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교수님.. 탈당을 하시려거든.. 정확한 이유를 말씀해주십시오.
교수님.. 힘드시죠??
기득권에 있지만, 그들의 자리가 아니라 어둡고 가려진 자리에서 함께 하려니 지쳤겠죠? 저하고 나이차이 약 10여년차 이네요.
아마 교수님이 같은 분이 그래도 제가 중고시절 대학가를 누비며 나라를 바꿔보겠다고 한총련에서 열심히 대학교를 누비며 데모를 하셨을것 같네요.
제가 그 때 대학교 오빠, 언니들을 쫓아다니며 한겨레 신문에도 나왔던 중딩 학생입니다.
소위 잘사는 친구들은 예쁜 옷에 맛있는 도시락 반찬 싸들고 올 때, 저는 주위 옷 물려입고, 옷은 예뻐야 하는게 아니다.. 그냥 구멍안나고 멀쩡하면 된다..
도시락은 엄마가 잊지않고만 싸주신다면 감사한것이다.. 맛있는 반찬은 싸와도 안먹는 애들것을 먹으면 되는 것이다..
하면서 당연히 나는 초등학교도 안나온 부모밑에서 하루가 36시간처럼 일하는 부모밑에서 컸어서 누릴수 없는 자리라 생각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그럴 때 그게 아니라고 하고, 교육은 만인 앞에 평등하고 어린이들이 누리고, 학생들이 알아야 하고 세상이 변화가 되어야!!!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된다!!
라고 가르쳐 주었던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너무나 멋있고 대단해 보였습니다.
제가 그 서울대 옆에 살았거든요. 지지리도 못살고 지금도 못사는 동네입니다. 6411이 왔다갔다.. 관악산 하나만 뒤로 넘으면 있는...
부모 잘맞나 좋은 대학 다니는 오빠들이 왜 저럴까.. 젊은 이의 양지보면 다들 서로 사위삼으려고 안달 났던데.. 왜 저렇게 최루탄 맞아가며 부비부비 하실까..
그래서 신기해서 따라다녔고, 쫓아다녔고, 무심히 할거 없어서 들게된 풍물 동아리는 주말에 여기저기 대학가를 누비는 중학생이 되어
언니 오빠들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홀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구나.. 나도 잘 살 수 있구나.. 저렇게 당연하게 예쁜 옷 입고 맛있는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는 애들은 나와 같은 깡은 모르겠구나..

그 깡을 가르쳐 주신 인생 선배들이 바로 진중권 교수님과 같은 세대의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바톤을 이어가기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아둥바둥 산다고 하기에는 이제 저도 기득권의 반열에 올라가있군요.
기득권을 택하여 편하고 안락하게 사는게 좋을지.. 다 내려놓고 지내는게 좋을지.. 평범하게 우리 애들 해외 데리고 다니면서 있는 돈으로 공부시켜서 그냥 외국에서 크게할지..
하루에도 열두번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제 아이들에게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그렇게 살면은 안된다는 신념을 세워준 건
진중권교수님같은 똑똑함 기득권을 잘 유지하면서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방향을 잡아준 분들이었습니다.
다 내려놓고.. 이 바닥으로 뛰어오는 사람은 정치판이죠. 그 물은 저도 싫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제 일 해가며, 아이들 잘 키워가며 저녁에는 입시설명회 쫓아다니고, 낮에는 회사 일 열심히 하더라도..
그래도 할거 하고 주장할거 주장하면서 위에서 내려준 신념이 유지될 수 있게 그리고 저를 통해서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영광이 있다면 해보려고 이런 피곤함을 무릎쓰고
나서게 되었습니다.

저야 일개 시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에서도 내려올 수 없다는 중2아들과 초등 5학년 목메달 엄마에 회사에서는 진중권 교수님의 나이대의 상사들을 음으로 양으로 보좌하고,
아래의 후배들이나 저를 믿고 의지하는 동료들에게 있어서는 선봉자 역할을 자청해야 하는 괴로운 낀!!! 위치의 샐러리맨입니다.
매일 매일을 아이디어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워킹맘이지만,
정의를 위해서, 그리고 이 사회의 변화가 조금이라도 될 수가 있다면.. 하는 각오로 이렇게 진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 저것 세상이 다 싫어서...~~"라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귀차니즘이고.. 떼 쓰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그 시절의 사람들을 이 세상에 끌어내 지금의 촛불을 들게 만든 원동력을 품게 한 분의 이유로는 너무나 구차합니다.
참여댓글 (4)
  • 록영

    2019.09.24 08:55:00
    검찰개혁을 위해 한분이라도 힘을 보탤때입니다
    이때 발을 빼시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진중권 교수님!!제발 힘을 실어주세요
  • 브라보라이프

    2019.09.24 11:17:56
    혹여나 어디로 가시게되걸랑 나중에 내가 그 물에서 놀아봤는데..라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그게 제일 더럽고 기득권에 물들어버린 변절자의 모습입니다.
  • 복지국가가되자

    2019.09.24 19:37:14
    정의당분들에게 순진하다 못해 바보라하고 싶다
  • 삼공

    2019.09.24 20:16:52
    마음이 떠난 사람을 말 몇 마디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노유진의 한 멤버였던 진중권교수가 탈당계를 낸다는 것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요.

    다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