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발언]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25차 대표단회의 모두발언
[모두발언]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25차 대표단회의 모두발언

거대양당이 민생을 두고 경쟁하는 대신, 김어준 씨를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꼴 사납습니다.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그새 잊어버렸습니까. 방송인 한 명을 두고 여야 주요 정치인들이 나서서 마치 가장 중요한 정치 쟁점인 양 말하고 있는 사이 민생은 곪아 터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김어준 지킬 힘이 있으면 손실보상법부터 처리해서 자영업자를 지키기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김어준 밀어낼 힘 있으면 박근혜 망령부터 밀어내기 바랍니다. 

김어준 씨를 둘러싼 정치공방은 정치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이 언론이 내 편이면 지키고, 상대편이면 내쫓으려 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환멸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언론개혁을 말하는 정치권의 의도가 불신을 받게 된 것은 현재로선 민주당의 책임이 큽니다. 언론개혁의 핵심은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을 자유롭게 하는 데 있으나, 민주당 식 언론개혁은 ‘언론으로부터’ 정치를 보호하려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4.7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을 언론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언론개혁을 하려면 언론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부터 개혁해야 할 판국입니다. 

민주당에서 내건 6대 언론개혁법안에는 언론에 대한 규제를 늘리는 내용만 포함되었을 뿐, 어떻게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언론을 더 자유롭게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실종되었습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과제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는데, 민주당 식 언론개혁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매몰되어 우려가 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언론의 편집권 독립을 위한 정책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치가 언론에 대해 해야 할 일은, 언론이 정치권의 치부를 성역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여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일입니다. 또한 언론이 자본의 권력에 휘둘리거나 포털 클릭 수 경쟁에만 내몰리지 않도록 편집권의 독립을 보장하고 포털사이트 게시 관련 법제를 정비하는 일입니다. 지역 언론을 살리기 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재원을 마련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정치가 해야 할 언론개혁은 언론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는것이 아니라, 언론이 두려움 없이 권력을 비판하고 보도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언론을 둘러싼 환경을 개혁하는 일입니다. 이제는 정치권이 김어준 지키기 내쫓기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2021년 4월 26일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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