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배진교 원내대표 외, 제57차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3년 6월 1일 (목) 09: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이정미 대표
(선관위 ‘부모찬스’ 채용 비리, 긴급하고 과감한 수술이 필요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모찬스’논란이 연일 터지고 있습니다.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송봉섭 차장이 자녀 채용 특혜 의혹에 책임지고 사퇴한 후에도 전현직 고위 간부들의 자녀 채용 사례가 속속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선관위 ‘부모찬스’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1년 전에도 같은 문제로 김세환 사무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바 있습니다. 이번 적발된 ‘부모찬스’ 6명 중 5명이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는 정황까지 밝혀졌습니다.
불공정 행태가 판을 치는데도 고위공직자 채용 비리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법 조항이 없어 직권 남용이나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등 타 죄목을 통해 판결을 내리고 있습니다. 재판부 또한 업무방해죄로 채용 비리를 처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관위 사적 채용 논란도 권성동 의원 채용비리 사태처럼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연이은 채용비리로 허탈감과 분노를 삼키고 있는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답을 드려야 합니다.
국회는 즉각 채용 비리에 대한 특별법을 마련하여 이번 선관위 사태뿐 아니라 채용 비리 전반을 근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선관위 자체조사에 맡길수 없는 엄중한 사안입니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신속히 추진하여 이번 사태의 국민 불신에 대한 명백한 진실규명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여야의 정쟁거리가 될 수도, 되어서도 안됩니다. 선관위원장은 의혹을 한점 남김없이 밝힐 수 있도록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기본입니다. 또한 선관위가 스스로 약속한 사무총장 등 주요보직의 외부개방, 인사관행 혁신에 더해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외부 견제 강화방안역시 수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의 5G 대국민 사기극, 과징금만으로는 안 됩니다.)
결국 이동통신 3사들의 ‘20배 빠르다’는 5G 데이터 속도 광고가 허위, 과장 광고였음이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33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5G 서비스 제공 후 이통사들의 늘어난 영업이익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입니다.
또한 국가에 귀속되는 과징금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막상 허위광고로 직접 피해를 입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가 3천 만명에 이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5G 서비스 출시 이후 이통사들의 영업이익이 연평균 14%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2021년 영업이익이 4조원에 달한다고 하니, 이통 3사가 요 몇 년간 천문학적인 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통사들이 이렇게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5G 망확충을 위한 투자 대신 5G 데이터 속도의 허위, 과장 광고를 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을 상대로 아주 질이 나쁜 장사를 한 것입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동통신 최강국’ 등 화려한 구호의 이면에는 호갱 국민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6G 상용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이통사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또 어떤 장사를 하려 할지 모를 일입니다. 통신요금을 또 얼마나 올려 받으려 할지 모를 일입니다.
이동통신은 이미 온 국민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공공재의 성격이 되었습니다. 이번 5G 허위, 과장 광고 판명사건을 이통사들이 국가에 납부하는 과징금만으로 그냥 넘겨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우선 이통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사과하고, 피해보상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정부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5G 피해자들의 소송에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적극 제공해야 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향후 이동통신 산업분야에서 관리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정의당도 5G 사기극과 같은 사건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토록 하겠습니다.
■ 배진교 원내대표
(오발령 사태, 정부는 사과하고 위기대응 시스템과 매뉴얼에 대한 총체적 점검해야)
난데 없는 오발령으로 어제 하루 대한민국은 혼란의 도가니였습니다. 이번 사태의 진짜 공포는 북한 미사일이 아니라 당국의 무능한 대응 그 자체였습니다.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행안부와 서울시는 오발령이니 경보해제니 하며 서로 책임전가와 남탓 타령에 급급하고, 위기대응의 최정점인 대통령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 정부가 어찌 이리 뻔뻔한지 국민은 절망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이 제대로 대응체계를 가동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로는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면서도 정작 윤석열 대통령은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NSC 회의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작년 여름 폭우 때는 전화 지시로 충분하다며 폰트롤타워를 자랑하더니 이젠 국가안보위기도 실시간 보고로 때웠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없을 무, ‘無트롤타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즉각 엄중 문책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내놓아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간, 부처 간 위기대응 시스템과 매뉴얼에 대한 총체적 점검은 물론 재발방지대책도 즉시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무엇보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기조 전환입니다. 어제 우리 국민이 느껴야 했던 공포는 역설적으로 한반도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대화를 통한 평화에 있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북한 위성 발사를 빌미로 또다시 강대강 군사적 대결의 악순환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 김창인 청년정의당대표
(윤석열 정부의 글로컬 대학 사업, '지방대 죽이기'로 귀결되어선 안 됩니다.)
