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외, 제51차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3년 5월 8일 (월) 09: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이정미 대표
(끝내 비어버린 반 컵, 과거사 사과는 없이 일본 핵오염수와 군사 대국화 용인만 남았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첫날의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결국 핵오염수 방류 반대라는 말 한마디 못했고, 기시다 총리는 대한민국 국민들 앞에서 오염수 방류를 전제로 “한국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며 호언장담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추가적 조치로 후쿠시마 현장시찰단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이미 수많은 국가의 우려와 불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애써 무시한 결정입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자체 처리 방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걸러지지 않는 핵오염수 정화방식으로 방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IAEA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현실적이라는 중간 평가를 도출해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현장시찰이 과연 어떤 강제적 결정권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벌써부터 7월 방류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모호한 말로 국민들 우롱하지 말고 명확히 입장을 밝히십시오. 현장 둘러보고, 검증절차 밟으면 핵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다는 것입니까.
강제노역 배상안은 논의될 때마다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그 누구도 ‘사죄와 반성’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일본 총리는 대한민국 땅에서 일본 극우보수세력들 심기부터 살폈습니다. 일본 총리로서의 공식 입장도 아니고, 강제징용문제라고도 특정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픈 일이다”라며 모든 식민 지배의 고통을 타자화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함께 장단을 맞추어 “과거사 인식을 어느 일방이 요구할 문제가 아니다”며 변호인을 자처했습니다. 일본 총리가 우리 땅 안에서조차 일본 국민들 심기 살피고 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이 상황을 지켜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1분 1초라도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일본 우파세력들이 자국 내에서 열심히 관동대학살, 강제징용, 식민 지배의 역사를 지워가고 있는 지금, 왜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들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대한민국을 세계 선진국가로 키워낸 우리 국민들이 무엇이 모자라서 이런 굴욕과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것입니까.
이번 협상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한일간 경제협력의 복구는 대한민국 일방의 이익만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간 경제협력에는 반드시 상호이익이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만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남은 결과는 한미 핵협의그룹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한미일 삼각동맹의 길만 닦아놓은 것입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 용인으로 균형외교의 축을 무너뜨리고, 우리의 안보와 평화는 더욱 위험 상황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답이 안 나오는 정권입니다.
절대로 안 됩니다.
시찰 한 번 다녀오고, 일본 정부 설명에 고개나 끄떡이는 요식행위 치른 후에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시민들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핵오염수 방류를 묵인할 수 없습니다.
불법적인 강제징용에 대한 면죄부를 윤석열 대통령 일인이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들의 분노에 도화선을 당길 생각이 아니라면, 정부의 이 무지몽매하고 무책임한 결정을 당장 거둬들이십시오. 참을 수 있는 일도 선이 있는 것입니다.
(평화, 합법 시위을 폭력 진압한 당진서장의 '경폭', 방관한다면 정부도 공범입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범법 수위로 치닫고 있습니다.
당진 현대제철 비정규직 8명의 조합원은 원청 관리자들에게 둘러싸기 전까진 음향 장비도 사용하지 않은 채 조용히 회사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제철 방문이 있던 그 날, 경찰은 재벌 회장을 향한 과잉 충성에 나섰습니다.
2013년에 이미 ‘사내 옥외 집회는 경찰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지만, 최성영 당진서장은 신고 의무가 없는 사내 집회에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를 들어 폭력 진압한 것입니다.
노동조합원들은 미란다 원칙도 고지받지 못한 채 영문도 모르고 끌려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한 명이 병원에 실신하여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 정부가 노동자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 단면입니다.
정부는 즉각 해당 폭력행위의 지휘자인 최성영 당진서장을 파면하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과하십시오.
이번 진압을 주도한 최성영 당진경찰서장은 특히 죄질이 나쁜 사람입니다. 최성영 서장은 이미 평화 시위에 과잉 진압을 행사한 이유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고 ‘대한문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 상습 행위자입니다.
열악한 노동 현장을 바꾸기 위한 정당한 권리를 평화적으로 행사했음에도 대낮에 수갑을 채우고 폭력을 행사하는 악질 경찰은 묵인하면서 노동자들에게는 ‘건폭‘, ’노폭’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정부, 공정과 상식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표어가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최성영 당진서장의 위법 행위에 제대로 된 징계절차를 밟지 않는다면, 현 정부야말로 ‘경폭’ 행위를 두둔하는 공범이 될 것입니다.
■ 이은주 원내대표
('빈 잔'으로 끝난 기시다 총리 답방, '비정상 외교'의 결정판)
남은 반잔을 채울 것이라던 한일외교의 물 잔은 결국 빈 잔으로 끝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답방으로 이뤄진 ‘안방 회담’에서조차 국익을 도둑맞았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분명한 사죄는 말도 꺼내지 못했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미봉에 그쳤습니다. 궤도를 이탈한 ‘비정상 외교’의 결정판입니다.
