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공통 질문 3
Q. 우리 당이 기존에 포착하지 못한 영역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요구들을 의제화하고 당의 중점 과제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당의 핵심 성장 전략일 것입니다. 후보님은 향후 우리 당이 어떤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어떻게 당의 동력으로 끌어낼 생각이십니까?
여영국 당대표 후보
‘모두를 위한 평등’의 비전과 대안의제로 정의당이 가져왔던 복지국가 비전 혁신에 나설 것입니다. 완전고용과 사회적 위험의 분산이라는 산업사회의 일과 사회안전망 개념에 입각한 이른바 베버리지 복지체제 비전과 정책대안들이 디지털 자본주의,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에도 유효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갈수록 거대해지는 불안정 노동체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자본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전문기술직 일자리와 단순 서비스형 일자리로 급격히 양극화되고 있는 구조에 대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국가가 최후의 고용자가 돼 일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임금 수준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국가일자리보장제를 그 대안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시장이 외면하는 생태보전, 돌봄, 공공서비스 일자리를 아래로부터 만들고, 그린뉴딜-정의로운 전환의 비전과 결합한 일자리 대안을 제시하는 국민운동을 추진할 것입니다.
미래의 소득보장체제로 기본소득제 대안을 수용하고, 이를 범주적,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미래대안으로서 기본소득의 확장성 거세시키며, 싸구려 복지의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는 주장을 비판해야 합니다. 잠정적 유토피아로서 기본소득의 대안성을 확장하는 범주적, 단계적 실험과 입증의 방식으로 이 의제를 다룰 것입니다.
세습자본주의로 퇴행하는 토지, 주택문제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합니다. 제2의 토지개혁 또는 제2의 토지공개념의 프레임으로 현 정권의 반복된 부동산 대책 실패를 단호하게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1가구 2주택까지만 인정하고 그 이상은 공공이 수용해 매입임대로 공급하는 공적 유상몰수, 유상분배의 대안제도를 추진할 것입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포함해 보유세를 공시지가의 1%까지 올리는 보유세 1%법을 추진하겠습니다. 공공택지는 모두 공공이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방식으로 주택을 개발, 공급하는 주택공영제를 제도화할 것입니다.
설혜영 부대표 후보
(질문 2, 3에 대한 통합 답변)
진보정치의 약화와 민주당의 강화가 맞물리면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도 정의당보다는 민주당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노동정책의 후퇴, 조국사태에서 드러난 민주화세력의 새로운 기득권, 선거를 앞둔 개발정책 등에서 보듯 민주당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과정에서 정의당은 다양한 노동, 시민사회세력과 연대하여 법안을 의제로 만들고 민주당을 압박하였습니다. 비록 반쪽짜리 법안에 그치고 말았으나 우리 당이 주도하는 노동의제가 전사회적 이슈가 되고 거대여당을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단순히 연대를 복원하자는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안을 제출하고,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전당적인 활동을 펼쳐나간다면 정의당의 영향력과 지지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의당은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정치의 역할을 보여줘야 합니다. 코로나 민생위기를 가장 크게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면적으로 대변하여 정의당의 새로운 지지층을 만들어야 합니다. 코로나 민생위기 대책 전담기구를 만들고, 코로나 손실보상법 제정, 프리랜서유니온 결성으로 영세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을 정의당의 새로운 지지층으로 조직하겠습니다.
주거취약계층 또한 우리가 조직하고 대변해야 할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이른바 ‘지옥고’로 불리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가 106만, 그중 반지하 가구가 37만입니다. 영화 ‘기생충’의 성공으로 반지하 가구가 반짝 이슈가 되었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저는 정의당 반지하 가구 주거권 실현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 실현을 위한 전담기구를 만들겠습니다. 주거환경기준 개선과 주거 상향을 위한 반지하 주거연합을 결성하겠습니다.
지난 대선, 심상정 후보의 1분 발언은 정의당의 존재이유를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나중에’를 외쳤던 문재인 정부에서 소수자의 인권은 계속해서 위협받고 있습니다. 김기홍씨와 변희수 하사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이 낳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사회적 소수자에게 정체성의 부정은 곧 존재에 대한 폭력이며, 생존에 대한 위협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지키고 대변하는 진보정당으로서, 정의당은 결코 이 문제를 외면해선 안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정의당의 총선공약 1호였으나 힘있게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국회 안팎의 진보세력과 연대하여 차별금지법 제정에 다시 한 번 나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는 온 인류의 위기이며 특히 청년과 청소년에게 기성세대가 떠넘긴 위기입니다. 지금 당장 탄소배출감축을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폭염, 혹한, 태풍, 폭우, 폭설, 산불과 같은 이상기후현상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큰 피해를 입힙니다. 그러므로 기후위기는 진보정당 정의당이 전면에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탄소감축목표가 없는 반쪽짜리이고, 가덕도 공항 특별법 제정과정에서 보듯 거대 양당은 선거를 위해 무리한 개발정책을 밀어붙이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습니다. 정의당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과, 탈탄소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취약지역과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전면화해야 합니다.
