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의원 추가경정예산안 반대토론문
- 일시 및 장소 : 2013년 5월 7일(화) 19:20, 국회 본회의장
○ 박원석 의원 반대토론 전문
존경하는 강창희 국회의장님, 선배동료 의원여러분,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입니다.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위해 나왔습니다.
모든 의원님들이 아시다시피 이번 추경의 대부분은 정부의 엉터리 경기예측에 의한 세입결손분을 메우기 위한 예산입니다. 예산이 확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4%였던 성장률은 2.3%로 거의 절반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로 인해 12조원의 세입예산이 구멍이 났는데도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적자국채로 메우려한다는 점에서 이번 추경안은 무책임의 극치입니다. 추경편성 전에 정부가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합니다.
현재의 추경안은 추경편성의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현행 국가재정법 89조에는 경기침체 등 국내외 중대한 여건변화가 발생했을 때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5~3% 내외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이 경기전망을 두고 경기침체, 혹은 중대한 여건변화로 보기는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밀어붙이다시피 추경편성을 강행하는 것은 세입결손을 메우기 위한 추경의 본래 목적을 조금이나마 희석시키고, 정권출범 초기 빚잔치를 해서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정치적 목적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목적의 추경편성이 전례가 되어 향후에도 관례적으로 추경이 되풀이 될 수 있고 그 결과는 나라살림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정부는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 일자리창출”을 추경편성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추경 예산안에 대한 심의결과를 보면 K-9자주포와 같은 무기도입 예산이 수백억 포함되어 있는 반면 무상보육이나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예산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지자체의 심각한 재정난으로 중단위기에 처해있는 영유아 보육예산은 한 푼도 증액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K-9도입이 민생안정과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서민들이 가장 바라는 보육예산은 한 푼도 증액하지 않는 예산을 어떻게 민생예산이라 칭할수 있단 말입니까? 심지어 그나마 정부가 제출한 추경원안에 포함된 일자리 예산 중 사회공헌일자리지원, 글로벌취업지원, 중소기업청년인턴제사업은 예결위 심위 과정에서 186억 전액이 삭감되었습니다. 이번 추경안이 처음부터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만약 이런 예산안을 민생예산이라는 이름으로 통과시키는 순간 이는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국회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아울러 가습기 피해자 국민에 대한 대책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도 매우 유감입니다. 국회는 지난 4월 29일 본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해당 결의안에 따라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에서는 피해자 구제대책을 위해 예산 50억 원을 증액 편성했습니다. 111명의 국민이 죽음을 맞이한 비극적인 사건이자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환경재난사건인 만큼 결의안 통과와 관련 예산 반영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최종 추경안에는 환노위에서 증액한 50억 원 전액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결의안에는 분명 정부로 하여금 피해자 구제방안과 관련 예산집행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고, 국가재정법 89조에 따르면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여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하는 경우”에는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국회를 통과한 결의안은 법률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는 점에서 가습기 피해자 구체대책예산은 반영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데도 상임위 예산증액안을 전액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선배 동료 의원여러분, 이번 추경안은 무책임 추경, 반민생 추경, 빚더미 추경에 다름 아닙니다. 아무쪼록 정부의 무책임한 추경편성에 경종을 울리고,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은 물론 서민 실생활에 필요한 진짜 추경안을 다시 마련할 있도록 선배동료 의원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2013년 5월 7일
진보정의당 국회의원 박 원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