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방 말고 집에 살고 싶다 - 뜻밖에 습지 보전중

Q.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A. 33살 직장인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_물이_새고_있어요. 닉네임을 그래서 #물샘으로 했어요

Q. 나에게 집이란?

A. ‘#잠만_자는_곳’으로 생각합니다. 고향이 서울이 아니거든요. 타지에서 직장을 다니기 위해 잠시 #몸을_위탁하는_곳. 마치 짐을 창고에 위탁하듯 지금 공간에 저를 밤에 위탁하고 다시 출근하고 다시 위탁하고. 그런 느낌입니다.

Q. 다른 제보자분들도 집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실제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괴리를 많이 느끼시더라구요. 그럼 물샘님, ‘살아간다’라는 느낌을 주는 집이나 공간에 대한 표현도 부탁드릴게요.

A. 단어로는 행복과 아늑. 퇴근 후 생존 이외의 생활도 할 수 있는 곳. 보통 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에서는 퇴근 후에 뭔가 일을 벌일 수 있는 여건이 힘들죠.

Q. 최근 인터뷰를 하신 분들은 코로나 때문에 홈트를 하려는데 누울 바닥도, 가구와 짐 때문에 짚을 벽면도 없다고 하는데요, 물샘님은 어떤 기준으로 집을 고르세요?

A. 이사는 보통 기준이 항상 직장과의 거리죠. 그리고 제 경제력. 이렇게 두 개죠. 최대한 회사와 가깝고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지. 지금 집은 대중교통으로 2~30분 걸려요. 가족도 친구도 다 멀어요. 회사를 위해 집을 구하고 나서는 밖에서 동네사람과 접점이 있을 만한 뭔가가 없었어요.

Q. 그렇죠. 대부분 1인가구 직장인 라이프죠.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몇 번째 집인가요?

A. 두 번째 집입니다. 첫 번째집은, 직장을 구하면서 서울에 살게 되서 경험도 부족했고 그래서 정보도 적었어요. 당시에 신대방 근처, 7호선 근처로 집을 구하려고 했어요. 비싸더라구요. 그때 친구가 노량진에 있었는데 거기는 고시촌이라 작은 방도 비싸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전세로 구했어요. 장승배기언덕 끝에 있는 집이었고 #반지하 였어요. 크기는 6~7평. #전세 #4천만원 이었어요. 2014년이었을 겁니다. 반지하지만 환기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앞집이 그늘을 만들어서 낮에도 불을 켜야 했어요. 관리비는 6만원 정도로 기억해요. 관리비가 고정비용인게 장점이라 골목 끝에 위치했어도 제가 4년이나 있었어요. 중앙난방이었어요. 4년의 큰 이유였지요. 다행히 집주인과는 별 문제는 없었고 반지하에 골목 끝이면 사람들 잘 안오려고 해서 집주인에게 저는 감사한 세입자였어요. 서울치고 조건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반지하 말고 좀 올라가고 싶어서 다른 동네를 좀 알아봤었어요.

Q. 알아보신 집이 지금 집이시군요. 와 근데 반지하 전세도 비용이 세네요.

A. 서울이니까요. 지금 집은 1층이에요. 안쪽에 방도 있어요. 그런데 해 보고 싶어서 1층으로 올라온 건데 햇빛이 안 들어요. 처음 2년 살았고 #전세8천 #5평 이었습니다. 2년 지나고 올려 달라고해서 8천6백으로 했어요.

