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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10년평가위원회 의견수렴

  • [당원]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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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대표단 총사퇴 이후, 비대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비대위원들과 함께 시도당, 지역위의 당원들과 활동가들,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모여서 토론하는 곳이면 전국의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제대로 평가만하면, 시민들에게 외면당한 정의당이 다시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냐는 너무도 당연한 물음 앞에 섰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대위원들, 6명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다시 정의당이 있어야할 곳, 정의당이 대변해야할 가난하고 힘없는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정의당-찾아오는 정의당"의 답안지를 실천을 통해 현장에서 작성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진리를 확인하는 시간들입니다.
    정의당의 실패와 위기 앞에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6석 정의당 국회의원의 한명으로서 반성과 평가, 대안에 대한 고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고백
    저는 27년간 수백만 서울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지하철노동자로 일했습니다. 강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서울지하철이라는 현장에 많은 성과와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노조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열악한 노동자들이 더 많은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강한 노조의 투쟁만으로 바꿀 수 없는 변화된 노동의 구조와 문화는, 저에게 오래된 노동운동의 과제였고 현장의 선배들이 도전했던 '노동정치'를 꿈꾸게 했습니다.
    2000년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출발한 저는, 2020년 노동정치의 적극적 지지자, 후원자의 위치에서 직접 노동정치의 주체가 되고자 정의당 비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정의당의 비례경선 과정에서 오래된 당의 활동가 출신 후보들, 지역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던 지방의원 출신 후보들께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굴러온 돌이 아니라 이 당에 노동현장 기반의 든든한 주춧돌을 놓겠다는 각오와 다짐으로 비례대표 경선에 임했습니다.

    노동에 뿌리 내린 강한 정의당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갖고 변화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책임지는 정치, 일하는 시민 누구나 기본권으로서의 노동권을 위해 제대로 싸우는 노동정치, 정의당을 강하게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 담합으로 5석 뿐인 비례의원 가운데 한명으로서, 노동부문을 대표했던 비례후보들께는 늘 미안함을 갖고 있고 동시에 당원과 시민들께는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는 솔직한 고백을 드립니다.

    2. 나의 부족함
    ○ 이은주 의원실의 의정활동과 중앙-광역시도당-지역위원회와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연계활동이 부족했습니다.

    ○ 6명 의원 각각의 의정활동을 뛰어넘는 정의당 의원단이라는 원팀으로의 의원단 전략이 부족했습니다.

    ○ 민주당이 주도했던 정치 현안에 대해(공수처법, 검수완박) 반대라는 명확한 개인 입장은 있었으나 끝까지 치열하게 토론하지 못했고, 그 과정을 그때그때 당원, 시민들과 공유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검수완박 같은 적대와 증오의 정치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개선시키는 민생 정치의 공간이라고 더 적극적으로 당원들과 시민을 설득했어야 했습니다.

    3.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가
    ○ 재창당
    저는 이 당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어떤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자 하는지, 당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는 새로운 리더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새로운 당명과 이념적 지향을 일치시키는 재창당의 과정일 수 있습니다.
    우리당 강령에는 “세계 진보 정당의 역사적 경험과, 복지국가를 실현한 사회민주주의의 성과를 21세기 한국에 맞게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당의 이념적 지향을 분명히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우리 진보정치는 사회민주주의에 대해 소극적이었습니다.

    이제는 솔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장 자본주의의 철폐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자본주의의 수정을 위한, 다원주의와 민주주의 원리에 기초한 한국적 사회민주주의야말로, 우리가 발전시켜야 할 미래입니다.

    당원들과 시민들께 우리가 지향하는 사민주의가 어떤 국가인지 형상화해서 명확히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럽식 사민주의 국가의 모델을 분석하고, 기후위기와 펜데믹, 젠더와 생태, 청년 등 새로운 미래 의제를 반영시킨 전략적 내용을 만들어 가기 위한 치열한 토론의 시간이 차기 혁신 지도부 선출 과정이어야 합니다.

    ○ 민주적 노동정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건 2017년 정의당을 통해서 입니다. 정의당 때문에 프랜차이즈 형태의 원.하청 불법파견 사례가 세상에 드러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의당의 노동중심성은 노조라는 울타리 밖에 내몰려있는 미조직 노동자들, 불안정한 노동자들,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대변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당이 이런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이 당당한 정의당에 노동이 사라졌다는 비판에 정확히 무엇이 원인인지 평가해야합니다.
    저는 이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습니다.

    정의당이 나서는 문제라면 끈질기게, 끝까지 달라 붙어서 반드시 변화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믿음을 시민들에게 주는 그런 활동을 해야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 SPC그룹 파리바케트 노동자들의 투쟁, 쿠팡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전 당적 결합과 대응은 정의당표 노동정치의 바로미터가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래가는 변화인 "정의당표 노동정치"를 현장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곧 노동현장에서 정의당이 잃었던 신뢰와 지지를 되찾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안전한 노동환경, 차별없는 노동권 보장, 성평등한 노동정책을 아우르는 노동 중심성은 늘 명심해야할 기본임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지역강화
    지역위원회의 기본적인 활동인 당원 관리, 지역 선전, 지역 문제를 발굴해서 지역 주민운동을 조직하는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활동이 어려움과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 지역 당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4년전 선거때와 비교해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직접 봤고, 각종 단위의 평가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의원단의 의정활동과 중앙-광역시도당-지역위와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연계 활동 강화가 어려움과 한계에 봉착한 지역위에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할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복적으로는 중앙과 지역의 정책 및 활동의 유기적이고 조직적인 소통 체계 확립, 신뢰 회복, 학습과 교육 복원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4.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정치는 의지를 세우는 일이고, 우리는 정의당이라는 정당을 통해 의지를 만들어 가는 길에 함께 서있는 동지들입니다.
    문제는 실수와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고 스스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지난 한달여간 제가 전국에서 만난 지역의 활동가들과 당원들은 지금 누구보다 치열하게 평가하고, 토론하고, 모색하고 있습니다.
    비대위는 이 과정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쟁점과 과제를 분명하게 도출할 것입니다.
    가능한 혁신 과제는 8월27일 당대회를 통해 완수하겠습니다.

    그리고, 차기 당의 혁신지도부를 구성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비대위가 당원과 함께 제시한 과제에 분명한 답을 갖고 나와야 합니다.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할 것이냐는 분명히 토론되어야 할 주제라고 봅니다. 그러나 사퇴가 곧 책임지는거다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책임은 나의 부족함은 무엇이고, 이걸 어떻게 바꿔나가고 채워나가야 할지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도약과 위기 극복을 위한 제 책임과 역할을 다 하기위해, 더 헌신하겠습니다.

    끝으로 양산시 지역위원회 지선평가서의 마지막 글이 바로 정의당 비대위의 푯대라는 생각으로 공유드립니다.

    "중앙당이 단 한 가지 해야 할 것은, 이 당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며 어떤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지 밝히는 것이다. 그 비전만으로 평가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 정치의 세계라 하더라도, 그 비전 조차 없이는 아무런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선거에 질 수도 있고, 권현우가 낙선 할 수도 있으며, 정의당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진보 정치는 계속 될 것이다. 진보 정치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진보 정치를 해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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