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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류호정 의원, 전원위원회(2일차) 토론 전문


애정하는 시민 여러분,
김영주 부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비례대표 중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류호정입니다. 저는 할당에 할당으로 국회에 왔습니다. 여성이면서 청년이고, 전문직이 아닌 평범한 노동자가 소수정당의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조롱과 멸시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당해야 했습니다. 비례대표와 할당의 제도가 소수자와 약자의 대표를 위해 설계됐고, 그 덕분에 제가 이곳에 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오늘은 국회 전원위원회 2일차입니다. 국회의원 전원이 주요 의안을 가지고 토론하는 오늘의 주제는 ‘선거제도’입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싶은 시민 여러분께 어떻게 해야 잘 전해올릴 수 있을지 늘 고민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힘주어 7분을 써보겠습니다.

저는 오늘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어 ‘비례성 강화’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의원정수 확대’는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비례대표제의 필요성)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제21대 국회에 2030 의원, 요즘 유행하는 ‘MZ’ 의원의 비율은 4%입니다. 저는 지금 본회의장에 있는 대부분 의원과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이 다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살았기에 산업화는 물론, 민주화 세대와 ‘세계관’ 자체가 다릅니다. 세상을 향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같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먹고사는 문제’도 아닌 ‘기후위기’를 실존의 위협으로 여기는 것이 그렇습니다.

평균 연령 만 55세, 80% 이상이 전문직 중산층 남성인 국회에서 평균에서 가장 먼 그야말로 ‘돌연변이’였던 류호정 덕분에 일어난 ‘사건’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시민의 다양한 얼굴을 닮아야 할 국회는 그동안 ‘성공한 아재’만 대표했었습니다. 어두운색 정장에 넥타이 대신 입고 벗고 일하기 편한 ‘원피스’를 입은 의원이 생겼습니다. 일상에서 원피스와 청바지를 즐겨 입는 그 시민 집단을 대표하는 의원이 나타났다고 하면 오버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대기업과 싸울 기회를 얻었습니다. S기업이 기자출입증으로 국회에 드나드는 반칙,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반칙’을 시정했습니다.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으로 일한 적이 없고, 산업 발전의 역군도 아니었으므로 좌우지간 글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일하는 시민의 행복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포괄임금제 금지법안 등 ‘노동권 보장’을 위한 수많은 노동법 개정안을 냈습니다.

여느 30대처럼 문신에 대한 편견이 없으니, 타투 시술을 불법으로 해석하는 대법원이 황당했고, ‘타투 합법화’를 위해 일할 기회도 얻었습니다. 법안을 만들고, 실제 타투를 몸에 새겼습니다. 입법의 성과를 낼 수만 있다면 욕먹을 각오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수정당의 공천을 받아 지역구에 출마했다면, 당선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국가가 정한 ‘여성할당’에 더해 정의당이 정한 ‘청년할당’의 ‘버프’를 받고서야 겨우, 이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비례대표 of 비례대표 국회의원 류호정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비례대표제가 필요한 이유를 아주 조금이라도 설명할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비례성 강화)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정치라는 비즈니스 참으로 공정하지 못합니다. ‘비례성 강화’라는 어려운 말은 “받은 만큼 나눠주자”라는 ‘정의의 정의’입니다. “각 정당이 받은 표만큼 의석을 배분받자”라는 ‘상식 중의 상식’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어떤 시장이 있습니다. 그 시장에는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이 둘 뿐입니다. 3등, 4등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1등과 2등이 ‘담합’합니다. 가격은 맞추고, 서비스 경쟁만 하는 식으로 공생합니다.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소비자의 불만족은 높아집니다.

우리 정치라는 시장이 그렇습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언제나 90% 가까운 의석을 나눠 가집니다. 둘이서 정권을 잡으면 집권당이고, 뺏겨도 제1야당이 되는 제도를 만들고, 가득 누렸습니다. 저쪽 시장에는 법을 만들어 독과점을 규제하면서, 정치 시장에는 독과점을 강화해왔습니다. 당연히 정책의 질은 떨어지고, 유권자의 불만족은 높아집니다.

정치인들의 공천 경쟁만 있고, 정당 간의 정책 경쟁이 없습니다. 그러니 모든 정당이 ‘경쟁력’이 없습니다. 극단의 포퓰리즘 기득권 정치,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참호에 들어가 우리 편끼리 똘똘 뭉치는 정치는 그렇게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더 타락할지 모릅니다.

화면을 봐주십시오.

제20대, 제21대 국회의 실제 의석 배분과,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의 차이입니다. 국민의 명령은 오른쪽인데, 현실은 왼쪽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주권자는 이미 ‘다당제’를 명령했습니다. 정국의 주도권은 1당과 2당이 갖되, 3당과 4당이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고, 다자간 ‘경쟁’하라 명령했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저는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제도’가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찍은대로 국회가 구성되지 않아서 정치를 외면하고 계시지 않으신지요. 지들 멋대로 일하는 국회를 혐오하고 계시지 않으신지요. 우리 선거제도가 낳은 악순환이 명백합니다.

이걸 정상화하자는 게 ‘비례성 강화’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계산이 어렵다는 반론에 재반론합니다. 아주 쉽습니다. 원칙은 ‘국민이 찍은 표만큼 의석을 나누는’ 것입니다. 40%를 받은 정당은 300 곱하기 0.4를, 10%를 받은 정당은 300 곱하기 0.1을 해서 의석을 받는 계산입니다.

(의원정수 확대)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필연적으로 ‘비례대표정수 확대’를 요구합니다. 비례대표를 늘리려면 지역구를 줄여야 합니다. 1당과 2당의 기득권이 그럴 수는 없답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의원정수 확대’이고, 의원 세비 감액입니다. 정의당의 지역구 240, 비례대표 120 제안은 그렇게 나왔습니다.

국민의 정치 불신에 기대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다선’ 의원님들께 한 말씀 올립니다. ‘포퓰리즘’이라는 어려운 말로 비판하지 않겠습니다. 국회의원이 쓸모없다는 국민 정서 앞에 당당히 설 수 없는 본인의 쓸모를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의원정수 확대로 개별 의원의 권력을 줄이고, 시민의 이익에 복무하는 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하는 건, 본인이 일하지 않고, 놀았던 탓입니다. 다음번엔 출마하지 마십시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어제 토론했던 심상정 의원의 말을 잇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꼭 정의당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의당의 의석이 늘어나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회가 공정한 룰에 의해 구성되고, 모든 정당이 국민을 행복하게 할 좋은 정책으로 경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조금만, 더 살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11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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