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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배진교 국회의원,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반드시 실시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영주 국회부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정의당 국회의원 배진교입니다.

1999년에 있었던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참사를 기억하십니까? 희생자 56명, 대부분이 고등학생이었던 끔찍한 참사였습니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이 참사를 다루었습니다. 취재에 응한 당시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사건 이후 23년 동안, 그 호프집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게, 고등학생이 거길 왜 갔느냐”, “불량 학생들이 사고 친 것이다” 그렇게 어른들은 죄 없는 아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고, 피해자들이 끔찍한 자책감에 시달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3년이 지난 오늘, 이태원 참사의 공간에서 이 아픔이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내가 이태원에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말렸어야 했는데’, '내가 더 살렸어야 했는데’, ‘내가 잘못했다’, ‘내가 죄송하다’, 피해자와 유족들, 구조활동을 했던 시민들과 대원들이 자책감에 빠졌습니다.

왜 이렇게 됐습니까?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어야 할 정부가! 스스로 책임에서 빠져나가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참사 바로 다음날, 정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말 바꿔치기였습니다. ‘참사’라고 부르지 말아라, ‘사고’라고 불러라, ‘희생자’라고 부르지 말아라, ‘사망자’라고 불러라,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단 한 사람도 책임지고 사과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참사의 공간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자, 위로를 받아야 할 피해자들이 자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정의당이 가장 먼저 국정조사를 추진한 이유입니다.

이 국정조사는 정부의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에 피해자들이, 시민들이, 자신을 탓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모든 참사의 원인은 '부실'입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는 부실공사로 무너졌고, 서해훼리호와 세월호는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로 침몰했고, 씨랜드, 인현동, 대구 지하철도 부실 관리, 부실 자재가 문제였습니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부실하게 대응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이번 참사에서도 피해자들은 서로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일선 대원들은 구조를 위해 온몸을 불살랐고, 국민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봤습니다.

이들을 불가항력의 참사로 내몬 것은 오로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부실 대응'이었습니다.

부실 대응의 주체는 지자체와 정부입니다. 이제 국정조사를 통해서, 그 ‘부실’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여당은 국정조사에 대해, 자꾸 경찰 수사를 지켜보고 나서 판단하자고 하는데, 왜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과거 할로윈 축제를 대비한 경찰 문건에 명확히 적혀 있었던, '압사 및 추락 등 안전사고 상황대비'라는 항목이 왜 빠졌는지, 10월 29일 금일의 주요상황 문건에 왜 이태원 밀집 상황은 없었는지, 왜 경찰청 수장은 대통령보다 늦게서야 보고를 받았는지, 왜 용산경찰서장은 차 안에서 한 시간, 도착해서 30분 동안 보고만 있었는지, 왜 도착 시간을 조작했는지, 경찰의 잘못이 날마다 드러나는데, 왜 경찰의 수사를 지켜봐야만 하는 것입니까?

물론, 경찰의 수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찰력만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국민적 의혹까지 해소하기에는, 이 사건이 너무 거대합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 수사할 수 있습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 물을 수 있습니까? 

이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경찰 수사만으로는 국민들이 납득하기도 어렵고, 진실을 밝힐 수도 없습니다. 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국회뿐입니다. 국정조사는 국회의 책무이자 권한입니다. 우선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를 병행하고, 차후에 필요하다면 특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여당 국민의힘은 백해무익한 저항을 멈추고, 희생자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정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지금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잘못 되어가고 있는지 충분히 알만한 분들이, 정치적 타산으로 계속 반대만 하면, 계속 억울한 이들은 피해자들이고, 손해보는 이들은 국민이고, 결국, 괴로워질 이들은 국민의힘 자신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사 당일, 구급차로 사망자를 먼저 날라야 할지, 부상자를 먼저 날라야 할지, 정리가 안 되고 혼돈에 빠진 구급대원 카톡방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정부가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상실하면,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끔찍한 혼돈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정의당은 이 혼돈의 책임을 분명하게 묻겠습니다. 피해자와 국민들이 자책하지 않도록,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문제를 경찰의 탓으로 돌리면서, 정작 수사를 경찰에게 맡기자고 하는 이 코미디 같은 상황을 끝내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국민 여러분의 눈과 귀와 입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2년 11월 10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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