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면, 가석방 반대 청년정의당 기자회견에 참여했습니다.
오랜만에 청와대 앞에 옵니다. 2016년 말, 20주 간 토요일마다 종각, 광화문, 청와대 앞을 걸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적폐청산, 국정농단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박 전 대통령과 그 최측근 최순실 씨 등의 측근들이 대통령의 의사결정과 국정, 인사 문제 등에 광범위하게 개입하여 사익을 취하고 국정농단을 일삼았던 일입니다.
전국을, 아니 전 세계를 뒤흔든 이 사건의 핵심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도 있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달라는 취지의 부정한 청탁을 했습니다.
뇌물공여·업무상횡령 등의 죄목으로 지금 형을 살고 있습니다.
촛불대통령이라고 자임하는 문재인 대통령 입에서 이재용 특별사면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느낀 배신감과 모멸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촛불항쟁 당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이라는 단체와 연대하며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황유미 씨가 사망한 이후 유사한 피해를 당한 반도체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단체입니다.
이 단체가 활동을 하게 된 배경에는 반도체 노동자들이 몸에 유해한 물질들을 접하면서 건강이 매우 안 좋아지고 죽음에까지 이르고 있는데, 삼성 측은 산업재해가 아니라 개인의 건강이 안 좋았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정농단을 보며 국민들이, 그리고 제가 깨달았던 것은 삼성이라는 기업이 노동자들의 삶은 도무지 책임질 생각은 안 하면서, 그들의 아픔과 죽음을 산업재해라고 인정해주지도 않으면서, 뒤에서는 기업 키우기 그리고 정치와의 유착을 통한 몸 키우기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국민 기업이라는 거짓말덩어리 별명을 이용하고 실제로는 국민을 기만한게 삼성입니다.
이런 삼성의 부사장인 이재용을 반도체 산업이 중요하다는 명분으로 사면을 시켜야 합니까?
우리가 그렇게 산업, 경쟁력, 국익을 핑계로 비리가 가득한 기업인들을 봐줄 때 노동자들의 삶은 타들어가고 국가 전체가 정경유착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국가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거대 양당이 재벌과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고싶은게 아니라면 문재인 정부가 이재용에 대한 특별 사면을 감행해선 안 됩니다.
현재 암담한 현실 앞에 무릎 꿇고 있는 국민들에게 정작 필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코로나손실보상법 등은 외면하면서 너무도 쉽게 이재용 특별사면을 거론하는 문재인 정부가 진정 촛불정부가 맞기나 한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6년 당시 매주 광화문광장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때의 문재인과 지금의 문재인이 다르지 않다면, 촛불정신을 계승한 정부라고 스스로 말하고 싶다면 국정농단에 가담한 재벌을 사면하겠다는 이야기를 거두고, 그들이 자행하고 있는 산업재해, 노동착취에 눈을 돌려주십시오. 이재용과 기업인의 고충이 아니라 노동자와 국민들의 고충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1년 6월 8일
청년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 남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