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원내대표 외, 의원총회 모두발언


일시 : 2023년 4월 4일(화) 09:3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이은주 원내대표

( '노동약자' 보호하겠다는 윤 대통령 약속이 허언이 아니라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차별하는 근기법 시행령 폐지해야 )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호언이 실상은 허언에 가깝다는 것이 점차 입증되고 있습니다. 주69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소통’을 통해 보완하라고 지시했지만, 입법 예고 만료를 2주 앞둔 오늘까지도 새로고침 노조 이외에 다른 노동조합을 만났다는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입법은 경영계 입맛대로, 소통은 대통령 입맛대로 하는 ‘선택적 소통’에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주69시간제에 대해 정부가 내릴 판단은 ‘폐기’ 하나밖에 없습니다. 최근 직장갑질119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로 초과근무를 하고 있고, 이중 58.7%가 초과근로수당도 받지 못하고 공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극명한 것은 이들 노동자 73.6%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이거나 62%가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지 않은 노동자라는 사실입니다. 
노동약자 보호하겠다더니 정작 한 것이라고는 주69시간제로 노동계 갈라치기, 노조 때리기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조차도 새로고침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습니다. 이제 입법 예고 만료까지 남은 2주는 주69시간제 폐기로 가는 수순이 될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주69시간제 고집을 버리고 ‘노동약자’를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기 바랍니다. 그것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차별을 나열한 근로기준법 11조 시행령을 폐지하는 것입니다. 

별표로 관리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연차수당과 대체휴일, 직장내 괴롭힘 금지 등 마땅히 보장 돼야 할 노동기본권으로부터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11조 시행령 존재 자체가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에 대한 명백한 억압이자 규제입니다. 

주69시간제 논란에 정부는 황급히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겠다고 나섰지만 연차수당도 받지 못하고 공짜 노동하고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는 하던 대로 공짜 노동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정부가 확대하겠다는 신정일과 석가탄신일, 현충일, 성탄절 대체휴일도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호언이 허언이 아니라면, 정부는 근로기준법 11조와 93조 및 52시간제 적용을 예외를 둔 부칙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일하는 시민 기본법>을 다음 주 국회에 제출해 입법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일하는 시민이라면 고용의 형태와 직종, 사업장 규모에 상관없이 일한 만큼 대우받을 권리, 쉴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완전 보장하겠습니다. 

정치는 몇 마디 조어와 정치적 레토릭이 아닌 입법을 통한 실천의 영역입니다. 민생119를 자처한 집권여당 국민의힘도 분명한 입법과 정책으로 의지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청원’ 5만명 달성, 이제는 국회의 시간입니다. )

어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마침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성립요건을 달성했습니다. 함께 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연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독립적인 수사기구 설치를 통해 참사 전반의 사실 관계, 그리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한편,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피해자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오늘로 참사로부터 158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온전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그리고 제대로 된 피해자 지원이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특수본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절반의 성과만을 낸 채 종료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특별법 제정은 필수불가결합니다.

앞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청원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로 회부되어 본격적인 심사 절차를 밟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입니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이 더 이상 미완의 과제로 남지 않도록 국회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에 지체 없이 나서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본 청원의 소개의원이자 지난 국조특위에서 진실규명을 촉구한 의원으로서, 지난 11일 간 시민 여러분이 전해주신 연대의 뜻을 이어받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신속히 발의되고 차질없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세수부족 관련 ) (서면)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2월 누적 국세수입은 54.2조원으로 전년대비 15.7조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10년을 살펴보면, 같은기간에 국세수입이 감소한 해는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감소 폭도 각각 0.8조원과 2.4조원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 입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세수입이 반등할 계기가 많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자산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고, 수출은 6개월째 마이너스 입니다. 경기가 반등해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지난해 사이좋게 통과시킨 집부자 줄감세와 연말에 기습처리한 대규모 감세  법안들 그리고 얼마 전 통과된 반도체법까지 감안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세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표를 의식해 서로 손잡고, 정부가 이에 편승하면서 벌어진 대규모 감세 정책의 영수증이 마침내 우리 앞에 날아들고 있는 셈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일각에서는 세수가 부족하니 재정준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 입니다. 집부자와 재벌한테 세금 덜 걷어 놓고, 서민들에게 허리띠 졸라메라는 것입니까. 게다가, 지금 지출을 줄이면 경기침체는 무슨 수로 극복하겠다는 말입니까.

세금문제야 말로 정치의 본령에 가깝습니다. 당장 표를 얻자는 이유로, 또 겉으로 경제와 산업을 위하는 척하기 위해 감세를 남발하는 것은 공동체 전체의 미래를 염두에도 두지 않은 나쁜 정치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나쁜 정치의 악순환을 끊겠습니다. 우선, 부자들 세금 깎아주고 서민들 허리띠 졸라메자는 재정준칙 부터 막아내겠습니다. 더 나아가 경기침체와 불평등, 그리고 기후위기 앞에서 국가 재정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배진교 의원

(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구속 관련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 문건을 작성하고, 상부에 보고한 장본인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구속됐습니다. 정권교체 후 입국한 배경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많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조현천이 작성한 계엄 문건은 한마디로 매우 치밀한 쿠데타 계획, 내란 계획 문건입니다. 문건은 군이 할 수 있는 모든 비상대응에 대해 법적 검토는 물론, 과거 독재정권의 사례까지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전국 비상계엄 선포가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라며, 분명한 결론을 내리고 있고, 실제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이 문건은 이론의 여지 없이 누군가에게 보고하기 위한 문서로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고, 보고 대상에게 ‘건의’한다는 표현이 수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5년 넘게 도피를 이어가던 중, 국내에서 사건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자진 귀국하였고, 공항에서 체포를 앞둔 상황에도, 카메라 앞에서 웃음과 농담까지 던지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최소한 그가 죗값을 싸게 치를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는 방증이며, 민주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죄를 저지른 이의 태도로는 상상할 수 없는, 오만방자함 그 자체입니다. 이 파렴치한 범죄자와 일당에게 법의 강력한 철퇴를 가해야 합니다.

