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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김종민 대변인, 한중 FTA 타결/비정규직 '갱신기대권' 인정 판결 관련

 

일시: 2014년 11월 10일 오후 2시 25분

장소: 국회 정론관

 

■한중 FTA 타결 관련

한중 FTA가 타결됐다.

억지 정치 이벤트를 앞세우고, 밀실, 졸속 협상으로 일관한 타결로 매우 유감스럽다.

 

이번 한중FTA는 한미FTA 만큼 농어업을 포함한 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협정인데도 14번 협상과 형식적인 1차례 공청회로 타결에 이른, 전형적인 밀실협상이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타결될지 아무도 몰랐던 모르쇠 협상에 다름 아니다.

동북아 외교에서 낙제점을 면하지 못한 정부가 한중정상회담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서두른 억지 정치 이벤트에 다름 아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FTA를 체결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정부여당은 글로벌 FTA 네트워크를 완성하게 됐고 FTA 강국으로 거듭났다고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한국정부가 FTA 협정 체결을 가장 많이 한 나라로서 FTA다수국인 것은 맞지만, FTA가 경제강국으로 이어질지 경제파탄으로 빠져들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세계 어떤 나라도 왜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는지를 거꾸로 돌아봐야 한다.

 

13억의 중국 시장에 우리의 경제진출이 이루어져 한국경제의 회생에 도움이 될지, 거꾸로 중국인들의 경제이익을 보장해주는 한국경제의 무덤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많은 경제학자,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 그 누구도 장미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농어업과 중소자영업에 끼치는 막대한 피해는 상상하지도 못할 지경이다. 한미FTA가 농업과 자영업자 민생 파탄의 신호탄이었다면 한중FTA는 파탄의 종결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정부는 아직도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쌀을 포함한 주요 농산물 양허 제외와 농어민 지원대책인데, 이미 한중FTA 협상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흘러간 옛 노래일 뿐이다.

 

정부는 즉각 협상 내용을 공개하고, 공개적인 토론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합의문 작성, 가서명, 서명 등의 절차과정에서 농어업인, 중소상공인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신중한 추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형식적인 절차로 국민을 기망하고, 또다시 졸속협상을 가지고 와 FTA 국회비준 해달라 애걸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정부가 져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

 

■비정규직 '갱신기대권' 인정 판결 관련

서울고등법원이 계약직 노동자라도 정당한 사유없이 기간이 만료했다는 이유로 해고 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건의 장본인인 장모씨는 모 비영리재단에서 2년간 계약직 노동자로 일했지만 일방적으로 계약기간 종료 통보를 받고 해고당했다. 이에 대해 중노위가 부당한 계약 종료라는 판정을 내리자 재단 측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진행했고, 1심 판결과 반대로 오늘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무척 반갑고도 당연한 소식이다. 피고용자가 별다른 문제없이 열심히 일을 했다면, 그만한 권리를 인정해주고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2심 법원은 오늘의 결과에 대해 “장모씨가 2년 간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했고, 앞선 3명의 기간제 노동자 역시 정규직으로 전환됐기에 정규직 전환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평가 없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라고 규정했다.

 

하나같이 옳은 말들이 아닌가.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할 상식이다.

오늘의 판결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비정규직 계약기간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촉발되길 기대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에서 3년, 4년으로 늘리려는 시도가 중단되길 바란다.

 

남들과 똑같은 일을 했다면, 똑같은 대접을 받아야한다. 또한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일을 했다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이런 대원칙이 바로 설 때에만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박근혜 정권 들어 악화되는 노동자들의 처우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는 일부에게만 쌓이고, 잘못된 구조를 타파하려는 정권의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상식은 이렇게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다. 더 이상 귀를 닫고 눈을 가릴 일이 아니다.

 

2014년 11월 10일

정의당 대변인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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