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원내대표, 전원위원회(4일차) 토론 전문
존경하는 동료시민여러분.
김영주 위원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오늘까지 4일의 전원위원회는 선배 동료 의원들의 다양한 정견을 경청하고, 정치를 개선하고자 하는 고민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정당 동료의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계기였고, 다양한 정치적 시각을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에서 중심이 되는 제도는 정당과 선거입니다. 정당과 선거제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곧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이며, 민주화라는 것도 결국 시민 스스로 자신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대한 신뢰를 의미합니다.
4년전 우리는 심각한 파장 끝에 현행 제도를 만들었지만, 오늘 다시 개편을 이야기합니다. 시민에게 참 면목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은 민주주의가 아직, 시민의 신뢰 위에 공고하게 서지 못한 현실의 반영입니다.
제도를 통해 정치를 개선하겠다는 착한 의지나, 다른 나라의 제도를 이식해서 정치가 좋아질 거라는 이상주의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선거제도가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결국 우리의 욕망, 지혜, 그리고 실패와 협력 속에서 시민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정치가 다소 진통을 겪더라도, 정치의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의당은 세가지 필요에 의해 현행 선거제도의 개선을 요청합니다.
첫째, 시민과 공동체를 중심에 두고 선거제도를 다뤄야 합니다.
선거제도는 ‘경쟁의 룰’입니다. 경쟁의 주체는 정당이지만, 결정의 주체는 시민입니다. 그동안 선거제도 변경론은 자당의 유불리나 재선 가능성만을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좌초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은 외면되었습니다. 시민의 정치적 의사를 어떻게 선거 결과에 충실히 담아낼 수 있을지, 어떻게 우리 공동체를 통합시킬 수 있을지를 중심에 놓고 제도개선에 나설 것을 요청드립니다.
둘째,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합니다.
의회는 전체 시민을 비례성 있게 대표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동체가 건강하고 정치가 활력있게 전개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의회 구성원의 평균적인 모습은 특정 연령, 세대, 성별, 직군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런 편향과 불비례를 바로 잡는 것이 선거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또, 10% 지지를 받은 정당은 전체의석의 2%만 차지하는 반면, 특정 지역에서 50%대 지지율만으로 의석의 90%를 싹쓸이할 수 있는 선거제도, 그리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비례대표 의석은 고작 15.7%에 불과한,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셋째, 정치 양극화를 극복하고 타협과 상생의 다원적 민주주의가 가능해야 합니다.
오늘날 사회의 갈등구조는 복잡해졌고, 시민의 정치적 이해는 더 다원적이기에, 다원적 정치는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치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양극화 정치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다원적 사회를 닮지 않은 편향적 정치. 이제 끊어냅시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마지막으로 간곡하게 한가지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전원위원회는 20년만에 성사된 것입니다. 지난 국회의 선거제도 변경은 합의에 기초하지 못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컸습니다. 이번 만큼은 반드시 합의된 선거제도를 성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이후 각 당과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민심을 온전히 반영하는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전원위 논의를 이어갈 것을 제안드립니다.
소위를 구성해, 시민을 폭넓게 대의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한, 한뼘이라도 진전된 선거제도 개편이,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배동료의원님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13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