제약을 가하고,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고자 한다.”고 설명한다.

이 모델에서 논의의 핵심 쟁점은 아래로부터 ‘사회적 권력’의 강화와 숙의의 제도화, 이해당사자들의 민주적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라는 점이다.

 

6) 소결

 

이러한 대안경제 모델 논의의 공통점은 “첫째,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일으킨 사회경제적 문제, 즉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생태계 파괴에 관한 심각성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둘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로서 자본주의 체제를 대안체제로 전환하거나 혁신적으로 개혁하는 것에 대한 지향성과 실천적 가능성을 탐색한다. 셋째, 그러한 탐색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경험했던 국가사회주의 또는 국가자본주의의 오류를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 대안경제 모델에서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인정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성찰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대안경제 모델 논의들은 모델의 실현을 위한 사회경제 주체들의 실천전략으로서 지역 차원의 대안적 접근을 담고 있지 않은 점이 적극적으로 수정될 필요가 있다.

 

2-2. 경제민주주의의 제도적 실천방향: 현 시기 한국 경제의 개혁과 질적 전환은 경제민주주의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2012~2013년 국회에서 추진되었던 경제민주화 논의는 당시의 경제불평등 심화, 대-중소기업 양극화, 중소 자영업자들의 호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완으로 끝났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현 시기 한국 경제의 경제불평등 심화, 기술변화에 대응한 ‘고용 없는 성장’, 대-중소기업 양극화, 중소 자영업의 위기, 지역 불균등발전 등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대안경제 모델의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국경제의 경제민주화 논의가 다시 촉발되어야 한다.

 

1) 경제민주화 실현의 평가 기준

 

2013년 7월에 진보정의연구소(현 정의정책연구소)가 제기했던 경제민주화 실현의 평가기준은 여전히 현재에도 유효하다. 아래는 2013년 7월에 제기했던 19대 국회 경제민주화 실현 평가기준이다.

 

- 노동권을 강화시키는 경제민주화

- 좋은 일자리와 보편적 복지를 통해 분배정의를 실현하는 경제민주화

- 중소기업과 중소자영업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대-중소기업/기업-소비자의 상생을 실현하는 경제민주화

-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재벌 총수일가의 전일적 지배체제를 해소하는 경제민주화

- 불공정행위를 근절하는 경제민주화

-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경제민주화

 

2) 시장 경쟁의 승자독식 규제와 이익 분배 촉진

 

경제활동에서 시장 경쟁을 통해 기업이 상품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은 치열하고, 그 결과는 반(反)시장적이다. 왜냐하면 개별 기업들 사이의 시장 경쟁은 치열하고, 대기업의 출현과 독점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J.K. 갤브레이드는 “시장의 적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그것은 선진적 기술 및 이에 따라 필요하게 되는 인간이나 공정의 전문화, 그리고 그 결과 생겨나는 시간과 자본의 고정이다.”라고 말했다.

즉, 사회에서 시장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자본운동의 법칙(자본의 집적과 집중) 때문에 시장 경쟁에서 개별 기업은 힘겹고, 대자본의 독점적인 생산수단 사적소유로 경제활동의 ‘사회적 목적’은 사라지고, 노동자들은 소외된다. 따라서 시장 경쟁의 승자독식은 규제되어야 하고 자제되어야 한다. 시장 기능을 저해하는 재벌 대기업의 경제활동이 규제되어야 하는 이유이자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 결과 산출된 이익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 소비자들에게 현재보다 더욱 더 많이 분배되도록 하는 규제 및 촉진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3) 생산수단 및 축적된 부(wealth)의 다양한 소유형태 촉진

 

