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닦달교육 시동 거나
자율평가로 쓰고 강제평가로 하나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11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오후,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과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의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발언에서는 ‘원하는 학교’와 ‘전수평가’가 함께 구사되었다. 자율성 있는 것처럼 보이나, 대통령은 전수평가에 강조점을 둔 듯 하다. ‘자율’로 쓰고 ‘강제’로 읽는 우리 교육의 부적절한 장면이 떠오른다.
평가 대상의 확대는 지난 정부에서 예고되었던 사안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신호와 결합하면서 ‘자율평가’는 ‘강제평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초학력보장법은 지필평가, 관찰, 면담 등 다양한 진단도구를 보장하고 있다. 정부가 다양성 대신 획일화 방향으로 기울면 곤란하다. 평가 권한과 실시 여부를 두고 중앙정부, 시도교육청, 학교장, 교사, 학생 등 여러 곳에서 마찰이 생길 경우 초중등교육법 제9조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조항으로 강제하면 논란은 커질 것이다.
기초학력은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방안은 다양하다. 정부가 한 방안을 강제하는 것은 일제고사와 닦달교육으로 이어질 뿐이다. 당국은 법 취지에 맞게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정책이 시행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사전 점검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2022년 10월 11일
정의당 정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