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정부의 노동자대회 집회 원천봉쇄 및 사법처리 방침 관련
오늘 민주노총 주최의 노동자대회가 열렸습니다. 코로나19가 근래 확산세로 돌아서면서 방역위기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가 표명했던 집회자제 요청은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대회 당일이 되자 정부는 아예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차벽을 설치하는 등의 과도한 규제로만 일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하지만 실내 대규모 시설인 백화점과 마트도 문을 열고 공연장에는 수천 명이 모입니다. 야외 스포츠 경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자들의 집회를 원천 봉쇄하려면 모든 백화점과 마트는 문을 닫고 모든 공연 또한 취소했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노동자 집회만 유독 원천 봉쇄하는 것은 방역의지를 방패막이 삼아 노동자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수칙을 지키며 집회를 하겠다는데 원천봉쇄 하는 것은 명백히 기본권 침해입니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존중함에도 불구하고 방역을 정치화하는 정부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걸려 죽는 것보다 굶어죽게 생겼다며 국가가 집합금지한 업종에 대해 손실보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요구를 외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믿고 기다려 달라’라는 말이 과연 신뢰를 가지고 전달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오늘 노동자대회에서는 산재사망 방지 대책마련과 코로나19 재난시기 해고 금지,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는데 왜 산재는 끊이지 않는지, 2분기 최대의 수출실적 등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며 연일 정부는 자랑하는데 왜 노동자들은 해고위기에 놓여 있는지, 양극화를 해소할 가장 유효한 수단인 최저임금 인상은 왜 이렇게 꽉 막혀 있는지에 대해 노동자들은 절박하게 묻고 있습니다. 정부가 집회 자제를 말하려면 최소한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노동자들에게 제시했어야 합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태도로 노동현안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한편 오늘 집회에서 정부가 설치한 차벽에는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차벽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집회 및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해 온 상징과도 같은 것입니다. 정부의 차벽설치는 방역수칙의 철저한 준수와 분산집회를 하겠다는 민주노총에 대해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부끄러운 조치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할 일은 방역지침 준수여부를 잘 감시하는 것일진대 공권력을 동원하여 집회를 원천 봉쇄한 것은 심히 부적절합니다. 여기에 더해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사법처리하겠다며 특수본까지 꾸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집회 및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길입니다. 즉각 중단하길 바랍니다.
2021년 7월 3일
정의당 대변인 오 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