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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기업인 가석방 언급 관련

 

김무성 대표를 위시해 여권 일각에서 수감된 기업총수에 대한 사면·가석방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태 등 재벌 일가의 정신나간 갑질이 국민들을 분노케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런 말을 뻔뻔하게 내뱉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왜 이리 기업인에 대한 관용에 안달이 난 것인지 알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기업 총수가 풀려나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일부 세력의 유착이 만들어낸 일종의 신화다. 근거도 없고, 증명도 되지 않았다. 기업인 봐주기 관행은 이제까지 비정상의 전형적 사례였다. 이제야 구속수사, 실형선고 등 제자리를 잡아가는 시작에 불과한데, 계속 눈치살피기식 언급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하위 40%는 전체 중 2% 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아울러 OECD는 이번 달 9일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소득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뻔하다. 재벌 몇 명 풀어주고 만다고 해서 둔화된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며, 소득분배가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정규직 양산, 기업가들에게 유리한 노동법, 불합리한 임금 체계, 서민 증세 등을 비롯해 일부 기득권들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는 경제 구조를 타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지 않은가.

 

해법 역시 뻔한 것이다. 다만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문제다. 경제 운운하며 재벌 총수 사면을 이야기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기 바란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 많은 원칙이 무너졌다. 낙하산이 없다고 하던 초기의 공언은 이제 공염불이 된지 오래다. 안전한 대한민국 역시 한 여름밤의 꿈이 돼버렸다. 그나마 무분별한 사면이 없다고 한 약속만이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마저 무너진다면 박근혜 대통령을 신뢰해야할 이유는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대통령이 가진 권력 중 사면권은 매우 중요한 권력인데, 이 와중에 가석방 등은 법무부장관의 고유 권한이라는 청와대 언급은 매우 비겁한 피해가기이다. 박근혜대통령이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하길 바란다.

 

2014년 12월 26일

정의당 대변인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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