저는 이 사건을 똑똑히 지켜볼 것입니다. 검찰은, ‘계엄 문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물론, 그의 도피로 인해 5년 넘게 수사가 중단된 김기춘과 황교안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응당한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대통령실 대일, 대북 외교 관련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이 곧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선언한다는 코미디 같은 뉴스를 보셨습니까? 당연히 우리 땅이고, 일본 외에는 딱히 관심도 없으며, 미국도 얼른 아무나 이기라는 식으로 관망만 하는 독도 문제를 공공연히 국제 분쟁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건 경험 부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 미달의 문제입니다. 일본으로 직접 찾아가서 ‘강제징용 대법 판결’이라는 카드를 무상 나눔하고 돌아온 뒤, 스스로 판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느라 천지 분간을 못 하는 꼴입니다.

또,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안 하면 되는 일을 괜히 들쑤셔 놓는 통에, 안 해도 될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대일 외교는 더 경직될 것입니다.

이렇게 일본에는 쩔쩔매는 콩트를 보는 것 같다면, 반대로 북한에는 센 척하는 콩트를 보는 것 같습니다.

“통일부는 앞으로 북한 퍼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이 핵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하라.”

저는 이 뉴스를 보고, 제가 몰랐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회자되는 줄만 알았습니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로 북한과 관계가 완전히 끊겼는데, 대체 무슨 퍼주기를 중단하라는 것이며, 북한이 우리에게 무슨 돈을 구걸했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런 뉴스를 접하는 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일본에는 북한에 하는 것의 반만 강경해 보시고, 북한에는 일본에 하는 것의 반만 너그러워 보십시오. 지금보다 절반은 나아질 것입니다.

( 중대재해처벌법 1호 경영책임자 기소 사건 관련 )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경영책임자가 기소된 첫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사건은 지난해 초, 삼표산업 양주 석산에서 석재 채취를 위해 천공 작업을 하던 직원 3명이 갑작스레 무너진 토사에 깔려 사망한 사건입니다. 삼표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하부부터 채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사건 전에도 토사 붕괴 등의 징후가 있었지만, 작업을 강행했고, 사건 후에도 은폐를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이미 언론을 통해 전해진 바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이를 두고 “법의 의무주체를 확대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마디로 ‘억지 주장’입니다.

정도원 회장은 채석사업에 30년 종사한 전문가로서, 위험을 예견했으면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 위험한 작업 방식을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했음이, 검찰의 기소 의견에 명백히 드러나 있습니다.

기소에 1년 3개월이나 걸렸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의 사건이며, 사건 자체는 물론, 사건 은폐 시도에서도 실질적 결정권자였던 정도원 회장을 기소함이, 당연하고도, 정의로운 일입니다.

이번 ‘1호 사례’를 계기로 중대재해의 실질적 감소와 안전한 일터 환경 조성을 이룰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 보완과 실질적 집행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 심상정 의원 (서면)

어제 대정부 질문 첫날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한덕수 총리와 여당 의원들은 피해 당사자들이 평생을 쏟아 쟁취한 사법적 권리를 ‘커다란 돌덩이’로 치부하며 정권 엄호에만 급급했습니다. 정작 윤석열 정부가 과거사를 황급히 매듭짓고 나아가고자 하는 한반도 미래 구상은 실종됐습니다.윤석열대통령이 일본에 손을 내밀어 얻으려고 하는 국익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먼저, 이번 한일회담을 계기로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강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ACSA는 지난 2010년 일본이 제안했으나,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주변 해역 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보류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한일간에 ACSA가 체결되지 못한 결정적 이유는 일본 정부가 북한지역에 대한 한국의 영토고권(領土高權)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유효 지배 영향이 미치는 영역은 휴전선 이남”이라는 2015년 10월 나카타니 일본 방위상의 발언으로,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반하는 ACSA를 체결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ACSA의 체결 강행이 전망되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안보정책 담당자의 생각에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다 말했습니다. 또한 현재 대통령실의 안보 방향키를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ACSA 체결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ACSA의 다음 단계로 한·일 방위협정, 나아가 한·미·일이 주축이되는 동북아판 나토로 이어질 것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한·미·일 군사동맹 가능성과 MD 편입 가능성을 부정하긴 했습니다만, 말과는 다른 행동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8일 요미우리 신문은 미국의 주도하에 새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 창설 타진을 보도한 바 있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리는 미래가 MD통합체제로의 편입과 동북아판 나토체제라면, 유사시 한반도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유사시 대한민국 국군도 대만으로 파병갈 수 있음을 반드시 상기해야 합니다. 트럼프 시대 미국은 우리에게 방위비를 요구했지만, 바이든 시대가 구상 중인 동북아 나토체제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피를 요구할지 모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외교안보 전략은 미중 신냉전의 도래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전략은 오히려 미중 대결을 재촉하며 대한민국을 협곡의 한복판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명운과 한반도의 미래가 달린 문제를 대통령 1인의 독단에 내맡길 수는 없습니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까지 견인해온 대한민국의 외교통상전략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었습니다. 국가대전략의 변경은 반드시 국회의 숙의와 비준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국회가 이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2023년 4월 4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