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영국정부인사 발언조작 해명 촉구 장혜영의원 기자회견

▣ 개요

* 일시 : 3월 8일(수) 오전 10시 20분

* 장소 : 국회 소통관

* 주최 : 정의당 장혜영 의원

▣ 기획재정부의 영국정부인사 발언조작 해명 촉구 장혜영의원 기자회견 장혜영 의원 발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기획재정부가 영국 정부 인사의 발언을 조작해 기재부의 숙원 사업의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고 한 문제적인 행태를 지적하고 정부의 해명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2월 8일 기재부 최상대 2차관은 영국 예산책임청의 리처드 휴스 의장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면담 이후 기재부는 면담 과정에서 휴스 의장이 한국의 재정준칙 법제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이상한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다른 나라의 정책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리 그 취지에 공감한다 해도, 내정간섭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도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외교상의 당연한 관례입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는 영국의 관료가 한국의 구체적인 제도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매우 문제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의원실에서 영국의 예산책임청에 직접 확인해본 결과 휴스 의장은 한국의 재정준칙에 대해 코멘트 한 적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정확한 코멘트는 이렇습니다. “He made no comment about the Korean fiscal framework.”

또한 기재부의 보도자료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어제 이에 대해 단독보도를 낸 MBC 역시 휴스 의장에게 직접 접촉하여 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즉, 기획재정부는 휴스 의장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지어내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입니다. 만일 100번 양보해서 정말로 영국 예산책임청 의장이 한국의 재정제도에 대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말을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현장에서 기재부가 문제 삼아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만일 추경호 기재부 장관이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를 만나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 감면 정책을 평가하고 영국 정부가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당연히 외교적 결례에 대해 구설수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부처의 숙원 사업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남의 나라 관료 입을 빌려 자국의 제도를 추진해보겠다는 황당한 잘못을 저질러서 들켰다면 당장 사죄하고 정정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재부의 입장은 휴스 의장이 직접 그 말을 언급한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재부는 영국 예산책임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까?

부처의 숙원 사업을 관철시키기 위해 관료가 다른 나라 예산 당국의 입장을 조작해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단순한 착오나 의전 실수가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외교적 문제의 소지를 만든 것이며, 여론조작으로 볼 여지도 충분합니다. 실제로 연합뉴스를 비롯해서 여러 언론이 기재부의 해당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서구 국가들의 선례는 국회의 정책 논의에서 중요한 근거 자료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렇기에 영국 예산 당국도 한국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지지했다는 보도는 국민들의 여론과 법을 심사하는 국회의원들의 태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에 관련된 논란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번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이어 이번에도 윤석열 정부의 기재부는 사과와 해명 대신 잡아떼기로 일관하며 영국 예산청과 때아닌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국 여론 형성을 위해서 외국 관료의 발언을 지어내어 활용하는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도 국제사회의 신뢰도 받을 수 없습니다. 부처 숙원 사업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고 우방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이런 외교 행태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에게 요구합니다. 기재부의 누가, 어떤 경위로 영국 휴스 의장의 발언을 조작했는지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영국 정부에 소상히 밝히고 해명하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