Q. 첫집보다 확 올랐네요. 중간에 또 오르고. 그런데 물이 새다니! 혹시 주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셨을까요?

A. 그러게요 지금도 물 새고 있을텐데 불행 중 다행인게 화장실이 있긴해요 #중소기업청년대출 이 있더라구요. 다니는 회사로 적용이 되고요. 그걸로 지원 받았습니다.

Q. 제도를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경로가?

A. 첫 집 구할때는 몰랐는데 회사에서 사원들 다 집얘기 많이 하거든요. 그때 아는 분이 제도를 알려주셨어요.

Q. 주거관련 제도 참 복잡하죠? 알아보는 것도 머리아프고요. 시간도 시간이고.

A. 맞아요, 퇴근하고 지쳐서 그것 또 알아보고 나가서 직접 보고. 정말 진 빠져요. 중소기업청년대출을 해주는 그 조건에 부합하는 집으로 구했어요. 집주인들이 귀찮아서 싫어해요. 한 달 정도를 퇴근하고 계속 알아보고 주말에도 계속 가고 했어요. 제도도 복잡하고 유명한 0방0방 어플들 사용해봐도 결국 #허위매물 이 많았는지 인기 많아서 다 나갔는지 제가 보러만 가면 그 사이에 나갔다고 해서 안 그래도 집은 큰 스트레스인데 더 힘들었어요. 이젠 부동산에 전화해서 조건을 먼저 말하기도 합니다.

Q. 지금과 같이 수입이 늘어나고 계속 일을 한다고 하면, 5년쯤 지나서는 어떤 집으로 가고싶으세요?

A. #채광 이랑 평수를 넓히고 싶어요. 원룸에서 투룸으로 가고 싶고요. #아파트는_언감생심 꿈도 못꾸죠. 청약관련해서 아파트 비용 보니까 #5~6억 되는 것 같던데 그러면 되도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처음 주거 목돈은 어떻게 구하셨나요?

A. 일부 감사히 도와주시고 나머지는 제가 벌었습니다. 아, 청약은 부모님 덕분에 10년 넘게 되어 있긴 합니다만 나머지 ‘조건’은 제가 충족시킬 일은 빠른 시일 내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경기도도 생각하고 있는데 요즘 경기도도 비싸요. 아파트는 꿈도 꿀 수 없으니 #빌라 라도 알아보고 싶습니다. 만나는 사람이 있어서 차차 결혼도 이야기 하고 있어서 집을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있어요. 그전엔 혼자 ‘자는’ 공간이었다는 지금은 ‘둘’이 ‘사는’ 공간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둘 다 직장생활 하니까 거리도 멀지 않게 해야 하니까, 그러면서 둘 경제상황도 생각해야 하구요. 자꾸 집값이 오른다 오른다 하니까 불안해요.

Q. 그래서 #영끌 해서 집산다고 하는데 저는 영끌해도 아파트 못사서(씁쓸한 웃음).

A.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진짜 방이 아닌 ‘집’을 전세든 뭐든 마련해야 할 때라고 현실로 확 다가오니까 모르는 것도 많아서 컨설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공신력 있는 분들이요. 인터넷 뒤져서 무슨 제도 있나, 이건 나한테 부합하나 알아보는 것도 정말 일이에요. 누가 좀 이런 게 있다고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마냥 걱정만 하는게 아니라 이제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저는 분명 투자가 아닌 둘이 살 집을 구하는데 맨날 #오를거에요 #투자기회입니다 이런 말하는데 와닿지도 않아요. 뭔가 혼자 살 때는 머리 댈 곳만 구하는 느낌이라면 결혼 생각하고 구할 때는 말 그대로 ‘집’을 구하는 느낌은 들어요.

Q. 두분 직장에서 퇴근하시고 함께 쉴 공간이 있는 곳인거죠?

A. 그렇죠. 그 집을 위해서 그 전엔 집이 아닌 곳에서 잠만 자면서 살면서 저축하는 기분이에요. 저는 다행히 부모님이 전세금을 처음에 좀 도와주셔서 직장 생활하면서 조금씩 나눠 갚고 있어요. 대출 없이 시작했죠 첫 집은. 두 번째는 대출받은 것 이구요. 더 큰 돈 필요할 텐데 걱정이네요.

Q.　만약 원가족 도움이 없었다면 거주형태는 어땠을까요?

A. 당연히 월세였을 겁니다. 고시원에서 살았을 것 같아요. 대출한계도 있을 거고. 낙후지역에 갈 수 밖에 없을 거고. 지금처럼 거리를 먼저 알아보는 게 아니라 가격을 더 신경 썼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서울시내에서 시작을 못했을 거예요. 운 좋으면 서울 외곽이나 되려나요.