시장 경쟁의 승자독식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불평등을 극복하는 방안중 하나로서 생산수단과 축적된 부의 사회적 소유, 공유 등 다양한 소유형태를 촉진해야 한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를 통한 생산수단과 부의 공유는 노동자들이 겪는 자산형성의 차별을 극복하게 하고 안정적인 생산 및 분배활동을 지지하는 사회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제도적 형태의 ‘지역공동체 부’ 구축”을 시도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자산 축적과 지역공동체 공유소유권(community-shared ownership)이 지역경제 개발에 집중되도록 만든다.” 뉴욕시는 시민들의 자산 구축을 돕기 위해 “시민들의 금융 건전성 개선, 포용적 소유권을 위한 기회 창출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통해서 ‘공동체 부 구축’ 작업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서 로버트 달은 ‘노동자 협동조합’(workers’ cooperatives)에 대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통치하는 기업 체계”라며 생산수단이 집합적으로 소유되고 있는 ‘노동자 협동조합’에서 “조합원들은 기업에 대한 소유권, 사용권, 경영권, 임차권, 판매권, 양도권, 처분권, 지분이전권 등을 집단적으로 가질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질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조합원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개인 재산(personal property)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사유재산(private property)은 아니다.”

또한, 우자와 히로후미는 ‘사회적 공통자본(social common capital)’개념을 제시하며 “시민의 기본적 권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교육, 의료, 금융제도 등) 사회적 공통자본의 관리 및 유지를 도모하는” 실천론을 주장한다.

정리하면, 경제민주화는 대자본에 대한 시장규제 강화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공유 등 촉진, 그리고 사회적 공통자본의 유지·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의 참여와 실천을 조직하는 것이다.

 

2-3. 탈탄소사회로의 정의로운 전환과 정치적 실천 : 유엔 산하 재해위험감소사무국(UNDRR)의 ‘2000~19 세계재해보고서’에 따르면, 2000~19년 20년 사이 발생한 자연재해는 7,348건, 총 사망자 123만명 등 40억 여 명의 인명피해, 2.97조 달러의 경제손실을 발생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수치들은 1980~1999년의 자연재해 4,212건, 총 사망자 119만명 등 32억 여명 인명피해, 1.63조 달러 경제손실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편, BIS(국제결제은행)는 2020년 1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서 “기후 티핑 포인트를 초과하면 재정적 피해를 정량화할 수 없게 만드는 재앙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서 “기술 혁신과 규제 및 사회 규범의 주요 변화를 포함하여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향한 즉각적이고 야심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기후위기 등 생태계 파괴가 한계에 넘어서고 있다, 더 이상의 기후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인식과 노력에 미흡하지만 진전이 있다. 정부도 2020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제 정부, 기업, 시민의 실천이 과제이다.

 

1) 탈탄소사회를 향한 실천방향

 

그 실천의 방향은 자본주의 내에서 작동하는 자본의 이윤추구 욕망을 제도적, 실천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폐쇄된 복합적 생태계의 열린 하위 체계’이다. 따라서 인간의 경제활동은 생태계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경제의 처리량(throughput)-원자재 투입으로 시작되어, 생산된 상품으로 전환되고, 마지막으로 폐기물로 처리되는 유량-을 생태계가 가진 재생력과 흡수력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 필요조건이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생각은 ‘경제라는 하위 체계가 그것을 포괄하고 있는 생태계에 의해 영원히 지지되고 유지될 수 있는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인간의 경제활동이 조직되어야 한다. 자본의 이윤추구 욕망과 그것에 의해 자극받는 소비 욕망을 줄이는 정치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욕망은 시장 속에서, 시장에 의해 계속 새롭게 창출되어 간다.” “지금의 시스템은 우리가 더 많은 상품을 팔고, 혁신을 꾀하고, 더욱 더 많이 소비하도록 자극한다. ... 마구 쓰고 버리는 사회가 된 것은 소비자의 탐욕보다는 생존을 위해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는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따라서 탈탄소사회를 지향하는 지속적인 정치적 실천의 방향은 생산과 소비의 에너지 원천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기업의 이윤추구 욕망과 개인의 소비욕망을 자극하는 대량생산-대량소비 사회 시스템을 사회적 생산-사회적 소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위한 사회적 거버넌스 체제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3. 한국 자본주의의 개혁전략 : 경제민주화, 녹색산업혁명, 지역순환경제 실천

 

3-1. 경제민주화

 

1) 기업의 이해관계자 경영 촉진과 노동이사제, 노동자 대표소송제, 공정거래집단소송제 도입 필요성

 

