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박원석 공동대변인, 금일 세월호 특별법 무산 관련
거대 양당의 밀실협상 끝에 결국 세월호 특별법의 6월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 양당이 나흘째 단식농성 중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걸어서 안산에서 국회까지 온 세월호 참사에서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350만 시민들의 염원을 저버린 것이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정의당 역시 공당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유가족과 피해자, 국민들께 또다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분명히 해둘 점은 거대 양당이 유가족들과 다른 원내 정당의 참여를 배제한 채 밀실에서 세월호 입법TF를 꾸릴 때부터 오늘의 결과가 예견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당 소속 심재철, 조원진 의원이 세월호 특위장에서 유족들을 모욕한 것도 모자라 '황당한 궤변'으로 세월호 입법TF에서 유가족들의 참여, 참관을 거부했다. 밀실 TF에서도 새누리당은 유가족들이 요구한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청문회 개최권한, 수사권, 기소권 부여를 거부해 협상을 결렬시켰다.
새누리당이 유가족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새누리당 스스로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하기 위해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듯이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수사권, 기소권 부여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 칼끝을 겨누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유가족들과 350만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오직 '대통령 지키기'에만 관심있는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의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 국회 세월호 특위는 물론 감사원 감사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가 유일한 성역으로 남아있는 마당에 독립적.실질적 수사권, 기소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진상규명은 불가능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과 밀실TF에 참여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또한 겉으로는 "일관되게 가족과 국민의 입장에 서서 세월호 특별법을 추진해왔다"면서도 정작 중요한 기소권 등 유가족들이 요구한 핵심 사항을 제대로 담아내도록 노력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의 밀실 논의가 유가족들과 국민들께 실망만 안겨주고 종료된 만큼 유가족과 원내정당들이 참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입법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거대 양당이 재보궐 선거를 핑계로 또다시 유가족들의 눈물을 외면한다면 국민은 국회의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4년 7월 17일
정의당 공동대변인 박 원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