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원내대표, 낙태죄 폐지 입법촉구 기자회견 


일시 : 2023년 4월 11일(화) 11:40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한지 4년이 되었고, 낙태죄가 폐지된 지 2년이 더 경과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입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신중단이 범죄는 아니게 되었지만,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 행위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관련 법의 공백은 여성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임신중단 수술비용이 천차만별임은 물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한 병·의원이 어디인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상담을 받을 곳도, 정보를 얻을 곳도마땅치 않습니다. 안전한 임신중단을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임신중단에 대한 건강보험적용, 약물도입, 표준적인 진료기준마련, 의료의 질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피임부터 임신중단, 임신의 유지, 출산과 양육에 있어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은 사회계층간 불평등을 야기합니다.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공적 체계 안에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아 지난 2020년 현행 <모자보건법>을 모자의 보건을 관리하는 법에서 임산부 등의 권리를 보장하고 지원을 강화하는법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임신ㆍ출산등과양육에관한권리보장및지원법>으로 변경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 바있습니다. 

정의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이 법안은, ▲현행「모자보건법」의 인공임신
중절수술 허용한계규정을 삭제하여 허용주수나 사유제한 없이 충분한 정보제공과 지원을 통해 임산부의 판단과 결정으로 임신중단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상담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로써 제공되도록 했습니다. 

▲안전한 임신중단을 위한 표준적인 진료기준마련과 의료의 질관리, 의료기관에 관한 정보제공이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나아가 인공임신중단의 경우에도 유산·사산에 준하는 휴가를 주도록 하여 여성노동자의 건강권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개정안도 함께 발의한 바 있습니다. 이 법안도 함께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회도, 판결도 진전했는데 법안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임신 및 임신중단, 출산과 양육의 전 과정에서 권리를 보장받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안전한 임신중단과 여성 건강권 보장이 공적 체계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입법·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다른 정당들도 논의에책임있게 임할 것을 촉구합니다. 21대 국회가 매듭지어야 할 중요한 책무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장혜영 의원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4년 전 오늘 헌법재판소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10조에 근거하여 형법상의 임신 전 기간의 자기낙태죄 조항이 위헌임을 선언했습니다. 

다만 헌재는 사법부로서 입법부의 입법형성권을 존중하여 2020년 12월 31일이라는 입법 시한을 제시하여 법적 공백을 새롭게 권리의 언어로 채워야 할 책임을 국회에 일깨웠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갖은 노력으로 낙태죄 폐지 판결을 이끌어낸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사법부가 제시한 입법 시한을 훌쩍 넘겨 지금껏 대체 입법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정의당을 포함한 여러 정당들이 권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법안들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심의되지 못했습니다. 국회가 법안의 무덤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헌재는 자기결정권이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며, 이는 평등의 원칙 하에 남녀 구별 없이 여성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국회는 여성의 존엄성을 지키는 입법을 유예할 그 어떤 핑계도 댈 수 없습니다. 4년 전 오늘 헌재의 판결을 되새기며 국회는 4월 임시국회에서부터라도 낙태죄 폐지 후 보완 입법에 대한 논의를 책임 있게 개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국회의 직무유기 뒤에 숨어서 덩달아 직무유기 중인 정부에도 촉구합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망발을 지금 당장 멈추고 임신 중지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고 안전한 임신 중지를 위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하는 일에 앞장서십시오. 여성의 존엄 없는 저출생 대책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안전한 임신 중지와 권리에 대한 관점을 정부의 정책에 근본적으로 반영하십시오. 

저와 정의당은 21대 국회가 낙태죄 폐지 보완 입법이라는 밀린 숙제를 반드시 늦게나마 완수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배복주 전 부대표 

2019년4월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의 낙태죄를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고, 오늘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지 4년이 되는 날입니다. 헌재는 낙태죄 폐지에 따른 대체입법을 2020년12월31일까지 국회가 마련하도록 했으나 발의된 법안은 여전히 논의조차 되지 않고 계류된 상태로 잠들어 있습니다.
사실상 낙태죄가 비범죄화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정부는 대체입법이 없다는 이유로 제도나 정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는 입법을 미루고 있고 정부는 국회를 핑계삼고 있는 동안 임신중지를 해야만 하는 여성들은 공적인 정보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위험한 상황에 처 해 있습니다. 

포괄적 성교육, 평등한 성관계, 안전한 임신, 임신중지, 출산, 국가책임의 양육환경은 여성을 비롯해 모든 시민의 성.재생산권, 건강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정책 방향입니다. 국가는 여성이 어떤 상황과 사유에 따라 임신 및 임신중지를 선택하고 결정한다면, 그 결정에 따른 공적 정보 제공과 의료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즉시 마련해야 합니다. 

시급하게는 WHO(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으로 등재되어 있는 미프진(유산유도제)을 국내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 및 도입해야 합니다. 지난해 현대약품은 미프진 수입허가 요청을 했지만 식약처의 보완요구로 자진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는 임신중지를 원하는 여성이 위험을 감수하고 개인적으로 해외사이트를 통해 구매하게 되고, 이에 따른 추가적 비용 부담 및 부작용으로 고통을 받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정부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정책의 위기를 말하지만 결국 여성의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몫으로만 남게 하는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이 홀로 감당하고 자책하고 사회적 편견을 감수하게 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고립되고 배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이 시민주체로서 공동체에서 성,재생산권,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서로 핑계되고 미루지 말고 서둘러 입법과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 기자회견문 

낙태죄 폐지 입법촉구 기자회견 
낙태죄 헌법 불합치 4년, 국회는 임신중지권을 여성의 건강권으로서 보장하라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고, 2020년 12월 31일 개정 입법 시한도 지나 대한민국에서 임신중지는 더 이상 범죄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4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여성들에게 안전한 임신중지는 요원한 일입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어떤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행 보건의료체계가 임신중지를 결정한 여성들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임신중단 수술 비용은 ‘부르는 게 값’ 이며 유산 유도제는 여전히 불법적인 통로를 통해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신중지 방법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죄는 아니되, 여전히 임신중지는 숨겨야 할 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낙태를 죄로 처벌하고 여성을 낙인 찍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저물었습니다. 이제는 원할 때 임신하고 원치 않을 때 임신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법은 아직도 낙태죄가 존재하던 2019년 4월 11일 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정의당은 원내정당 중 유일하게 당론으로서 ‘낙태죄 폐지 3법’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허용 주수나 사유 제한 없이 임산부의 판단과 결정으로 임신 중지를 가능하게 하며, 인공임신중단의 경우에도 유산, 사산에 준하는 휴가를 보장하도록 하는 ‘모자보건법’, ‘근로기준법’ 개정안입니다. 하지만 이는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여성의 판단과 결정으로 임신을 중지할 권리가 헌법으로서 보장되어야만 하는 중요한 권리라는 것을 헌법재판소가 인정했지만, 정작 국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임신중단 건강보험 적용, 유산유도제 도입 등을 통해 공적 보건의료 체계 하에서 여성의 임신중단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겠습니다. 양당도 헌법이 보장한 임신중지권이 보장될 수 있는 법적 체계를 만드는데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국회가 임신중지권을 여성의 건강권으로서 보장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3.04.11.
정의당 이은주 국회의원, 장혜영 국회의원, 정의당 여성위원회   


2023년 4월 11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