경제민주화 전략으로서 기업의 이해관계자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기업 지배구조의 실질적 개혁이다. 사회이사제도는 이미 형해화 되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는 회의 불참형 사외이사, 대주주 측과의 인연으로 선임되어 대주주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한 거수기형 사외이사, 퇴직임원 등과 같이 사실상의 회사관계자들이 선임된 무늬만 사외이사인 유형”으로 구분된다. 지주회사제도도 개혁이 필요하다. “2014년에는 17개 집단에서 8,654억원을 브랜드 수수료로 수취하였는데, 브랜드 수수료를 유상으로 수취한 집단의 수와 금액이 매년 증가하여 2018년에는 35개 집단에서 12,854억원을 수취하였다. 계열사들이 지급하는 브랜드 수수료는 개별 집단별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연간 2,000억 원이 넘는 집단도 2개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지주회사들은 브랜드 수수료 등 다른 명분으로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다. 지주회사가 지배주주의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수수료 등을 과도하게 수취하여 수익을 올릴 경우, 자회사의 일반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지주회사 구조에서 이루어지는 내부 거래들이 주주들에게 충분히 공시되지 않고 있고, 지배주주인 지주회사와 일반주주사이의 정보의 비대칭성은 일반주주 특히 소수 주주에게 불이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업 내부 및 외부의 경영에 대한 감시와 참여가 절실하다. 2022년 1월 도입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민간기업 확대가 필요하며, ‘노동자 대표소송제’ 도입과 ‘공정거래관련 집단소송제’ 도입도 필요하다. 한편, 집단소송제 도입 관련해서 현재 21대 국회에서 「집단소송법」이 발의되어 계류 중이다.

 

2) 이해관계자 경영에 관한 비판적/대안적 검토와 정치적 실천 필요성

 

(미국 BRT선언의 허구성) 2019년 8월, 미국 BRT(Business Roundtable)는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선언”(Statement on the Purpose of a Corporation) 발표해 “우리는 자유 시장 시스템이 모두를 위한 좋은 일자리,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혁신, 건강한 환경 및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는 최선의 수단이라고 믿는다. ... 모든 이해 관계자에 대해 우리는 다음을 약속한다.”며 “▲고객에게 가치 제공 ▲직원에 대한 투자 ▲공급업체와의 공정하고 윤리적인 거래 ▲우리가 일하는 지역 사회 지원(지역 사람들 존중, 환경보호) ▲주주를 위한 장기적인 가치 창출” 등 이해관계자 경영을 선언했다.

하지만 WSJ의 2022년 2월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하버드 로스쿨의 ??학자들이 수행한 ‘인수거래 분석’(An analysis of takeover)에 따르면, 2020년 4월 이후 10억 달러가 넘는 기업을 인수한 116건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일자리 보호나 해고될 사람들에 대한 보장된 보상이 포함된 기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인수대상 기업의 경영진은 거래 전 가격과 비교하여 주주들을 위해 평균 34%의 인수 프리미엄을 협상할 수 있었다.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이득뿐만 아니라 거래의 98%가 경영진에게 일종의 인수 지불금을 제공했다.” BRT(Business Roundtable)의 선언이 선언에 그칠 현실적 가능성이 농후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것을 고발한 이 보도는 “더 나은 거래를 원하는 노동자는 자비로운 기업 리더의 유인물에 의존하지 말고 조직하고 요구하거나 그만두어야 한다. 비즈니스가 변화하기를 원하는 고객은 지갑으로 투표하거나 최소한 위협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에서는 세금과 규정을 통해 사회 전체가 최소 노동 기준, 탄소 감축 방법, 자본과 노동 간의 보상 균형을 결정해야 한다.”라며 끝맺는다. 이것이 현실적 방법이다. 이해관계자 경영을 제도화하고 노동자, 소비자, 정부가 자신의 권리를 토대로 실천해야 한다.

