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전세사기 깡통전세 대책 특별위원장,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 관련 정의당 입장 발표 기자회견
일시 : 2023년 5월 22일(월) 13:10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정의당 전세사기 깡통전세 대책 특별위원장으로서 보고 드립니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 논의 끝에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오늘 통과되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루아침에 칠흙같은 어둠으로 내몰린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폭넓게 지원하는 법을 만들고자 애를 썼습니다만, 최선의 법안을 만들지 못해 죄송스럽고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별법을 애타게 기다리는 분들이 많고, 교섭단체 양당이 합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었기에, 추후 계속하여 수정보완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위원회의 합의를 전제로 법안 처리에 동의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와 정의당은 지난 4월 발의한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통해 보증금 채권 매입을 통한 포괄적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큰 원칙으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끝내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정의당이 수정안으로 제시한 것이, 각 피해유형별로 적용될 수 있도록 우선매수권, LH 매입, 조세안분, 경공매 대행, 전세대출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최우선변제 확대라는 여섯 가지 안을 제안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하던 정부도 결국에는 여섯 가지 제안을 하나하나씩, 또 어떤 경우에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모두 수용했습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핵심대책인 최우선변제금 지원 방안이 제대로 수용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이 가장 주력한 것은 피해자 중에서도 가장 절박한 분들, 한 푼도 못 건지고 대출 상환 압박까지 받고 계신 분들을 위한 대책이었습니다. 네 번째 희생자도 무리한 대출 상환 압박에 시달리다 돌아가셨습니다.
저희는 이런 분들을 위해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하나는 전세대출로 발생한 채무의 조정과 신용회복, 그리고 다른 하나는 최우선변제금 지원이었습니다.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다른 대안을 마련해왔습니다.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위변제를 먼저 하고, 피해자는 20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또한 이와 관련해서 20년 동안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저희가 제안한 안보다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정부가 일정 정도 의미있는 대안을 가져왔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최우선변제금 지원의 경우, 정부는 무이자 대출을 제시했습니다. 이미 대출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데 다시 대출을 받으라는 정부의 대안을, 피해자들로서는 수용하기 힘드실 것입니다. 저 또한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절박한 피해자의 손을 끝내 잡아주지 않은 미흡하고 인색한 특별법입니다.
다만, 최우선변제금 적용시 근저당 시점이 아니라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 더불어 전세사기를 긴급복지지원 대상으로 포함하고 기준을 완화하여 생계비와 의료주거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안을 가져온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외에 피해자 확대와 관련해서는 이중계약과 신탁사기 등은 수용되었지만 입주전사기는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보증금 5억원 이상인 분들도 배제되었습니다. 대신에 이분들이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대출 및 법률 지원 등은 최대한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되었다는 말씀드립니다.
또한 법의 유효기간을 2년보다 늘려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 있었으나, 이는 6개월마다 국토부 장관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법안 적용 실태를 보고하여 연장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법안의 부대의견으로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특별법 논의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가장 큰 원인은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에 인식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세사기가 정책실패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문제해결의 핵심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는 정책실패의 결과입니다. 역대정부의 대출과 보증, 그리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는 무자본갭투기를 확산했고, 임대차 시장을 사기꾼들의 놀이터로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깡통전세 확산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후속논의들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가 계속해서 걸림돌이 될까 염려가 됩니다.
저와 정의당은 작년 10월 광범위한 깡통전세를 예고하며, 1월에 깡통전세 예방을 위한 7대 입법을 발의하는 등 선제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정부 대책을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사기꾼 잡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제대로 된 대책마련을 하지 않다가 네 분의 희생자가 발생하고서야 늑장대응에 나선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대책 마련은 이제 시작입니다. 오늘 특별법을 계속 수정보완하고, 깡통전세 예방 및 근절 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임차인에게 불리하지 않은 임대차 시장을 조성하고, 나아가 무주택 세입자를 위한 주거정책을 만들기 위해서, 저와 정의당은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2023년 5월 22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