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6가지 현황 종합
- - 고1 무상교육, 원격수업 교육격차, 교육재정 안정화기금
- - 교육감 관사, 교육청 새 청사, 거리두기 관련 학급당 학생수
- - 이은주 “교육격차 해소와 학급당 학생수 개선에 힘쓰기를”
교부금 감소의 완충장치인 안정화기금은 전국 7개 시도교육청에서 0원이다. 고1 무상교육 조기 시행은 2곳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있는 학급당 학생수는 모든 교육청에서 일반고가 과학고보다 열악하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그동안 받은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자료들을 종합하면 6가지 현황을 볼 수 있다. 교육재정 안정화기금, 원격수업 교육격차, 고1 무상교육, 교육감 관사, 청사 신증축, 학급당 학생수 등이다.
(안정화기금) 교부금 감소로 유초중고특수학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교육재정 안정화기금인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7곳은 10월 1일 현재 0원이다. [참고2]
안정화기금이 가장 많은 곳은 부산교육청으로 조성 규모가 3천 900억원이다. 2천 537억원의 강원과 2천 270억원의 경북교육청이 다음이다. 기금 1천억원이 넘는 곳은 충북(1천 939억원), 세종(1천 738억원), 전북(1천억)까지 6곳이다.
반면 서울, 대구, 울산, 경기, 충남, 전남, 제주 등 7곳은 0원이다. 경기와 제주는 아직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아 기금이 없고, 다른 5곳은 기금만 존재한다.
교육재정 안정화기금은 지방재정법과 지방기금법을 근거로 하며, 회계연도 간의 재정수입 불균형 등을 조정하고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미리미리 모아두었다가 지금처럼 교부금이 감소할 때 그 충격을 완화하라는 뜻이다. 감사원은 지난 4월의 ‘지방 교육재정 효율성 및 건전성 제고 실태’ 감사 결과에서 기금의 적립 및 활용을 권고했다.
교육청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3차 추경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국가의 내년 예산안은 53조 3천 221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대비 2조 501억원(△3.7%), 3차 추경 대비 1천 890억원 줄었다(△0.4%). 교육청 재정운용에 따라 유초중고 및 특수학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안길 수 있다.
(원격수업 교육격차)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이루어지면서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 지점에 대해 실태를 파악한 시도교육청은 부산과 충남 2곳이다. [참고3, 참고4]
부산교육청은 먼저 1학기 중간고사를 분석했다. 학교현장의 교원들이 체감하는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약식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중고등학교 교사 100명씩 200명을 대상으로 하였는데, 170여명이 응답했다.
중간고사 결과에 대해 상위권 학생들은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고 교사들은 인식했다. 절반 넘은 56.2%의 교사들이 “예년과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표했다. 하위권에 대해서는 성취수준이 약간 낮아지거나 많이 낮아졌다고 인식한 교사가 50.3%에 달했다. 상위권은 변화 적지만, 하위권은 성적 떨어졌다고 느낀 것이다.
“원격수업 중심의 교육과정 운영이 학생들 간의 학력 격차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되십니까” 질문에는 68.2%의 교사들이 상, 하위권간 격차가 많이 또는 약간 벌어졌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은 원격수업으로 격차 심화되었다고 봤다.
부산교육청은 학생들 성적도 분석 중이다. 일반고 24교를 표집하여 작년과 올해 수학 및 영어 성적을 수집, 부산대에 분석을 의뢰했다. 10월 말 완료 예정이다.
충남교육청은 8월 24일부터 31일까지 학생 교사 학부모 직원 등 모두 2만 8천 748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를 보면, 원격수업 만족도는 낮았다. 특히 초등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더 낮았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수업방식으로 학습격차가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물었더니,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생겼다는 인식이 많았다. ‘높음’과 ‘매우 높음’ 답변은 53.61%로, ‘낮음’과 ‘매우 낮음’의 13.97%보다 4배 정도다. 응답자 중에서는 교사와 학부모가 격차를 더 많이 인식했다. 격차의 원인에 대해서는 교사-학생간 피드백 부족(23.99%)이 가장 많이 지적되었고, 원격수업의 지루함(19.62%)과 원격수업시 도움 요청 어려움(12.43%)이 그 다음이다.
격차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응답자들은 쌍방향 원격수업(17.93%),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의 병행(16.80%), 등교수업(16.12%) 순으로 답변했다. 격차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초등교사와 중등교사 모두 업무경감을 1순위로 꼽았다. 초등교사의 2순위는 학부모와 협조, 중등교사는 학습콘텐츠 제작능력이다.
설문조사 뿐만 아니라 교육청은 9월 18일부터 10월 6일까지 지역교육청 단위로 학습격차 해소방안 토론회도 열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했고 교육감도 함께 했다.
