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정책위원회, 정의당 ‘주거·부동산’ 공약발표 기자회견
일시: 2020년 3월 4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정론관
세입자 보호, 보유세 강화로 주거안심 사회 만들겠습니다
•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선제적 투기 근절 대책 시행
•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9년 안심 거주 보장
• 1인·청년·대학생 가구 맞춤형 지원 강화
• 반의 반값 아파트로 매년 10만호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 모든 선분양제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
• 사각지대 없는 주거복지 실현
몇 억씩 올랐다는 강남 집값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분노를 넘어 박탈감과 좌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이로 인한 자산 불평등은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반복되는 부동산 투기 불패신화는 청년들을 좌절로 이끌고 있으며, 국민들을 집단적 우울증에 가두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절망적인 세습자본주의로 내몰고 있습니다.
서민의 정부를 표방한 현 정부에서도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2017년 5억 7677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9년 12월 현재 8억 2,723만원으로 43%이상 올랐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빛내서 집사라’라며 끌어올린 집값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7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폭등하는 ‘집값’ 문제를 놓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2월 20일 정부가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또다시 이른바 ‘핀셋대책’, ‘찔금 대책’이 반복되었습니다. 여전히 정부와 여당은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투기 세력에게 이미 진 것입니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보여주고 있는 정책과 의지로는 앞으로 수 백 번의 대책이 나와도 집값 안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호언장담해왔습니다. 누가 여당이 되었든 ‘내집 장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정부 자체가 부동산 투기 카르텔의 일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득권 정당은 세입자 편에 서기는커녕 부동산 투기 세력에 동조하여 정치적, 제도적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부동산 불패 신화를 정의당이 끝내겠습니다. 기득권 정치를 과감하게 교체해서 주거 안심 사회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면 먼저 토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토지와 주택이라는 한정된 자원이 어느 누군가에게 집중이 되면 가격은 상승하고, 임대료 및 주거비 상승 등의 피해는 대다수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당은 토지공개념에 기초하여 보유세 강화 등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집값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입니다.
2005년 자가 점유율은 55.6%에서 2015년에는 56.8%로 고작 1% 남짓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주택보급률은 2005년에 이미 100%를 넘어서 지금은 103%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주택이 공급되었지만 여전히 국민의 44%는 무주택 세입자들입니다. 반면에 다주택자 수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주택 공급 부족이 가격상승의 원인이라는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부동산 정책은 가격안정, 공급 정책을 넘어 강력한 투기 억제 대책과 875만 세입자 가구의 주거안정을 최우선으로 두는 정책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정의당은 무엇보다 먼저 투기를 뒤쫓아 가는 대책이 아닌, 투기 세력에 맞서 선제적으로 투기 의지를 꺾는 강력한 투기 근절 정책을 펴겠습니다.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여 불로소득을 억제하고 부동산 투기에 대한 기대수익을 획기적으로 낮추겠습니다. 3주택 이상 다가구 주택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율 2.0%~6.0%까지 중과세하여 ‘집으로 돈을 벌겠다’라는 투기 심리 자체를 뿌리 뽑겠습니다. 현행 0.16%에 불과한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OECD 평균인 0.33% 수준까지 올리겠습니다. 임대사업자에게 투기의 ‘꽃길’을 열어준 세제 감면 특혜를 없애고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겠습니다.
또한 국회의원, 장·차관급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1급 국가공무원 등 고위공직자의 경우 거주 목적 외 주택을 일정 기한 내에 처분하도록 의무화하여 고위공직자가 투기 이익을 누릴 기회와 부동산 정책에 미칠 영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둘째, 1가구 소유자는 물론 국민의 44%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획기적으로 보장해서 국민 대다수가 집값 걱정 없는 주거안심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자녀 학기제에 맞춰 임대차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계약갱신청구권을 9년까지 확대하겠습니다. 물가상승 수준을 넘지 않는 전월세상한제를 실시하겠습니다. 무주택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4년에 불과합니다.
정의당이 집주인이 전월세값을 크게 올리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하는 고통을 끝내겠습니다. 임대차 계약갱신 보장, 임대료 제한과 같은 정책은 국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아닙니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독일 베를린시는 올해 1월부터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셋째, 주거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는 1인·청년·대학생 가구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국토연구원 조사 결과 1인 청년 가구의 경우 절반 이상이 월세로 살고 있으며, 임대료는 보증부 월세의 경우 보증금 987만원, 월세 38만원 수준에 달합니다. 평균 거주기간은 1.3년으로 채 2년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생들은 50만원에 가까운 월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들에게 월 20만원의 주거보조금을 지급하겠습니다.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진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1인 가구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저렴한 임대료의 사회주택 확충과 비영리법인·협동조합의 청년용 쉐어하우스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반의 반값 아파트로 매년 10만호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습니다.
주거취약계층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중은 아직도 OECD 평균 재고율 8.0%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이 2017년도에 지적하였듯이 현재 공공임대 입주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토지비, 건축비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값비싼 주택이 공급 확충이라는 미명하에 계속 지어지고 있습니다.
공공택지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직접 공영 개발하여 토지비 거품을 제거하고, 분양원가 공개로 건축비 거품을 빼야 합니다. 여기에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건물 방식을 도입하면 반의 반값 아파트는 충분히 현실 가능합니다. 향후 공공주택은 분양주택이 아닌 장기공공임대주택 위주로 공급하며, 반의 반값 아파트로 공급함으로써 한정된 예산 내에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모든 선분양제 아파트 공급지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시장원리를 무시한 현행 선분양제 하에서 건설사들은 원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이 때문에 주변 집값이 폭등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또한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 발생, 분양권 전매 투기, 수요를 고려하지 않는 밀어내기식 분양 등 선분양제는 수십 년간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안겨왔습니다. 선분양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2007년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었지만 박근혜 정부시절이었던 2014년 12월 폐지되면서 지속적으로 집값이 상승해왔습니다. 제도가 일부 개선되었지만 분양가 상한제는 여전히 민간택지의 경우 일부에만 선별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집값 안정과 시장 정상화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합니다.
거의 모든 아파트가 선분양제 방식으로 분양되는 현실에서 분양가상한제는 어떤 조건도 따지지 말고 모든 민간택지 아파트에 일괄 적용되어야 합니다. 또한 민간택지의 분양원가공개 항목을 공공택지와 같이 61개로 늘리고, 가산비용 등을 부풀려 건설사 마음대로 고분양가를 책정하는 일이 없도록 심사를 강화하겠습니다.
여섯째, 사각지대 없는 주거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156만 가구에 달합니다. 여기에 주택이외의 거처, 지하·옥상 거주 가구 등 주거가 열악한 가구를 모두 합치면 우리 국민의 12%에 달하는 약 228만 가구가 주거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7명이 사망한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 같은 해 12월 강제집행으로 쫓겨난 재건축 세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주거복지의 넓은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가장 기초적인 주거보장 정책인 주거급여를 획기적으로 늘리겠습니다. 2018년 기준 107만 가구의 2배 수준인 215만 가구에 월 평균 20만원 주거급여를 지급하겠습니다. 또한 최저주거기준 면적과 필수설비기준을 개선·확대하고 현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고시원, 쪽방 등 비주택 및 모든 거처에 이를 적용하겠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다’
200여 년 전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한 말입니다. 이 말은 2020년 현재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내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는, 설령 세입자로 살고 있더라도 임대료 부담 없이, 이사 갈 걱정 없이 살 수 있으려면 결국 모든 것을 걸고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치룰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소득과 자산 불평들을 해소하기 위해, 서민들의 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4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박원석)
[붙임] 주거·부동산 공약 설명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