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서 지상으로, 학교 속 투명인간을 만나다!”
여영국의원, ‘대학 청소시설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 국회서 열려
“매일 8,000평 건물 청소하는 노동자에겐 고작 1평의 휴게공간만 허락돼”
“8,000억원 적립금 쌓아 놓은 대학이 휴게실 에어컨 240만원 구입거부”
“지하에서 지상으로! ”대부분의 휴게공간이 지하층 좁은 공간 계단 밑에 자리 잡고 있는 대학 용역 노동자의 목소리다. 24일 국회에서는 “대학 청소시설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가 열렸다. 이날 증언대회에서는 대학 용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한 증언과 노동탄압 사례, 전반적인 현황에 대한 분석과 대안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여영국 의원은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사람대접 받지 못하는 학교 내의 투명인간이 자기 색깔을 가질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담고자 했다”며 이날 증언대회의 의의를 설명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목소리가 국회를 통해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사말을 대신했다.
이날 증언자로 나온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은 “대학 청소노동자들에게는 휴게실, 식비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따듯한 밥 한 끼 권리 켐페인이 시작되었다. 조금씩 개선도 되었지만, 여전히 휴게실이나 샤워실은 열악하다”며,
“남녀 휴게실이 분리되지 않은 사례(중앙대), 에어컨도 없이 지하에 휴게실이 설치된 사례(홍익대), 환풍조차 안 되는 창고를 이용하는 사례(동덕여대), 29명의 노동자들이 빼곡히 들어가 쉬는 사례(성신여대)”를 증언했다. 이경자 부지부장은 노동자의 휴게시설, 샤워시설은 원청인 대학이 책임져야 하고, 정부의 강력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언자인 조종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세브란스병원 분회장은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의 용역업체인 ‘태가비앰(주)’이 특정 노조의 탈퇴를 종용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해서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이 급감했다고 증언했다. 이들 사업장은 특히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이 보통 대학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 유형은 근무지 차별배치, 시말서 강요, 고함치기, 사물함 검사 등이었다. 조종수 분회장은 노동탄압 용역업체의 계약 배제와 정부차원의 엄격한 형사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에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학생들도 함께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비서공) 이시헌씨는 “8천 평이 넘는 넓은 건물을 매일같이 쓸고 닦던 청소 노동자에게 허용된 공간은 고작 1평 남짓한 계단 밑 공간이 전부였다”고 열악한 청소노동자의 상황을 지적했다. 또 홍익대학교 학생들과 청소경비시설 용역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모닥불’ 운영위원장인 김민석씨는“홍익대학교는 적립금 8000억을 쌓아 두면서도 노동자들에게는 에어컨 구입비 240만원도 쓰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학 용역노동자의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손승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에 따르면,“대학 청소시설경비노동자들은 대부분 간접고용 형태로 고용불안으로 노동 강도가 강화되고 있고, 열악한 임금과 처우에 처해있으며, 노동조합에 대한 노동탄압도 자행되고 있다”며, 특히 “2018년 23개 학교 및 건물 297개 휴게실을 조사한 결과 지하에 위치한 휴게실이 58개, 계단 밑 50개로 나타났다. 휴게실이 없는 건물도 17개이고, 절반적동의 휴게공간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정부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 가이드 라인에는 휴게시설의 최소면적, 환기, 냉난방 시설 기준을 담고 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침이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 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사건을 통해서 드러난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여영국, 이정미 국회의원과 정의당 노동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 노학연대 단체(비서공, 만년설, 모닥불, 돌곶이포럼)가 공동 주최했다. 여영국 의원은 “오늘 증언대회에 나온 이야기들을 교육부와 국립대, 국립대 병원 국정감사에서 의제로 삼고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끝>.
※ ‘대학 청소시설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 자료집’다운로드 링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