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원내대표·심상정 의원,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 대한 증언과 대안 토론회 인사말
일시 : 2023년 4월 6일(목) 10:3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이은주 원내대표
반갑습니다.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오늘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 대한 증언과 대안 토론회’를 주최해주신 심상정 의원님, 그리고 토론을 맡아주신 경실련과 국토부, LH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엇보다 오늘 산업단지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세종과 청주, 아산에서 올라오신 성낙일 사무차장님과 박관서·임장빈 위원장님, 이석훈 회장님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달 정부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공모를 시작한 뒤로 산업단지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대전시, 또 후보에서 탈락하자 재신청한 울산시 등 정부의 산업단지 지정 향방이 지자체의 최우선 현안입니다. 정치, 경제 할 것 없이 모든 사회 자원이 수도권으로 초집중된 한국사회에서 산업단지는 지역이 미래 먹거리를 담보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수단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역주민들의 미래를 갉아먹고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토지 강제수용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세종과 충북 청주, 충남 아산의 산업단지 조성이 바로 그렇습니다.
값싼 농지를 헐값에 사들여 추진하는 현재의 산업단지 조성 추진은 농지를 일구고 있는 주민들의 생업은 빼앗고 개발이익을 누릴 입주기업들의 배만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 세종시는 전국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때 유일하게 반등했습니다. 산업단지 조성 계획만으로도 부동산 가격이 뛴다면 착공 이후에는 얼마나 더 폭등할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주민들은 생업을 이어나갈 농지도, 삶의 터전도 송두리째 뺴앗기게 되는 것입니다.
지역의 미래 먹거리는 입주기업이 아닌 주민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어야 합니다. 특히나 부동산 개발비리가 판을 치는 지금 개발특수를 노린 개발은 반드시 규제되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오늘 와주신 당사자 주민 여러분들의 사례를 점검하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주민들의 의견은 패싱하고 기업의 이해타산만을 앞세우는 일방통행식 행정에 대해서도 대책을 만들겠습니다. 주민 생존권을 우선으로 한 산업단지 조성과 개발 규제 대책을 수립해 국회 입법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모쪼록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당국 참석자들도 애써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심상정 의원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 의원입니다.
오늘 증언대회와 토론회 참석을 위해 청주에서, 세종에서, 아산에서 국회까지 먼 길 와주신 주민 여러분 환영합니다. 그리고 주민 여러분을 대표해서 산업단지 조성의 문제점과 실태를 증언해 주실 세종대책위 성낙일 위원장님과 청주 이석훈 회장님, 임장빈 아산 위원장님께도 환영 인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 주시고 발제까지 맡아주신 이혁재 정의당 세종시당 위원장님을 비롯하여 어려운 토론 자리에 참석해 주신 경실련 오세형 부장님과 국토부, 충청남도, 청주시, LH의 공직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국가 주도의 산업입지 정책을 펴오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산업단지를 신속하게 조성하여, 기업에 저렴한 부지를 신속하게 공급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제조업 강국, 경제 선진국에 빠르게 도달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 정책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22년 말 현재 전국적으로 1,274개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가동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의 당당한 한 축을 담당하는 대한민국의 공장입니다.
산업단지는 2001년 이후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2년간 산업단지는 499개에서 1,276개로 777개가 증가하였습니다. 매년 35.3개가 증가한 셈입니다. 정부는 지난 3월 15일에도 15개의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장을 조성하는 과정에 사람이, 주민이 빠져 있습니다. 산업단지 조성이 과연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생산시설 신규 증설 필요성에 따른 것인지, 또 다른 개발사업은 아닌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고 문제점이 있다면 대안에 대해 숙고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몇가지는 국민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지정단계부터 주민 의견 수렴과 동의 절차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개발 시대의 효율성과 속도전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목적과 개발의 용이성으로 부지는 대부분 농지와 임야가 선택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곳은 주민들이 대대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삶의 터전이라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삶과 생계의 터전이 산업단지로 지정되고 강제 수용되어 내쫓기고 있습니다. 보상은 충분하지 않고 투기로 인해 땅값이 올라 생활권 인근에 생계 터전을 마련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 신규 조성의 전략과 기준의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신규단지 조성의 필요성과 규모의 적정성, 특성화 방안 등에 대한 면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신규 조성은 우리의 산업구조와 세계시장에서의 위치에 대한 고려에서 숙고를 거쳐 신중히 결정되어야 합니다.
현재 산업단지 전체 가동률은 73.9%밖에 되지 않고, 최근 5년간 휴폐업 기업 수도 2천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산업구조 전환과정에서 활력과 경쟁력이 떨어진 단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규 조성이 아닌 기존 단지를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추어 리모델링하고 재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단지 조성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합니다. 현재의 방식은 국가 산업단지 조성의 근본적인 취지와 목적을 벗어나 왜곡될 위험이 있습니다.
저렴한 부지 공급을 위해 배후 택지와 상업시설 개발과 분양 등을 병행하는 교차보전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산업단지 조성의 본래 목적을 벗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적정 규모가 아니라 산업적 필요 이상으로 조성되고 나중에 분양되지 않으면 다른 용도로 전환되어 부동산 투기의 재료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주민의 삶터와 소중한 농지의 훼손, 환경 생태적 자원을 훼손하고서 산업단지를 조성했다면 목적에 부합하도록 철저히 관리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주신 여러분들의 귀한 의견이 산업단지 조성 원칙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위한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국민적 의견을 모으는 더 큰 공론화의 자리로 이어지길 바라며 저도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겠다는 점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4월 6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