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추혜선 대변인, 6.25 발발 67주년 관련
67년 전 오늘 새벽, 북의 독재자는 망상과 야욕으로 남녘 땅에 총성을 울렸다. 그후 3년 동안 한반도에서는 수백만의 동포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순국 선열들은 등 뒤에 선 가족들과, 국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맞서 싸우고 스러져갔다. 선열들의 수호정신이야말로 67년 동안 이어지며 폐허 위에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독재정권과 국정농단 세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순국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거듭 명복을 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꾀하고 물욕을 채우기 위해 보도연맹 사건과 국민방위군 사건 같은 참화를 일으킨 위정자들이 존재했다. 이제야말로 당시의 참상에 똑바로 눈을 돌려 희생자들을 위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는 6.25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는 영속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6.15공동선언 이후 서서히 진행되던 해빙은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급속하게 얼어붙었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양손에 들고 세계를 상대로 연일 무력시위를 펼치는 무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평화는 그것이 평화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누구도 피를 흘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우리가 이룩한 것들을 온전히 누리고 더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해 우리 앞에 밀어닥친 위기를 반드시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역대 국제경기에서 출전한 남북 단일팀들은 언제나 혼연일체된 모습으로 남북 국민들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반드시 성사되어 해빙을 이뤄내는 거대한 불길로 피어오르길 기대한다.
이제 서로를 겨눈 칼을 거둬들이고 장미를 내밀어 대화에 나설 때다. 기나긴 반목을 끝내고 평화와 공존의 길로 손을 맞잡고 가야한다. 그것이 67년 전 희생된 이들에게 지금 우리가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추도이다.
2017년 6월 25일
정의당 대변인 추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