이상범 부대표 후보
진보정당이자 대중정당인 정의당은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민감하게 반영해야합니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떻게 분출되었는가를 살펴봐야합니다. 저는 일단 시민들의 역동적인 목소리가 나왔던 것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996-1997년 노동법 날치기 통과 반대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노동악법 반대, 노동자 생존권 보호)
2002년 효순이 미선이 미군장갑차 희생자 추모 ( SOFA협정 개정, 국민 생명권 )
2008년 광우병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 굴욕적인 협상 반대, 국민 생명권)
2016년 세월호 희생자 촛불 시위 ( 국민 생명권, 국민 주권 )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 여성혐오 반대, 안전한 사회)
2018년 남북 정상회담 427판문점 선언 (한반도 평화)
2018년 혜화역 집회 ( 젠더평등, 안전한 사회)
2020년대 들어와서 기후위기 담론과 플랫폼 노동자 이슈가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나타남.
위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들의 역동적 분출 혹은 지지 의제는 불평등해소, 노동자 권리 보호, 한반도 평화와 자주, 기후위기, 젠더 평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연달아 발생한 성소수자들의 안타까운 사망사건 또한 많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첫째. 불평등, 불공정을 해소하고, 노동이 존중되고, 한반도 평화가 보장되고, 남녀노소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를 우리당의 의제로 삼고, 대통령 후보의 비전과 공약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 당원 비전 토론을 진행해야합니다.
둘째, 노동의제 중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85% 이상의 고용을 담당하지만 90% 이상 미조직(노동조합 등) 상태에 있는 단위에 대한 조직화 전략 계획을 수립해야합니다. 그리고, 원내 진보정당의 강점을 살려 노동과 관련된 법안을 노동자 조직과 연대하여 함께 제출하고 함께 전선을 구축하여 입법운동을 벌려야합니다.
셋째, 청년과 여성부문도 집중해야 할 부문입니다.
청년정의당이 세워지면 신속하게 지역과 학생위원회 청년 당원들이 전략적으로 활동할 의제를 수립하여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그 활동을 통해 당원확대를 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단체와 장애인 단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가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여성단체와 연대관계를 맺고 당원가입 사업을 해야 합니다. 장혜영 의원, 류호정 의원, 강민진(청년정의당), 배복주 젠더 인권 본부장의 팀웍이 잘 발휘 될 수 있도록 조력하겠습니다.
넷째, 한반도 평화 운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운동 세력은 민주당과 진보당이 주요하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 당을 지지하지 않는 평화운동 단체와 시민들이 존재합니다. 우리당은 그런 단체와 시민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창진 부대표 후보
불평등이 심화되는 사회의 흐름을 제대로 분석하고 해법을 만들어 내야합니다. 기후위기, 자동화와 기술화 등 산업구조의 변화, 포스트코로나와 같은 시대적 전환에 대해 진보정치만의 답을 제시해야 합니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청년과 여성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는 것, 다가올 위기는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모두의 삶과 직결된다는 점을 널리 깊게 알려내야 합니다.
결국 진보정당이 노동과 청년이라는 두 의제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이 두 의제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의 방향을 포함한 새로운 복지담론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의제를 선도적으로 주도하려면 결국 광범위한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해야합니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 없으면 어떤 의제도 당의 동력으로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후보
정의당이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현실과 노동의 양태는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당은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의 문제까지는 다루어왔지만, 플랫폼·프리랜서 노동 등 급속히 보편화되고 있는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정규직 일자리를 기대하기보다, 실업과 취업을 짧은 주기로 반복하고, 일일 또는 건수별로 노동을 하게 되는 불안정·비정형노동으로 내몰리며,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는 노동법 밖의 노동을 하게 되는 세대입니다. 정의당은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포괄적 노동법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고용여부’ 기준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국가가 실업자의 소득과 일자리를 보장하는 일자리보장제 및 전국민 소득보험제를 당면한 현실의 국가비전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가족의 양태와 혼인 및 출산을 둘러싼 시민들의 욕구 역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지만, 정치와 제도는 이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제도는 이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 중 하나이며, 가족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관점이 복지정책 전반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당은 가족제도와 정책의 ‘21세기형 대안’을 내야 합니다.
혼자 사는 청년, 친구 또는 애인과 사는 청년, 결혼한 청년 모두 국가가 동등하게 지원해야 할 청년입니다. 혼인과 혈연에 관계없이 국가는 주거와 수당 등을 필요한 국민에게 지원하고, 혼인평등 실현을 비롯해 다양한 가족구성권과 시민들의 자유로운 결합을 보장하며, 시민사회 및 동네자치 활성화를 통해 가족 바깥에서도 공동체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혼인과 혈연중심의 현 가족제도 대안을 생활동반자법 등으로 제시하면서, 기존의 복지정책 패러다임을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