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강행 통과/검찰의 변죽만 울리는 수사/외교난맥상, 외교부장관 거취 관련
일시: 2015년 5월 6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국회 정론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국무회의 강행 통과 관련
결국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수정없는 수정안을 수정없이 통과시킨 것으로, 물대포와 최루탄, 근혜차벽으로 일관하던 박근혜정부가 이제는 가족과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으로 강하게 규탄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의 유일한 방법을 짓밟은 것으로 개탄스럽다.
여야가 합의한 연기요청마저 철저히 무시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대통령도 없고, 총리도 없는 가운데, 부총리 주재 회의에서 강행 통과시킨 것은 세월호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안하무인, 무책임을 보는 것 같아 분노스럽기까지 하다.
이번에 통과된 시행령은 세월호특별법을 잡아먹은 시행령이다. 진상규명이 아니라 진상규명 방해 시행령이다.
‘나부터 조사하라’고 나와야 할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이 무서워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세월호 시행령 강행 통과는 세월호를 침몰시켰던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마저 침몰시킨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1년이 넘는 기간 국민들의 눈물과 반성, 그리고 분노를 철저히 배반한 것이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박 대통령은 재가를 거부하는 결단을 하길 바란다. 이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하나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은 시행령을 더 이상 시행령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통령을 대통령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
정의당은 올바른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위해 국회가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가족,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검찰의 변죽만 울리는 수사 관련
홍준표 도지사가 성완종 전 회장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확실히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번주에 검찰은 홍 지사를 소환 조사한다고 한다.
경남기업 윤승모 전 부사장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의원의 자금담당 보좌관이었던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을 의원회관 주차장에서 만나 1억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제 홍준표 지사에 대한 혐의는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홍준표 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구차하게 변명을 늘어놓지 말고 순순히 진상을 털어놔야 할 것이다. 어차피 국민들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뻔히 알고 있으니 발뺌해봐야 국민들의 분노만 증폭될 것이다.
다음주에는 이완구 전 총리에 대한 소환도 예정돼 있다고 하니 이 전 총리 역시 스스로 진실을 모두 밝히기 바란다.
그런데 검찰의 이런 수사에 대해 국민들이 보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몸통을 알고 싶은데 가장 말단만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완구, 홍준표 등 눈 밖에 난 몇 명에서 정리하는 선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에 대한 수사는 아직 갈피조차 제대로 못 잡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이병기 현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파악된 바 있다. 리스트에는 대표적 친박인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도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에서 죄인이 정치적으로 선별되고, 꼬리자르기로 마무리 될 것 같다는 의구심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방향을 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좌지우지 하는 듯한 모양새가 보인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이 사건에 대해 남의 일인양 유체이탈 화법을 늘어놓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나.
여러 상황이 미심쩍다. 살아있는 권력은 털끝도 못 건드리고 만만한 몇 명만 건드리는 변죽울리기식 검찰 수사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국민들의 마음속에 가시지 않는 의심을 풀기 위해서는 권력에서 자유로운 특검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외교난맥상, 외교부장관 거취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탱하던 외교성과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간 박 대통령에 대해 외교는 잘한다는 평가에 안주한 결과는 참혹하다. 미일 동맹의 강화 속에 한미일 동맹의 부속물로 전락하고, 미중간 동북아 질서 경쟁에서 주요한 카드로 등장하지 못하고,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세계질서 경쟁이 격화되고, 미국과 일본간 밀월이 강해지는 격동의 시절에, 한국 외교는 안이한 대처로만 일관하고 있다.
과거사와 안보는 분리한다는 일본외교 투트랙 전략은 파산됐는데도, 박 대통령의 지속한다는 안하무인 언급만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강화되고 한미일 관계에서 한국의 위치가 주변국가 정도로 취급받고 있는데도, 우리의 위치는 여전히 고수되고 있다며 아전인수식 해석만을 내놓고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한 돌파구는 없고, 아베의 역사왜곡의 망언은 계속되는데도 아무런 방법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일제 강제 징용시설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는데도 막을 수 있다는 말만 내뱉는 번지르한 ‘뒷북 대응’은 이제 한국 외교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이쯤되면 외교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상식적이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한 번도 큰 변화를 겪지 않은 외교라인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대단한 것 같다. 외교부장관 질타에 대해 대통령이 막아나서기까지 했다.
대통령 지지율의 유일한 버팀목이 뿌리부터 흔들리는데, 이를 그대로 부여잡고 있어 레임덕을 스스로 자초하겠다는 것은 박 대통령 자신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망쳐놓은 외교는 회복하는데 수백년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지금 즉각 외교부장관에 대한 경질 등을 포함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니라 국가의 위신이 떨어지며, 역사의 상처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력히 경고해둔다.
2015년 5월 6일
정의당 대변인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