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에듀테크 기업의 거리는?
에듀테크 시범사업에 대해
교육부가 에듀테크 기업들과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그 거리가 궁금하다.
교육부는 오늘 26일, 에듀테크 활용 교육혁신 시범사업을 내놨다. 원격교육 환경 개선과 첨단 교육기술을 활용하여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며, 에듀테크 선도고교 10교와 온라인 공동교육 거점센터 12교를 발표했다.
후자는 이미 있는 정책이다. 전자는 새로운 것으로 그럴듯한 말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에듀테크를 이용해 수업을 하고 학교운영을 하겠다는 취지다. 기술 활용하는 것이야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기술 너머의 ‘누구냐’다.
교육부는 에듀테크가 공공인지 민간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일부 학교가 ‘제작 판매되는 VR 실감형 콘텐츠를 구매하여 학습에 활용’, ‘에듀테크 산업협회와 연계한 전문 에듀테크 기업 탐방’을 프로그램으로 제시한 것으로 봐서는 에듀테크 기업도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듯 하다. 적절한지 의문이다.
선정된 10개 고교 중에서 7곳은 고교학점제 연구 및 선도학교다. 정부가 미래교육으로 선언한 고교학점제가 에듀테크와 만나는 그림인 셈이다. 교육부가 무엇을 미래로 생각하는지 짐작된다.
10개 고교는 올해 교육과정을 고치고 교원 연수를 진행한 다음, 내년부터 에듀테크 활용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일정이다. 시범학교가 의례히 그렇듯, 성과 좋았다는 보고서가 나오리라 예상한다. 그것이 에듀테크 기업과 학교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교육계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참고서나 부교재를 둘러싼 논란을 경험한 바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뀔 뿐, 비슷한 일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고교학점제를 비롯하여 교육부 여러 정책에서 어느 순간부터, 아마도 올해 봄을 지나면서 에듀테크를 언급하는 횟수가 늘어났는데, 공공영역 아니라 관련 기업을 의미한다면 적절한 거리두기를 권한다. 교육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나 부작용 검토 없이 빠르게 추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2020년 10월 26일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정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