부산과 충남은 귀감이 된다. 실태 파악은 좋은 정책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교육격차 실태 파악은 인식조사가 대다수다. 실증적인 데이터는 수능 6월 모의평가 결과 하나 뿐이다. 교육당국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고1 무상교육) 고등학교 무상교육은 당초 내년 2021년 완성이다. 하지만 많은 시도에서는 교육청 자체 예산 등으로 고1 무상교육을 조기 시행하여 완성을 한 해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정경제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청들이 의미있는 결정을 한 것이다. [참고5]
충남, 전남, 제주 등 3개 시도교육청은 이미 전 학년 무상교육이다.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강원, 충북, 경남 등 10곳은 2학기부터 고1 조기 시행이다. 대구와 경북은 2학기에 하지 않지만, 다른 시도보다 먼저 1학기에 실시한 바 있다.
경기와 전북은 고1 무상교육이 아니다. 전북은 무상교육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학교운영지원비를 지원하고 있다. 2곳은 정부의 당초 일정대로 내년 완성을 이야기한다. 경기는 여기에 교부금 감소로 재정상황 어려운 점도 이유로 밝힌다.
(교육감 관사) 관사는 흔히 ‘구시대 유물’로 불린다. 전국 7개 시도교육청에는 교육감 관사가 있다. [참고6]
강원 충남 전북 전남 경북 등 5곳은 아파트를 매입했다. 규모는 충남 34평, 강원 48평, 전북 56평, 경북 57평, 전남 60평이다. 이 중에서 충남, 전남, 경북은 각각 시도교육청이 이전한 곳이다.
경남과 경기는 단독주택이다. 경남은 토지 323평과 건물 98평의 2층 단독주택을 관사로 한다. 1984년에 세워 36년 넘었으며, 올해 공시지가는 13억 4천만원이다. 경기는 기존 관사의 재개발지역 편입으로 2017년 12월에 새로 건립했다. 토지 179평과 건물 113평 규모이고, 비용은 토지매입 포함하여 24억원이다.
7곳은 모두 관리비를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다. 직원들은 자비로 관리비 등을 내는 반면, 교육감은 교육청이 내는 것이다. 각 교육청의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른 것이라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하지만 고위직 우대인 만큼, 조례와 관행이 문제다.
자택이나 보유 주택에서 거리가 멀어 도저히 출퇴근 할 수 없을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관사를 활용할 필요 있다. 관리비는 사용자 부담이 타당하다.
좋은 사례도 있다. 울산은 교육감 관사를 부교육감 관사로, 제주와 인천은 지역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전환하여 의미있는 선례를 남겼다.
(본청 새 청사) 전국 17곳 중에서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본청 신청사를 세운다. [참고7]
서울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총 공사비 1천 299억원으로 지상 6층과 지하 3층 규모의 청사를 올린다. 교육청은 건립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670억원을 적립했다. 기금 제외한 공사비는 교부금 등 교육청 예산에서 마련해야 한다. 재산 매각도 한 방법이다.
경기는 올해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총 공사비 1천 624억 1천만원으로 지상 18층과 지하 4층 규모의 남부신청사를 건립한다. 서울과 다르게 기금은 없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통과의 조건이었던 기존 부지 매각으로 재원 조달하고, 부족한 돈은 교육청 예산에서 마련해야 한다.
건립기금이나 부지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교육예산을 잠식할 수 있다. 교부금과 지자체 전입금 등 교육청 재정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새 청사가 학교 교육예산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학급당 학생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으로 전국의 학교 밀집도가 2/3로 완화된다. 매일 등교하는 학교나 학년도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일반고는 과학고보다 1.5배 콩나물교실인 까닭에 학급 밀집도와 거리두기에서 불리하다. [참고8]
올해 일반고의 학급당 학생수는 24.2명으로, 과학고 16.4명의 147.6%다. 일반고가 과학고보다 1.5배 콩나물교실이라는 의미다. 과학고들은 국공립이니, 교육부와 교육청이 차이를 만든 셈이다.
과학고 16명은 현재의 교실 크기에서 책상간 학생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규모다. 반면 일반고는 쉽지 않다. 학급당 학생수의 차이는 지난 1학기를 보면, 등교수업의 차이를 낳기도 했다. OECD는 학급규모가 등교수업의 주요 변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학고와 일반고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광주로 165.8%다. 다음은 제주(162.3%), 충북(162.3%)이다. 격차 적은 곳은 전남(108.8%), 강원(127.3%), 경북(127.8%) 순이다.
이은주 의원은 “학교 밀집도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가 학급 밀집도다”라며, “교육부와 교육청 등 당국은 등교수업 확대를 충실히 준비하는 한편, 교육격차 해소와 빈틈없는 방역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개선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고1 무상교육을 조기 시행 안 하는 곳은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교육감 관사 있는 곳은 관리비 등을 개선하기 바란다”며, “신청사의 우려되는 지점과 교육재정 안정화기금도 각별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