 

(스웨덴 볼보자동차 우데발라 공장의 이해관계자 경영) 반면에, 이해관계자 경영의 실천 사례중 하나는 스웨덴 볼보자동차 우데발라 공장의 성찰적 생산방식 사례이다. 볼보자동차의 우데발라 공장은 대량생산 차종 승용차를 기존의 컨베이어벨트 방식을 폐기하고 정지된 작업대에서 조립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한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 노동조합이 제안한 혁신적 생산방식을 경영진이 수용하면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공동결정제의 모범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혁신적 생산방식의 배경적 요인들은 노동 측의 ‘보람있는 직무’ 전략, 자본 측의 노동력 충원 문제, 혁신 경험의 축적, 정부의 재정지원 등이다. 우데발라 공장의 공장설계가 혁신적 생산방식으로 귀결된 것은 노동조합 대표들이 처음부터 설계팀에 참여하여 공장설계 과정에 관여했으며, 산업공학자들은 정지된 작업대에서의 조립작업을 가능하도록 과학적·기술적 기초를 제공했다. 일렌 함마르와 같은 진취적 최고경영진의 혁신 의지가 일부 경영진의 반대를 극복하고 혁신적 공장설계를 꾸준히 수정·시험하여 최종 모델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3) 금융배제 위험에 대한 정치적 대응 필요성

 

금융은 경제활동의 핏줄로서 공공재이자 가치재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경제의 금융배제 현상 및 잠재적 금융배제 위험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금융배제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필요로 한다. 금융배제는 특정한 지역의 금융소비자 또는 특정한 계층 또는 개인이 금융 서비스 공급자나 정부에 의해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거나, 또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가능하지만 그것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하게, 적정한 비용지불을 통해 제공받지 못하는 현상이자 그로 인해 금융 서비스 수요자가 경제적 불이익과 사회적 배제를 겪게 되는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금융배제 현상에 대해 앤서니 B. 앳킨슨은 “고리대금을 쓰는 이들이 물어야 하는 천문학적인 이자와 학자금 대출로 늘어나는 부채에 관한 문제는, 가계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조건에 관한 문제 전반에 대해 주의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신호들이다.”며 “가계가 주택을 담보로 잡히지 않는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시장에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금융서비스는 일상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배제된 금융소외 계층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금융배제가 종국적으로 또 다른 사회적 배제를 유발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또한, “영국 감사원(National Audit Office)은, 육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3백 만 명에 대한 보험상품 거절 또는 보험 가입시 추가 비용 청구, 8백 만 명 과대채무 상태, 31만 가구 불법 대출 이용을 ‘취약계층이 겪는 금융소외 사례’로 설명”했다.

이러한 차원의 금융배제 현상은 국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발행한 「2019 소상공인 금융실태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에서의 대출 거절 경험에 대해 1회 거절 12.1%, 2회 2.8%였으며, 대출 거절 사유로는 낮은 신용도 34.4%, 담보부족 32.8%, 대출 한도 18.1%, 높은 금리 10.1%, 구속성 예금 2.3% 순이었다.” 소상공인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한 후 일반적으로 생계유지형 사업을 못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나 대부업 대출을 받고 고금리 비용부담을 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도 금융배제 현상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국내 소상공인들 중 금융배제를 겪을 잠재 계층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즉, 소상공인들의 경영 및 소득 위기 상황에 따라 ‘금융비용 부담 증가’와 함께 ‘금융수요의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7월에 발표된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금융지원정책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액은 최소 24.5조원”이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중 취약차주 대출이 늘어났으며, 올해 이들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경기상황의 호전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 및 금융배제 위험에 대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선제적인 정책방안의 제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금융배제 현상에 대한 대응은 금융수요를 완화시키기 위한 매출증가, 순이익 증가 등 금융시장 이외의 정책과 금융배제 대응 정책 간의 정책결합(policy mix)이 요구되며, 금융서비스가 가치재, 공공재라는 것을 전제로 정부와 지자체가 개입해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소상공인 전담 공공 금융기관 설치, 확대’가 필요하다. 대안적 지역개발 정책의 하나인 지역 공공은행 설립방안도 금융배제 대응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2021년 2월 발의된 미국의 ‘메사추세츠주립은행 설립 법안’에 명시된 공공은행의 역할에는 “주내 도시 및 타운의 충족되지 않은 저렴한 자금 조달 요구에 대응한다.”, “지역 공동체에 뿌리내린, 혹은 전통적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3-2. 정의로운 녹색산업혁명

