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얼룩말 ‘세로’를 통해서 본 전시동물 복지 관련 간담회 인사말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얼룩말 ‘세로’를 통해서 본 전시동물 복지 관련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23년 4월 18일 (화) 14:00
장소: 서울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2층 회의실

긴급하게 간담회를 추진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얼룩말 세로가 탈출하고 나서 세간의 관심을 끈지도 27일이 지났습니다. 

언론인이나 정치권에서는 '아기 얼룩말의 귀여운 반항이다', '부모 잃은 얼룩말의 일탈이다', '도시의 자유를 만끽한 세로' 라는 식의 발언으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낭만적으로 소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것이 결코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로가 다시 동물원으로 복귀한 뒤, 당근도 거부하고 벽에 머리를 찧는 등의 행동을 두고, 한 언론에서 '얼룩말 세로가 굉장히 삐졌다'는 표현으로 쓴 걸 봤습니다. 속이 너무 상하고 가슴이 아파서 그날 하루 종일 정말 일이 손에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탈출 전에 타 사육장 동물하고 싸우던 세로가 최근에는 더 많은 여러 가지 이상 행동들을 하고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늘 여기 계신 분들의 이야기와 세로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이것이 울타리를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인지, 그리고 암컷 얼룩말 한 마리를 데리고 온다고 해결될 일인지, 그 또 암컷 한 마리의 얼룩말은 또다시 전시 동물로 가둬져도 된다는 것인지.

이런 현실들을 생각해 볼 때 이런 방식이 근원적인 해결 방법인지에 대해 여러 고민이 듭니다. 

22년도에 환경부에서 실시한 동물원 보유 동물 서식환경 실태조사 자료를 접했습니다. 내용 중 야외 방사장 기준을 4분의 3 이상 충족한 동물원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결과와 전체 동물원 중에 무리 사육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두 곳뿐이라고 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또한 이 동물원에서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순환 보직이나 계약직 등으로 근무를 하시게 되면서 전문성 있는 적정 사육사 인력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다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사육동물의 복지뿐만 아니라 사육사들의 권리도 잘 지켜져야 되는데 이것이 다 부족한 상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원은 아이들이 와서 행복하게 관람하고 돌아가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곳의 동물들과 동물을 관리하는 사육자들이 행복하지 않다면, 동물원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물원 관리 기준을 아주 구체적으로 정하고, 또 그것을 지켜나가는 과정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부, 농림부, 해수부, 이렇게 다 나뉘어져서 관리되고있는 전시 동물 관리 체계를 통합해 일원화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입법 대책도 곧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동물 사육사들의 노동 환경도 바뀌어야 합니다.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나가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노동권 확보의 측면도 정의당이 유의 깊게 지켜보겠습니다.

동물들이 넓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뛰어놀수 있고, 충분한 사육사 인력이 보장되는, 생태를 제대로 지켜나갈 수 있는 그런 동물원 구조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인지,

그리고 과연 전시 동물을 위주로 하는 동물원이 지금 이 사회에서 계속 유지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도 같이 던지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늘 세로도 직접 보고 세로를 비롯한 전시동물들에게 더 좋은 대안을 함께 찾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