회담을 하루 앞둔 토요일까지도 정부는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호언장담했지만 이내 식언이 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일제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두루뭉술한 ‘개인적 심정’ 표명에 그쳤습니다. 누구에 대한 아픔인지 주어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기가 막히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황당하리만치 무지한 태도입니다.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로 ‘주어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개인적 심정에 주석까지 붙여가며 ‘진정성 있는 입장’이라 포장한 것입니다.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은 ‘유일한 해결책’이라 쐐기까지 박았습니다. 주권국가의 대통령이라 할 수 없는, 실상 일본 해설사의 모습이었습니다.
국민 건강과 안전도 불완전한 담보에 내맡겼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만큼은 방류 반대 원칙을 확실하게 못 박아야 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을 현지 시찰단으로 파견하기로 한 것은 일면 성과로 보이지만 핵심은 실효적인 검증 활동이 가능한가 입니다. 만일 검증이 불가한 '들러리 시찰단'에 그친다면 오염수 방류에 명분만 쥐어주는 꼴이 될 뿐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의 신념에 안간힘을 다해 세워온 국익 중심의 균형외교 원칙이 백지화됐습니다. 가치 외교를 앞세워 안보협력을 유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한미간 워싱턴선언에 일본이 참여할 길을 열어줬습니다. 미국의 대중 전략에 그대로 올라타 우리 외교 공간은 좁히고, 이에 대항한 북중러가 똘똘 뭉치도록 판을 깔아준 것입니다.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중심 극단적 외교를 끊임없이 지적해왔습니다. 과거사도 국민 안전도 내팽개치고 빈 잔으로 끝낸 한일 정상회담의 최종 수혜자는 미국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외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에 복원했다고 자부하는 셔틀외교가 미국의 대중전략을 완성하는 셔틀버스가 된 것입니다.
우리 외교가 이대로 셔틀버스 노릇을 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G7 정상회의에서의 한미일 정상회담이 미국의 대중전략 완성을 선언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의당은 국익 중심의 균형외교 원칙을 관철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 김창인 청년정의당대표
(투기와 재산은닉이 문제가 아니라는 김남국 의원, 개념 좀 차리십시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0억 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남국 의원은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재산 신고할 의무가 없으니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공직자 윤리에 대한 개념이 없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공직자윤리법 제1조는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겠다는 공직자 재산등록 및 공개의 목적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남국 의원은 국회의원 직무를 수행하면서 재산을 수배나 증식했으며, 심지어 이러한 증식 과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상자산을 활용했습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재산은닉 혐의의 소지가 충분합니다. 더욱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이해관계가 달린 현안에 공적으로 개입했습니다.
게다가 김남국 의원이 보유했던 가상자산인 위믹스는 지난해 상장폐지됐고 시가총액이 3천억이 넘게 줄어들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위믹스에 투자했던 수많은 투자자들이 "매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자 협의체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투자자들의 고통을 발판삼아 사익을 추구한 김남국 의원은, '왜 이준석 전 대표는 괜찮고 자기는 안되냐'며 투자 잘해서 돈 번 것도 문제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옆 집 개 몸에 똥 묻었다 손가락질한다고, 자기 몸에 묻은 똥이 지워지는 건 아닙니다. 김남국 의원도, 이준석 전 대표도 둘 다 잘못했습니다.
가상자산은 투기성 위험자산입니다. 정확한 규제를 통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상자산에 대한 정치의 역할입니다. 공직자 재산 신고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히 필요합니다.
도박에도 뇌물에도 있는 세금을 가상자산에만 유예하자고 하면서, 본인 투자금에만 관심 갖는 것이 정치인의 윤리일 순 없습니다. 김남국 의원은 양심이 있다면 남탓만 하면서 빠져나갈 궁리하지 말고, 가상자산 투기와 재산은닉 정황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 이현정 부대표
(후쿠시마 핵오염수 시찰단, 앞잡이 되어 면죄부 쥐어주는 꼴)
어제 기시다 총리와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와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시기는 23일이라는 이야기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단순히 현장을 둘러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급작스럽게 잡힌 정상회담에 이어 불과 보름 후로 도둑처럼 잡은 현장실사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전을 위해 일본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연대를 이끌어도 모자랄 판에 앞잡이가 되어 면죄부를 만들어주는 쥐어주는 꼴입니다.
엎어진 물을 줏어 담을 수는 없습니다. 오염수 방류는 한 번 시작하면 비가역적입니다. 사전예방의 원칙은 이런 상황에 적용되어야 할 철칙입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에도 도쿄전력이 발전소를 살리겠다는 욕심만 버렸다면 폭발 사고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반성은 커녕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오염수 보관조차 거부하는 행태는 파렴치한 짓입니다.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를 두고 ‘조공’을 바치는 거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팔아먹는 것입니까. 결코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면죄부를 만들어주는 시찰단 파견을 즉각 취소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2023년 5월 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