 

비영리 단체인 IOP Publishing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2018년에 580억 톤(tCO2EQ)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았으며, 이중 에너지 부문이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산업부문 24%, 농업·임업·기타 토지이용 부문 21%, 수송부문 14%, 건물 부문 6% 순이었다.” 온실가스 부문에서 에너지 부문의 비중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로버트 폴린은 “전 세계 GDP의 1.5% 만큼의 글로벌 투자를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부문에 투자하면, 우리는 2035년까지 이산화탄소 200억톤 또는 1인당 2.3톤의 온실가스 절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스테판 스프렛, 스테파니 그리피스 존,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는 2013년 연구 「Mobilizing Investment for Inclusive Green Growth in Low-Income Countries」에서 민간기업은 포용적 녹색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소득 국가에서 대안적 녹색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투자 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버트 폴린 등은 2008년 연구보고서 「Green Recovery : A Program to Creat Good Jobs and Start Building a Low-Carbon Economy」에서 ‘미국 정부가 앞으로 10년간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재건축, 화물철도운송의 확장과 대중교통의 확대, 우수한 전기배전시스템 구축,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차세대 바이오 연료 등 6대 분야에 1천억 달러를 투입할 경우 총 고용 규모가 200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했다. 즉, 재생에너지 부문의 투자를 통한 녹색일자리 창출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특히, 녹색일자리는 그 특성 때문에 더욱 더 일자리 체감효과가 크다. “녹색일자리는 삶의 질 개선, 환경개선, 지역특성, 공동체, 마을 등과 관련된 소규모 일자리가 많고, 주택개량, 태양광패널설치, 주택 에너지효율진단, 조경 등 지역과 밀착한 일자리가 많은 특성을 지닌다.”

그리고 재생에너지분야 일자리 창출은 사회적 소유형태의 생산수단을 활용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더욱 더 접합적이라는 점에서 경제활동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병행할 수 있다. 2020년 현재 “덴마크는 설치된 풍력발전 설비의 60%를 5명 혹은 그 이하의 소형 협동조합 기업들이 소유·운영하고 있으며, 독일은 2017년 현재 에너지 협동조합이 1천여 개를 넘어섰고 독일 재생에너지 설비의 47%를 시민들이 소유하고 있다.” “즉 에너지 전환에 대한 높은 수준의 사회적 수용성이 확보되면 관련 자금의 안정적 확보 및 공급이 가능한데, 그렇다면 이러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민출자형 오너십 모델(협동조합형 에너지 전환 금융)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녹색금융의 ‘지원자, 동반자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과 맥락에서 “녹색경제” 대선공약은 현실 정합적이다. 이 공약의 정치적 실천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3-3. 지역순환경제

 

1) 지역 불균등발전의 현상으로써 지역소멸 위험

 

누구에게나 삶은 시·공간이 결합된 개념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역은 사회적으로 생산된 삶의 공간이며,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 의해 생산된 관계적 공간이다. 자본과 사람들의 경제활동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자본주의적 공간인 지역에서 이루어지며, 자본주의의 전개와 발전은 자본의 공간적 균등화 경향과 차별화 경향의 모순이 낳은 지역의 불균등발전을 전제한다.

현재 한국 사회의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의 인구 집중과 나머지 지역의 공동화, 피폐화 그리고 소멸위험 현상은 한국 자본주의의 발전 전개과정이 전제하는 불균등발전을 그 본질로 가지고 있다. 특히,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국내 대자본은 자본생산성 하락 경향을 실질임금 상승 억제, 자본소득분배율 상승으로 돌파하는 한편 기술조건 변화를 통해 성장을 모색했고, 그 결과 제조업 고부가가치화(전기, 전자 및 정밀기기 제조업)와 경기도 및 충청권 제조업 생산 증대 결과를 낳고 있다.

