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원내대표·심상정 의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대책 입법촉구 정의당 결의대회 발언
일시 : 2023년 4월 27일(목) 13:45
장소 : 국회 본관 로텐더홀
■ 이은주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정부 여당의 명분 없는 고집이 국회를 결국 깡통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부 여당만 진작 결단했다면 오늘 바로 처리할 수 있었을 깡통전세 특별법 입법이 무산됐습니다.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깡통전세 재난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떨어진 게 아닙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부가 방조하고 자초한 재난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하나였습니다. 집값이 올라도 대출, 집값이 떨어져도 대출, 빚내서 집사라는 오직 기승전 대출이었습니다. 그렇게 임대사업자들에게는 대출규제 풀어주고, 세제 혜택을 쥐어주면서 투기 열기에 기름을 부어댔습니다. 깡통전세의 책임도,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책임도 전부 정부 여당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 여당이 뒷북 대책도 모자라 야당이 내놓은 특별법에 몽니마저 부리고 있습니다. 공공매입 특별법의 핵심인 보증금채권 매입에 혈세낭비 딱지를 붙여댔습니다. 경매중지와 우선매수권 부여 등 야당의 요구를 하나씩 수용하면서도 핵심 중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증금채권 매입 문제는 도리어 정쟁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공공매입 특별법을 비롯해 야당이 내놓은 깡통전세 대책은 일반적인 부동산 정책이 아닙니다. 죽음까지 내몰린 피해자들을 어떻게 구제하고 지원할 것인지 그야말로 특단의 대책을 논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 여당은 야당에게 정치적 각을 세우고 싶은지는 몰라도 지켜보는 피해자들은 온몸에 피가 마르는 심정입니다. 특별법을 내일 국토위에 상정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결코 성과 삼을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 특별법 처리가 정부 여당 몽니 탓에 무산되었듯이 앞으로의 입법도 정부 여당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 여당이 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피해자들이 올라선 절벽은 더욱 가팔라지고 말 것입니다. 정부 여당이 책임질 방법은 야당의 특별법을 수용하고, 차기 본회의 일정을 조속히 합의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정부 여당이 결단하십시오.
정의당은 국회가 무능한 깡통 국회가 되는 것만은 반드시 막겠습니다. 다음주 초 국토위에서 일괄 타결하겠다는 각오로, 밤을 새어서라도 합의하고 피해자들과 시민들에게 그 결과를 보고드리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원내대표 회동이든 정책위의장 회동이든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가동해 반드시 합의를 이뤄내겠습니다. 깡통전세 재난 종식과 재발방지까지 정의당이 꼭 책임지겠습니다.
■ 심상정 의원
오늘(27일) 정부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지원 특별법을 공개했습니다. 그간 피해자 및 시민사회대책위, 그리고 저와 정의당이 꾸준히 주장해온 경매중단, 임차인 우선매수권 부여, LH 공공매입, 조세채권 안분이 특별법에 포함되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온 중요한 성과입니다.
그러나 정부 법안은 너무나도 모자랍니다. 먼저 지원대상의 규정이 과도하게 까다롭습니다. 정부는 대항력을 갖추고(확정일자, 미 거주시 임차권 등기), 경매 진행 중인 경우, 사기의도가 있는 경우,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도 6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이를 다 만족하는 피해자만 지원하겠다고 합니다. 과연 이를 다 만족하는 피해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특히 경공매가 진행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빌라왕 피해자와 같이 경매를 시도하지도 못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또한 수사개시 등을 통해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어야 한다는 조건은 기준이 애매하기도 하고, 사기 의도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가 됩니다.
피해자 지원이 아니라 피해자 선별에 초점을 맞춘 대책에 피해자들은 다시 한번 피눈물이 납니다. 더불어 지원대상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은 관련 증빙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신속한 피해자 구제를 어렵게 만든다는 문제도 갖고 있습니다.
두번째 한계는 지원대책의 핵심인 보증금반환채권의 매입이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보증금반환채권 매입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낸 법안의 주요내용입니다. 제가 보증금반환채권 매입을 강조하는 이유는, 첫째 이것이 피해자들의 고통의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채권 매입 후 경공매 등을 집단처리하여 빠르게 진행하자는 겁니다.
둘째 소액보증금 변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보증금의 대부분을 상실한 피해자에게 최소한의 지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전자가 빌라왕 피해자들이고, 후자가 미추홀구 피해자들입니다. 다시 말해, 정부의 특별법으로는 빌라왕 피해자도 미추홀구 피해자도 구제하지 못합니다. 정부여당에 요구합니다. 우선, 피해자 요건을 현실가능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경공매가 진행 중이고 사기의도가 판명난 경우라는 조건을 삭제 또는 개선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보증금반환채권매입 방안을 반드시 특별법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름과 방식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제도가 뜻하는 바(경공매 집단처리, 후순위채권 피해자 지원)를 다른 형태로라도 포함해야 합니다. 재난관리법에 따라 미추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규정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소액보증금 우선변제를 확대 적용하여 재난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이 9천만원이라 소액보증금으로 인정 받지 못해 우선변제를 못 받는 경우에도, 보증금 8천500만원에 우선변제 2천800만원이라는 현재 기준을 적용해서 재난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피해자 지원이 혈세 낭비라는 무책임한 주장과, 전세사기가 임대차3법 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중단하십시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들은 정부의 '혈세'이야기에 피가 거꾸로 솟는답니다. 얼마전 부동산 PF 부실로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건설사에 24조원의 대출을 결정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동산 PF 지원 펀드 1조원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위기의 기업도 지원하고, 위기의 금융권도 지원하고, 위기의 건설사도 지원하는데, 왜 정부의 잘못된 주거정책으로 피해를 본 위기의 피해시민들은 지원하면 안됩니까? 그리고 주택자산을 담보로 하는 지원이므로 이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알면서도 혈세낭비라는 딱지를 붙여 무조건 퍼주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입니다.
전세사기 깡통전세를 만든 것은 무분별한 갭투기입니다. 저금리와 대출확대 정책이 바로 갭투기를 조장해서 전세값을 끌어올렸습니다.여기에 엄청난 감세특혜를 제공한 민간임대사업자등록제도가 결합되어 이 민주공화국의 백주대낮에 빌라왕, 아니 빌라괴물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임대차 3법을 전세사기의 희생양 삼으려는 억지주장을 중단해 주십시오.
이번 정부 특별법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런 법으로는 피해자들의 좌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내일과 다음 주 초 있을 국토위에서 심도깊고 열린 토론을 통해 위의 지적한 치명적 한계들이 모두 보완된 특별법이 통과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3년 4월 27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