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깡통전세 기자회견]
최우선 변제·전세대출 채무조정, 깡통전세 특별법에 담겨야 할 마지노선

• 지난 세 차례 국토 법안소위와 네 번째 희생자 발생에도 윤석열 정부 요지부동으로 일관해

• 보증금반환채권 매입 방식 거부한다면‘최우선변제 적용’전세대출 채무조정 지원’은 반드시 특별법에 포함되어야
• 최우선 변제, 최소한의 재산권 보장 위해 임대차계약 시기로 적용시점 변경해 확대적용해야

• 전세대출 채무조정, 타인의 부채로 발생한 개인회생 파산절차인 만큼 불이익·신용기록 남지 않도록 하는 당연한 조치
• 소위 합의 불발시 양당 협의 처리? 상임위 권한 침해 안돼... 정의당 포함 3당 원내대표 협의 처리해야

[심상정 의원 기자회견 전문]

정의당 전세사기-깡통전세 대책특별위원장 국회의원 심상정입니다.

국회 앞에 피해자 대책위와 시민사회 대책위가 함께하는 농성장이 차려진 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농성장에서 24시간 먹고 자고, 아침 저녁으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하느라 피해자 분들의 얼굴이 5월 햇볕에 그을려 갑니다. 그 얼굴이 꼭 속이 타들어 가는 마음인 것만 같아서 송구할 따름입니다.

지난주까지 특별법 논의를 위한 세 번의 국토 법안소위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에 대한 정부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사기는 평등하다"라는 말도 안되는 자세로 요지부동입니다. 국민들의 주거권 보호가 아니라 사기 여부를 따지면서 피해자를 최소화하고, 사회보장 차원에서 필요한 보증금 지원 방안은 무조건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네 번째 희생자의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빌라왕 피해자로 선순위 채권자였지만, 보증금 3억 원 중 80%가 전세대출이었습니다. 우선매수권을 사용해서 경락가 6~70% 수준으로 낙찰을 받아도 대출을 갚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전세대출 채무에 대한 대책도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주장합니다. 제가 발의한 특별법안대로 보증금반환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이고 포괄적인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이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최우선변제 적용'과 '전세대출 채무조정 지원'이라는 두 가지 내용이 반드시 특별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먼저, 최우선변제는 최소한의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현재도 소액보증금을 대상으로 운용되는 제도로, 보증금의 대략 3분의 1 수준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로 인정되고, 우선매수권 등 다른 지원책을 사용해도 보증금을 회수할 수 없다면, 최우선변제 제도를 확대 적용하여 구제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증금이 최우선변제 기준보다 높아도 일괄 적용하고, 적용 시점을 근저당권설정 시기가 아니라 임대차계약 시기로 변경 적용하는 안을 이미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두 번째로, 전세대출 채무 조정은 타인의 부채로 발생한 부당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합니다. 기존의 개인 회생파산 절차를 이용하여 채무를 조정하되, 이후 겪게 되는 불이익, 예를 들어 금융기관의 대출 거부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파산 정보를 신용기록에 남기지 않는 보호조치가 필요합니다. 본인 귀책으로 발생한 파산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필요한 조치입니다.

대출이 없고 우선매수권을 활용할 여력이 있는 분들은 정부 대책으로도 구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도 보증금을 전혀 회수할 수 없거나, 전세대출 부담으로 우선매수권을 사용할 여력이 없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분들이 가장 절박한 피해자들일텐데 이분들에 대한 지원을 빼놓고 갈 수는 없습니다.

오늘 10시에 네번째 국토법안소위가 열립니다. 여기서 최우선변제와 대출채무 조정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양당에 요구합니다. 오늘 소위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양당 원내대표 간의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말이 들려옵니다. 소관 분야의 법안 심사는 상임위의 고유권한입니다. 상임위원 한명 한명이 가진 고유권한입니다. 국회 운영과 관련된 사항이라면 교섭단체인 양당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겠지만, 법안 심사와 논의를 양당 원내대표가 하겠다는 것은 상임위원과 상임위의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양당은 상임위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백번 양보하여 원내대표 간 협의 조정을 한다 해도,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구성에 맞추어서 정의당을 포함한 3당 원내대표의 협의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와서 양당이 적당한 면피용 논의로 도망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국회는 여기 모인 피해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두렵게 여기고,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이라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저와 정의당은 피해자 여러분들 편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