Q. 요즘 방송에서 간간이 소개되고 있는 공동주택이나 사회주택은 알아보셨나요?

A. 그게 저와 조건이 잘 맞지도 않아요. 해당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싸지도 않아요. 청년 주거 지원한다면서 그 청년나이 금방 다 지나가는데, 혜택은 하나도 못 받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뉴스에서 부동산 어쩌고 해도 관심도 안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공공주택은 느낌이 기숙사 같아요. 그리고 뭔가 권리 주장을 못할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싸게 해줬으니 불편해도 참아야할 것 같고. 대학생들과 신혼 부부 사이에 제가 끼어서 아무 보호도 청년으로서 못 받는 것 같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이 1억 한도 라서 8천만 원 가까이 저는 받은 건데 그래도 제 집은 좁고 힘들어요. 차라리 대출한도 규제가 1억 7~8천 일반대출로 하는 게 이자 더 나오더라도 집다운 집 사는데 도움이 될 지경입니다. 지금 제도가 많이 아쉬워요.

Q. 두 사람이 살 때 집다운 집은 어떤 모습인가요?

A. 채광! 아늑하고 편하고 소음없고. 개인적인 공간이 확보되고. 아 주방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조리시설이 있긴 하지만 요리 안해요. 요리하면 옷들에 냄새 다 배니까요. 지금은 그래서 조리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좁으니까 가구도 잘 안 사게 되는 거죠. 바닥에 놓고 먹고. 식탁 따로 없이. 고향 살았으면 집값이 훨씬 낮으니까 사람답게 사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직장이 있어서 다행이면서도 이 직장이 서울에 있으니 내가 이러고 사나 싶어서 아, 마음이 안좋네요. 말하다보니. 나중에 옮겨갈 집 생각하면 가구에 돈을 쓸 수가 없다. 집주인에게 나갈 거라는 말도 잘 못하겠어요. 옮겨갈 집을 못 구할까봐요. 기간도 진짜 애매해요. 내가 원하는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기간과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계약기간이 딱 맞춰서 끝나주는 것도 아니니까 머리아파요.

Q. 아, 두 분이 함께 기간을 맞춰야 하니까 더 복잡하시겠네요.

A. 그래서 미리 혼인신고 하고 결혼하는 사람들도 요즘은 많다고 들었어요. 주택공급에도 유리하니까 모험으로 혼인신고 하고 집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고. 그게 뭐에요. 집 공급이 목적이 아니라, 이상하잖아요. 사실 아이까지 있어야 더 유리해지는 것. 몰아가는 것 같아요. 주객이 전도된 느낌. 누군가는 이렇게 간절한데 부동산이라는 게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자산증식 수단이죠. 저는 그저 내가 몸 의탁할 고 작은 공간에만 자꾸 맴돌고 같은 느낌이니까, 부동산 정책이다 주택공급정책이다 와닿지도 않아요. 애초에 업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지어놓고 세입자만 들어갔다 나가는 식이 많으니까 집다운 집도 아닌 것 같아요. 집 물새는 것도 집주인이 물 배관 막으면 된다는데 저는 벽에 균열이 생긴 것 같아서 불안하거든요.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 같아서요. 사는 사람이 불편할 집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물 새는 것 공사 하면 그것대로 문제인 게 제 사적인 공간인데 직장 야근도 있는 편인데 공사 하시는 분들께 집 키도 맡겨야 하고 또 제가 아직은 살 공간인데 집주인이 그 사이 맘대로 할 것 같고. 할 말 못하는 상황 생길까봐 머리 아프네요.

Q. 지금 방도 복잡하시고 앞으로 두 분이 사실 집도 생각할 부분이 많네요.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을 보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의 상황에 대해 당신의 언어로 이야기해주세요.

#청년주거

#방말고집에살고싶다 라는 게 욕심이 되는 사회

이런 방 말고 집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싶은 청년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방말고집네트워크

방말고집 네트워크 (#방말고집에살고싶다 ) 페이스북 :

www.facebook.com/justiceparty6411

블로그 : blog.naver.com/justiceparty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