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건설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획분신으로 몰아가는 것이
국토교통부 장관이 할 일인가?
□ 오늘(17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SNS에서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열사의 죽음이 노조간부에 의해 기획방조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원 장관은 전날 보도된 <조선일보>의 기사를 근거로 들었다.
□ 그러나 뒤이어 나온 반복 보도에 따르면,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조선일보> 기자가 경찰에 취재를 하거나 연락을 한 바가 없으며 이를 자살방조로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아무 근거 없이 악의적인 왜곡허위보도를 하는 <조선일보>도 문제이지만, 검증도 없이 왜곡허위보도에 편승해서 노동자의 죽음을 기획자살로 몰고가는 국토부 장관이 더 문제이다. 한 나라의 장관으로서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신뢰와 책임감을 전혀 찾을 수 없는 태도이다.
□ 게다가 원희룡 장관은 고 양회동 열사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국토부는 지난 2월부터 건설노동자를 폭력배로 몰아가는 건폭몰이를 하며, 건설협회 등에 노동자를 상대로 한 경찰 고발을 독촉했다. 그 결과 무고한 노동자들이 경찰 조사에 불려갔고, 해당 노동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호소했다. 고 양회동 열사도 그러한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원희룡 장관은 고 양회동 열사의 죽음에 대해 보름이 넘도록 사과 한마디 없다가, 어제 나온 왜곡허위보도에는 즉각 반응하며 열사의 죽음을 정치공작으로 매도하고 있다.
□ 원희룡 장관의 태도는 열사와 유가족, 그리고 동료들에게 인간의 도를 넘어서는 상처를 주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희룡 장관은 당장 유가족과 노동조합에 사과해야 한다.
□ 국토부 장관이 할 일은 건설산업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불안정한 고용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이해관계자 중재이다. 마치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이 된 듯 노조와 노동자를 범죄자로 몰고 가는 것은 건설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원희룡 장관이 국토부 장관으로서의 본분을 똑바로 인식하고 처신하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