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표, 정의당 총선공약 2 - 주거·부동산 정책 발표 기자 회견문
일시: 2020년 1월 15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임대료 제한, 보유세 강화로 주거안심사회 만들겠습니다.>
-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이사 걱정 없는 주거복지 실현
- 1가구 다주택 중과세, 기업 비업무용토지 보유세 강화, 부동산펀드 특혜 폐지 등으로 조세정의 실현 및 강력한 투기억제
- 고위공직자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 금지
- 부동산 불평등 해소, 불공정한 세습자본주의 타파해 나갈 것
“강남 집값이 1억씩 오른다는 얘길 듣고는 가슴이 울렁거려요. 많은 사람이 그래요. 잡념이 많아져 잠도 안 오고 매사 흥미도 잃고 우울해진다고....”
우리 당에 강력한 부동산대책을 촉구한 한 시민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투기 불패신화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의 원천이며, 청년들의 좌절이며, 국민들을 집단적 우울증에 가두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세습자본주의로 내몰고 있는 적폐 중 적폐입니다.
지금까지 ‘부동산과의 전쟁’을 치루겠다고 호언장담 하지 않은 역대 정부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정부 자체가 부동산 투기 카르텔의 일원이었고, 부동산 투기세력의 정치적, 제도적 조력자였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 정의당이 끝내겠습니다. 기득권 정치 과감하게 교체해서 주거 안심 사회 반드시 실현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2017년 5억 7677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9년 12월 현재 8억 2,723만원으로 43%이상 올랐습니다.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은 박근혜 정부 때 ‘빛내서 집사라’라며 시중에 풀어놓은 1200조 가까운 유동자금이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투기 원조 정당인 자유한국당은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먼저 지적해둡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18차례의 대책을 내놓고도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자, 19번째 대책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이미 진 것입니다. 이른바 ‘핀셋 대책’, ‘찔끔 대책’ 등 지금까지의 관행적인 대책으로는 투기세력과 숨바꼭질하다 결국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면 토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토지란 한정된 자원이 어느 누군가에게 집중이 되면 가격은 상승되고, 임대료 및 주거비 상승 등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전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문제는 토지공개념에 기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토지공개념의 정신을 보유세 강화 등 시장친화적인 방식으로 정책화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2005년 자가 점유율은 55.6%에서 2015년에는 56.8%로 고작 1% 남짓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주택보급률은 2005년 이미 100%를 넘어서 지금은 103%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주택이 공급되었지만 여전히 44%는 무주택 세입자들입니다. 반면에 다주택자 수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주택 ‘공급부족’이 가격상승의 원인이라는 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부동산 정책은 가격안정, 공급 정책을 넘어 주거복지 정책을 최우선으로 두는 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정의당은 무엇보다 자기 집을 장만하기 어려운 40% 시민들을 위한 주거 안심사회를 만드는 데 최우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둘째, 투기 근절을 위해 다주택 보유자, 대기업의 비업무용토지에 대한 중과세, 그리고 부동산펀드 특혜 폐지 등 조세정의를 강력히 실현해서 부동산 불로소득을 근절해가겠습니다. 셋째,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 다주택 보유를 원천 금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첫째, 1가구 소유자는 물론 국민의 44% 무주택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획기적으로 보장해서 국민 대다수가 집값 걱정 없는 주거안심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①계약갱신청구권을 9년까지 확대하고 물가상승 수준의 전월세상한제를 실시하겠습니다. 무주택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은 3.4년에 불과합니다. 집주인이 전월세를 크게 올리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하는 고통을 끝내겠습니다. 기울어진 임대시장을 바로 잡겠습니다. 임대차 계약갱신 보장, 임대료 제한과 같은 정책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되고 있는 제도입니다. 독일 베를린시는 올해 1월부터 임대료를 5년간 동결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혹자는 임대료 제한이 시장경제에 위배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부동산 자산가의 부동산 세금에는 상한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이 생겨도 각종 공제제도도 모자라 세금이 150%를 넘지 못하도록 편의를 봐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세입자 보호방안 도입을 늦출 이유가 없습니다.
