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근절 대책, 고작 이 정도?
핵심은 불법 하도급 근절을 통한 고용 안정,
이를 위한 이해당사자 논의기구 만들자

  □ 오늘(11일) 정부여당이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여당은 지난 2월부터 건설노동자를 폭력배로 몰아가는 건폭몰이를 해왔다. 그 결과 무고한 건설노동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 후속대책을 평하기 전에, 먼저 정부여당은 건설노동자에 대한 무리한 강압수사를 중단하고, 조작 수사 의혹에 대한 진실부터 밝힐 것을 촉구한다.

□ 이번 발표에서 정부여당은 불법행위 단속을 넘어서는 구조적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표준임대차계약서 도입을 통한 타워크레인 임대차계약 구조 개선, 전자카드제와 대금직접지급제 확대, 건설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 도입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작 이 정도 수준의 대책을 내겠다고 이렇게 요란했는지 의문이다. 모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이고, 기본 중의 기본인 대책들이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 집행되기 위해서는 원청, 하청, 임대사 등 사측에 대한 강력한 의무규정과 그에 따른 규제 및 감독이 따라야 가능할텐데 그런 의지와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향후 업계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말은 안 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 건설현장 개선의 핵심은 불안정한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법 하도급을 근절해야 한다. 하청의 재하청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불법 하도급은 한 단계씩 내려갈 때마다 단가 후려치기를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저임금과 불법 고용계약이 판을 치고, 무리한 작업요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월례비와 같은 잘못된 관행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정부여당이 정말로 구조를 개선하겠다면, 엉뚱하게 노동자 토끼몰이 하지 말고, 불법하도급 근절과 정면으로 맞서고 건설현장의 고용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이를 위해서는 결국 건설현장의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건설노동자, 건설노조, 원하청을 포함한 건설업계, 건설기계임대사 그리고 정부가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을 제대로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논의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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