어제 (5월 31일) 비수도권 대학의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글로컬대학 30'사업이 신청 접수를 마감했습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은 지방대학 중 '담대한 혁신'을 제시한 30개 대학을 선정해 5년 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담대한 혁신'이 결국 '지방대 죽이기'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먼저 글로컬 사업 지원대학 숫자의 문제가 있습니다. 200여개가 넘는 지방대학 중 올해는 10곳, 2026년까지 30곳을 지원대학으로 지정하는 것이 글로컬 사업의 계획입니다. 전체 지방대학 비율에서 지원대학은 총 13.6%에 불과합니다. 글로컬 사업 선정 여부가 개별대학의 생존여부와 직결된다고 말하는 현재 분위기에서, 86% 가량의 지방대학들이 본 사업에서 배제되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윤석열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대학의 86%가 사라져도 어쩔 수 없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내용상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글로컬 사업 선정기준의 평가지표는 혁신성이 60점, 성과관리가 20점, 지역적 특성이 20점입니다. 여기서 교육부가 말하는 혁신성의 실체는 사실상 '대학통폐합'입니다. 지방대학으로서 지역적 특성에 기반한 성장계획을 구상하는 것보다, 대학통폐합 안을 제출하는 것이 3배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청년정의당은 지난 달 '제멋대로 학과폐지 방지법' 발의로, 대학민주주의 강화를 통한 사회적 대학구조개혁이라는 전망을 제안했습니다. 대학구조개혁의 주체와 동력은 시장이 아니라, 학내구성원들의 민주성에 있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학구조개혁의 핵심은 '지방대 죽이기'가 아닙니다. 반대로 수도권 대학을 감축하고, 비수도권 지역대학을 살리면서 지역소멸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그 방향성이어야 합니다. 비수도권 지역대학을 완전히 포기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오판에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 이기중 부대표
(정책은 없고 반노조만 있는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노동개혁이 아니라 노동탄압특위입니다)
어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확대회의에서 또다시 반노조 발언이 쏟아졌습니다. 노동부장관까지 불러서 회의하는 자리에서 기껏 내놓은 노동개혁방안이라는 것이 노조를 때려잡는 것뿐이니, 노동개혁특위가 아니라 노동탄압특위라고 불러야 마땅합니다.
노동격차를 해소하겠다면서 노란봉투법은 반대하고, 3월에 내놓기로 한 포괄임금제 대책은 아직도 조사중이라며 6월에나 내놓겠다고 합니다. 노동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원청과 직접 교섭하도록 보장하는 것이고, 포괄임금제는 실태조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금지입법을 하면 되는 일입니다.
정부여당이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지만 노동자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캡사이신을 분사하겠다며 위협하는 폭력진압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정의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반노동정책, 노조탄압에 단호히 맞설 것입니다.
■ 이현정 부대표
(후쿠시마 시찰단, 쓸데없는 탄소배출만 해)
어제 5박6일의 일정으로 후쿠시마를 방문했던 시찰단이 시찰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브리핑에는 시찰을 통해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현장에 설치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오염수 처리의 원자료를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5박6일, 시찰단은 무엇을 한 것입니까. 무려 21명의 인원이 고작 일본측이 제공하는 원자료를 받고, 겉 모습을 감상하러 비행기를 타고 탄소배출을 해 가며 후쿠시마에 간 것입니까?
이미 도쿄전력은 수차례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파기한 전력이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도쿄전력을 두둔하며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해 왔지만, 탱크에 보관중인 오염수에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법적 기준치 이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서 폭로된 바 있습니다. 또한, 어업인들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겠다는 합의 문서까지 썼지만, 바다 방류를 결정함으로서 이 문서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그들이 들려주는 말을 믿고, 그들이 보여주는 것만 믿는 시찰단은 존재 의미 자체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발생한 오염수가 전 세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해양방류가 아니라 일본 내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정말 안전하다면 일본은 스스로 감당함으로서 이를 증명하십시오. 윤석열 정부는 사전 예방의 원칙을 견지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23년 6월 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