 

2) 대안적 지역발전 전략으로서 지역순환경제 개념과 정책적, 시민운동적 실천방향

 

지역순환경제는 지역의 이러한 불균등발전 현실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와 함께 지역의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을 원천으로 돈과 사람이 지역 내에서 호혜적 관계 속에 순환하도록 하는 경제활동이다. 지역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은 “지역 내 재생산 시스템을 유지하고 또 이를 확대해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지역 내 재생산 시스템의 질과 양을 규정하는 것은 바로 그 지역 전체가 가지고 있는 ‘재투자력’이다.” ‘지역순환경제’(the local endogenous development)는 “지역의 내발적 발전론이 담고 있는 ‘지역에 뿌리내린 다양한 생산 주체들의 조직화 및 네트워킹’, ‘생산주체들을 지원하는 거버넌스 및 제도’, ‘지역 자원의 창조적 활용’을 토대로 ‘지역 내 재투자력’ 및 산업연관 강화를 통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부(wealth)가 지역 내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발전 전략이다.”

지역순환경제 실현의 정책적, 시민실천적 방향은 두 축이다. 하나는 독점자본에 의한 지역 내 부(wealth) 유출을 막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역에서 생산된 부를 ‘지역 공동체 부’로 만들고 그것을 민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지역 내에서 대안적 개발 및 일자리 창출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순환경제의 실천을 위한 정책수단은 다양하다. 양준호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역순환경제’ 정책론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지역 내 시민소득이 지역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화폐 정책과 대형 유통자본에 대한 ‘지역주의적인’ 통제 정책. 둘째, 대형 금융자본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가 그들의 지역 내 투융자를 통해 지역의 금융약자에게 재투자될 수 있도록 법, 조례 제정. 나아가 대형 산업자본과 대형 유통자본 같은 지역 내 독점자본 전반에 대해서도 적용. 셋째, 미국 클리블랜드 및 영국 프레스턴과 같은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역 공동체 부의 비시장화(Community Wealth Buiding)’ 운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민영화된 부문의 ‘재공영화 또는 ‘재지방정부화(Remunicipalisation)’ 정책이 그것이다.

 

3) 지역 공동체 부 구축과 그것의 민주적 통제 : 지역공공은행, 지역화폐, 사회적경제의 역할

 

지역순환경제의 핵심적 실천방향인 ‘지역 공동체 부’(community wealth)의 구축과 그것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지역 공공은행’ 설립과 ‘지역화폐’ 유통 확대 그리고 ‘사회적경제’의 호혜적 경제활동과 ‘사회적자본’ 형성을 통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자본금으로 설립되는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고 금융전문가에 의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경영되는 공공 금융기관이다.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 공동체 부’의 저장고이자 대안적 지역개발 투·융자, 지역 시민들의 금융배제를 막는 보루, 지역 금융기관들의 협력적 파트너 역할을 한다.

본연의 지역화폐는 “지역 시민 또는 주민들이 자주적으로 설계·발행·관리하고 특정한 지역·커뮤니티 내에서만 유통되는 이자가 붙지 않는 화폐이며, 또한 지역사회 시민들을 결합시켜 공통의 가치나 관심사를 표현·전달·공유하기 위한 매체이다. 나아가 지역화폐는 그 사용영역을 특정 지역에 한정해 화폐의 역내 유통에 따른 순환형 경제구조 형성(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경제자급률 제고, 내생적 물질순환 등)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커뮤니티 재생에 기여하는 정책적, 시민실천적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행 지역사랑상품권법에 의해서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발행되고 있는 소위 ‘지역화폐’는 이러한 본연의 지역화폐 개념과 다르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지역 시민들의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연의 지역화폐 기능을 닮아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순환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낳는 폐해에 대한 지역의 대항력을 원천으로 실천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대항력의 대표적 주체로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의 한 정의는 “사회적경제는 일정한 형태의 사회권력의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조직되고 통제되는 경제활동이다. 사회권력은 시민사회의 자발적 결사체에 근거한 권력이며, 다양한 종류의 집합행위를 위해 사람들을 조직할 수 있는 능력에 기초해 있다. 사회적경제에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분배-경제활동-가 이러한 사회권력의 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조직된다.” 또 다른 정의는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에서 파생된 문제, 시장 시스템이 무시하거나 불충분하게 다뤄왔거나 시장원리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사회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사람(people)과 노동(work)을 중심으로 해결하는 경제조직들의 네트워크이자 경제순환 시스템이고, 수익성과 함께 사회적 연대를 추구하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이 핵심적인 구성주체이다.”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는 사회적자본의 축적을 통해 지역순환경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 운동이 '사회적자본'을 더욱 더 축적시키고, 그러한 '사회적자본'의 축적이 다시 협동조합 운동의 성장을 가져옴으로써 지역 내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는 지역순환경제를 촉진할 수 있다.

