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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강은미 원내대표, 국회 본회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토론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원내대표 강은미입니다.

작년 6월 11일 법안을 발의한 이후 만 7개월이 되어갑니다,
그 기간 동안 저는 전국의 산재 현장과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상황을 분석하고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재해 현장과 사고 해결 과정은 한결같이 허점 투성이었던 반면,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그날, 그 시간에 모든 것이 멈춰있었습니다. 

1년이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2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과,
일하다 다치고 아픈 10만 명이 넘는 국민들에게
이 법이 얼마나 절실하고 절박한 지 뼛속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재 피해자분들과 가족분들께 그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정치는 이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줘야 합니다.
‘이 법이 만들어져도 우리 아들이 살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면서도
한 달째 단식농성을 하고 계신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님, 
고 이한빛 아버님 이용관 님의 절규에 정치가 답해야 합니다.

구의역 김 군은 무슨 실수를 했습니까?
2인 1조 작업을 혼자서 하겠다고 김 군이 주장했습니까?

이천 화재 참사로 돌아가신 38명의 하청 노동자들이 무엇 때문에 죽었습니까?
우레탄품 작업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해도 된다고 노동자들이 결정했습니까?
‘재수가 없어서’ 생긴 일입니까?
'부주의해서' 발생한 사고입니까?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다’가 ‘개인의 실수’로 발생한 비극입니까?

이제는 OECD 부동의 1위,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과
산업재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세월호 참사 등 시민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경영계에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이 법이 모든 기업주를 잠정적 살인자로 본다는 엄포는
산업재해가 기업살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안전에 대한 투자가 불필요한 비용이라는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생명존중 사회로 발전하는데 합당한 역할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법부에도 호소 드립니다.
오늘 제출된 법안은 사법부의 해석에 따라 법 제정의 취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산안법에 따라 산재로 죽은 노동자의 목숨 값은 평균 420만 원이었습니다.

산재에 대한 사법부의 비판적 인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 처벌에 상한액만 있는 법의 한계를 우려하는 것입니다. 
경영 책임자들의 인식 전환을 통해 재해를 예방하자는 이 법의 취지는
사법부의 해석과 판결에 상당 부분 위임되어 있습니다.
부디 법 제정의 취지를 살리는 적극적 해석과 판결을 기대합니다.

정부에도 부탁드립니다.
이 법은 오늘 제정되어도 1년 후에 시행되고, 
또 공포 후 3년 동안은 1.2% 사업장에만 적용됩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 기간 때문입니다.

98.8%의 사업장에 있는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은
법의 보호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원망을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유예 기간 동안 사각지대 지원방안에 설득력 있는 정책을
반드시 마련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가 넘는 국민들이 찬성하는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양당 합의라는 미명 하에 부족하고 허점 투성인 법안이
제출된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법안에는
경영책임자는 면책될 수 있는 조항이 만들어지고, 
중대산업재해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로
또 다른 차별들이 기정사실화되는 등의
수용할 수 없는 내용들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대재해기업처법이 제정되는 이 자리가 
결코 웃을 수 없는 서글픈 자리가 되었음을 국민 여러분께 고백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첫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것은 목숨을 건 단식을 한 유가족분들과 국민들의 성과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 법이 대한민국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여기에 계신 여야, 정부도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의 뜻을 이어 21대 국회에 제일 먼저 정의당의 이름으로 발의한 이 법의 무게를 잊지 않겠습니다.

‘다녀올게’라는 인사가 누군가에게는 사무치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1년 1월 8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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