②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청년가구에 주거수당 지급, 청년주택 유스팰리스를 공급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들에게 월 20만원의 주거보조금을 지급하고, 주요 대도시 역세권에 주거비 부담 없는 청년 유스팰리스 10만호를 공급하겠습니다. 심각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하겠습니다.
③ 저렴하고 질 좋은 장기 공공주택, 사회주택을 공급을 하겠습니다.
현행 공공임대 주택 비중은 전체 주택의 7%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감사원이 2017년도에 지적하였듯이 현재 공공임대 입주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부담 없는 장기 공공임대·사회주택 공급으로 시장 밖 주거권을 확대시켜나가겠습니다.
두 번째로 투기꾼 뒤쫓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투기꾼의 의지를 꺾는 선제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보유세 강화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①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여 불로소득을 억제하고 부동산 투기에 대한 기대수익을 획기적으로 낮추겠습니다. 3주택 이상 다가구 주택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율을 2.0%~6.0%까지 중과세를 통하여 주택이 투기의 수단이 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겠습니다. 현행 0.16%에 불과한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OECD 평균인 0.33% 수준까지 올리겠습니다. 재산세, 종부세 등 세금 특혜를 주면서 추진해온 임대사업자 등록제는 임대사업자의 악용으로 임대주택시장을 투기판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결국 앞문 단속하고 뒷문을 열어준 꼴입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줄이고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겠습니다.
② 무력화된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 규정을 강화하고, 세율 인상을 통해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보다 생산적인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습니다. 2007~17년 10년간 보유부동산 100분위 현황을 보면, 개인보유 토지는 5.9% 감소했는데 법인 보유 토지는 80.3% 증가했습니다. 특히, 같은 기간 상위 1%의 기업은 140.5%, 상위 10%는 97.1% 보유 토지를 늘려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비업무용토지인 별도합산토지 세율이 1.6%에서 0.7%로 인하하는 등 토지보유 비용을 완화해 준데 따른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 이익을 위해 기업들이 매입해 온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여 자원이 생산적 부문에 투입되도록 하겠습니다.
투기 근절 세 번째로 자산유동화, 경기활성화를 이유로 부동산 펀드에 대한 각종 공제·감면 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을 폐지하겠습니다. 이 내용은 참고로 정의당이 처음으로 폐해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2018년 부동산 펀드는 161조원 규모에 이르도록 고속성장 하였습니다. 그 이면에는 부동산 펀드에 따르는 각종 특혜가 있었습니다. 부동산 자산가의 입장에서는 부동산 펀드는 ‘세금을 물지 않는 부동산’인 셈입니다.
비업무용 토지 지정면제, 지방세법에 의해 부동산 취득세 감면 및 재산세 면제, 부동산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분리과세 등 부동산 펀드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겠습니다. 부동산 신탁 등 새로운 투자방식에 정당한 과세를 하여 부동산 우회투자에 대한 기대수익을 낮추겠습니다.
크게 세 번째입니다. 공직자윤리법등 관련법을 개정하여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를 원천 금지하겠습니다. 제가 2018년에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행정부처 1급 국가공무원 이상 및 그 관할기관의 부서장 등 고위공직자 639명 가운데 33%가 ‘강남 3구’에 주택을 소유했습니다. 또 전국에 ‘2주택 이상’을 소유한 비율은 47%에 달했습니다.
특히 주요 부동산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고위공직자가 집값이 폭등하면 누구보다도 먼저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입니다. 어떠한 부동산 대책도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직자 이해상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부터 주거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국회의원, 장·차관급 공무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1급 국가공무원 등 고위공직자의 경우 거주 목적 외 주택을 일정 기한 내에 처분하도록 의무화하여 고위공직자가 투기적 이익을 누릴 기회와 부동산 정책에 미칠 영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붙임 주거·부동산 공약 세부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