 

정리하면 지역순환경제는 지역 시민들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정책적, 시민운동적 실천을 통해 지역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지역경제를 지속적으로 조직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지역경제의 조직화 영역은 다양하다. 고령사회에 대응한 돌봄 서비스 사업도 그러한 대표적 사업 영역이다. 지역 공공은행의 투융자를 기반으로 지역 내 사회적경제 조직에 의한 돌봄 서비스의 생산과 공급이 이루어지고 그 대가의 지불이 지역화폐를 통해 매개되도록 하는 것을 충분히 구상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추진도 가능하다. 또, 지역에 뿌리 내린 앵커기관들의 조달력(public wealth)을 진보적으로 활용해 지역 내 중소기업, 사회적경제 조직의 생산 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고, 사회적 가치 창출 투자(지역 시민들 교육 훈련,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지역의 부를 지역 밖으로 유출하거나 지역을 떠나려고 하는 자본에 맞서 지역경제와 지역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끝>

 

<부록>

 

<그림 1> 2017~2022년 순자산 지니계수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그림 2> 2017~2022년 순자산 보유 상위 10%의 전체 순자산 점유율(%)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그림 3> 2011~2021년 균등화소득 P90/P10 소득배율(배)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그림 4> 직종별 월임금총액(천원) 추이 및 노동소득분배율(%)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국민계정(한국은행)>국내총생산과 지출(명목,연간)를 토대로 필자가 노동소득분배율 산출 및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고용노동부)>직종별 임금 및 근로시간(표준직업분류 6차, 7차) 데이터를 활용해 필자가 산출함.

 

 

<그림 5> 2009~2021년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 임금총액 비율(%) 추이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고용노동부)>직종별 임금 및 근로시간(표준직업분류 6차, 7차) 데이터를 활용해 필자가 산출함.

 

 

<그림 6> 1993~2020년 전체 산업 종사자 대비 제조업 종사자수 비중(%) 추이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전국사업체조사(8차, 9차, 10차 개정) 데이터를 활용해 필자가 산출함.

 

 

<표1> 2019-2020년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의 산업별 매출액 차이 비교

 

2019

2020

2020-2019

총 매출액 (백만원)

총 매출액 (백만원)

총 매출액 차이 (백만원) 

전산업

650,424,913

660,855,744

10,430,831

제조업

154,005,356

154,323,023

317,667

건설업

51,874,146

61,362,286

9,488,140

도매 및 소매업

306,428,325

302,317,398

-4,110,927

숙박 및 음식점업

79,882,616

82,716,519

2,833,903

정보통신업

4,765,506

4,973,293

207,787

부동산업

8,112,978

9,671,109

1,558,131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8,391,360

8,904,275

512,915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7,350,832

7,775,896

425,064

교육 서비스업

8,669,054

7,990,878

-678,176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6,678,569

5,811,199

-867,370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14,266,171

15,009,868

743,697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소상공인실태조사」(통계청/중소벤처기업부).

 

 

<2>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의 산업별/매출액 구간별 비중

 

5천만원 미만(%)

5천만원

~1억원미만(%)

1억원

~2억원미만(%)

2억원 이상(%)

산업별

2019

2020

2019

2020

2019

2020

2019

2020

전산업

28.1

39.9

21.3

18.9

19.3

15.6

31.3

25.5

제조업

15.8

22.9

15.7

16.7

17.3

15.2

51.2

45.2

건설업

14.3

21.2

14.7

15.2

16.2

19.4

54.9

44.2

도매 및 소매업

21.8

34.8

17.5

14.1

19.0

14.0

41.7

37.1

숙박 및 음식점업

23.4

37.4

25.1

26.4

27.0

22.3

24.4

13.8

정보통신업

23.3

34.4

15.8

14.5

18.4

15.1

42.4

36.0

부동산업

53.0

51.4

28.1

22.0

9.4

15.7

9.5

10.9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23.0

34.3

20.2

15.0

22.5

18.4

34.3

32.3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32.3

51.8

22.9

15.5

19.0

12.9

25.7

19.8

교육 서비스업

47.7

64.8

28.2

19.4

15.8

9.3

8.4

6.6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36.4

59.0

33.3

24.2

19.7

11.1

10.7

5.7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57.5

67.8

24.4

18.8

10.9

8.1

7.2

5.3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소상공인실태조사」(통계청/중소벤처기업부).

 

<그림 7> 한국은행 분석 자영업자 매출 및 소득

*출처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2022.12

 

<그림 8> 2011, 2020 지방소득세 징수액의 시도별 비중(%)

*자료: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정부·재정>지방세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필자가 산출함.

 

 

<그림 9> 지역순환경제 실현 개념도

 

 

<그림 10> 영리은행과 공공은행 개념도 비교

 

 

<3> 미국 메사추세츠주립은행 설립법안’(2021.2.18. 발의)의 지역공공은행 역할규정

1)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COVID-19 전염병의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회복하도록 지원한다.

2) 주 내에서 저렴하고 지속 가능한 자금 조달을 확대한다.

3)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대출 기관에 제공한 혜택을 주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4) 공공 수입의 상당 부분이 주 내의 경제활동 자금조달을 위한 예금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5) 참여 대출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주립은행을 강화한다.

6) 지역개발 금융기관, 지역개발공사 및 경제개발공사를 포함한 국가 기반 공공, 준 공공 기관 및 비영리 단체를 지원한다.

7) 주내 도시 및 타운의 충족되지 않은 저렴한 자금 조달 요구에 대응한다.

8) 주 내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특히, 지역 공동체에 뿌리내린, 혹은 전통적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9)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을 포함한 협동적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여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10) 주 내의 모든 거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 옵션을 늘린다.

11)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을 촉진하고, 식량 불안정을 해결하며, 그들이 직면한 자원 문제에 맞게 조정된 농촌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자금 조달을 제공한다.

12) 저렴한 자금 조달을 통해 주의 유색인종 커뮤니티, 이웃 및 기업이 경험한 역사적 및 현재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한다.

13) 인종 차별의 결과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는 비영리 및 지역사회 기반 조직에 저렴한 자금을 제공한다.

14)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형평성을 위해 일하는 지역사회 기반 조직뿐만 아니라 저렴한 자금으로 주정부의 여성 소유 기업이 경험한 역사적, 현재의 불리함을 해결한다.

15) 기후 변화가 대중에게 가하는 심각한 위험을 완화하고 온실 가스 배출의 실질적인 감소를 촉진하기 위한 공공 및 민간 조치의 긴급한 확장 및 개발을 지원한다.

16) 직접적으로 참여 대출을 통해 또는 지역 사회 개발 금융 기관과 같은 중개자를 통해 부채를 포함하여 조건과 사용 면에서 유연하고, 특정 조건에서는 자본 격차를 메꾸고 은행의 이니셔티브를 지원할 목적으로 금융을 제공한다.

17) 은행장에 의해 안전과 건전성을 감독한다.

 

참여댓글 (1)
  • 바삭바삭

    2023.06.08 21:36:15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해당 정책으로 인하여 경제 지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습니다.

    적어도 수출 중심의 교역국인 우리 경제를 생각한다면 국제수지와 GDP 의 추정, 외국인 투자 변화나 기업의 해외 이전에 대한 전망과 대책 등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정책인지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경제 지표에 변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설명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글은 너무 아마추어 같아서 시장 참여자들이 보면 비웃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