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남북 고위급 접촉/부림사건 재심 무죄/외국대사관 지도표기 변경 공식 요청/노회찬 전 의원 복권 관련
일시: 2014년 2월 13일 오후 1시 50분
장소: 국회 정론관
■남북 고위급 접촉 관련
어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6년 만에 남북의 고위급 책임자가 마주 앉은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하니 안타깝다.
특히 한미군사훈련 기간에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북측의 입장이 확인되었고,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작년에 이어 또다시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상봉에 정치·군사적인 논리가 개입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관계개선에 의지를 갖고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전향적인 자세로 남북대화에 임해야 한다. 양측이 평행선만 달려서는 그 어떤 관계개선도 변화도 있을 수 없다. 이산가족상봉이 성사된 이후에야 금강산 관광 재개, 6자회담 재개 등 남북의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이미 합의한 이산가족상봉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 혈육을 만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남북 당국이 또 다시 대못을 박아서는 안된다. 남북 간에 진심을 다하면 문제를 풀 수 있는 지혜가 나오리라 믿는다. 어렵게 남북 대화의 첫 단추를 꿴 만큼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상호간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어가기를 호소드린다.
■부림사건 재심 무죄 판결 관련
부림사건이 33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이 났다.
무도한 전두환 군사 쿠데타 정권이 심어놓은 숱한 불의의 싹 중 하나가 이제야 뽑히게 되었다. 만시지탄이지만 법원의 당연한 결정을 환영한다. 아울러 국가에 의해 덧씌워진 억울한 누명을 공식적으로 벗게 된 부림사건 피해자들께도 심심한 위로와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부림사건의 과정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에 아주 잘 드러나 있다. 피해자들은 군사정권과 공안당국의 각본에 의해 고문과 협박을 겪었으며, 공안사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됐다. 당시 공안당국은 시중에서 누구나 구할 수 있었던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불온서적이라고 주장하는 등 온갖 증거를 엉터리로 날조했다.
오늘 사법부의 판결은 역사의 진실은 어떤 부당한 권력으로도 덮거나 가릴 수 없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그러나 부림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다. 부림사건을 지휘했던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심판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교학서 교과서는 독재정권·친일세력을 미화하고 검찰에서는 5.18은 내란음모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 대선 수사에 대한 노골적 개입, 김용판 청장에 대한 무죄 판결 등 아직도 민주주의를 짓밟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가 지금의 정권 하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의 판결을 마음 속 깊이 새기기 바란다. 오늘 판결은 역사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본인에게만 각인된, 미화된 추억에 매몰돼 과거로 돌아가려는 시도는 역사의 전진 앞에 가로막힐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외국대사관 지도표기 변경 요청 관련
정의당은 오늘 상무위원회에서 16개 주한 외국대사관에 해당 대사관 홈페이지의 지도표기 변경을 공식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정의당 경북도당이 11일 밝힌대로, 러시아 · 네덜란드 · 스페인 폴란드 · 이탈리아 · 에콰도르 · 칠레 · 스웨덴 · 핀란드 · 이란 대사관의 홈페이지 지도는 동해와 독도를 각각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표기하고 있으며, 프랑스 · 세르비아 · 가나 · 스위스 대사관은 독도에 아무표기를 하지 않고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고, 타이 대사관은 동해와 독도에 아무 표기도 하지 않았다.
정의당은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6개국 대사관이 일본정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지도표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 대사관에 오늘 공문을 보내 홈페이지 상의 지도표기를 동해와 독도로 수정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노회찬 전 의원 복권 관련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 명단을 공개한 이유로 부당하게 의원직을 상실했던 노회찬 전 의원이 내일부로 복권된다. 모든 선거권,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되는 노회찬 전 의원은 내일부터 다시 정의당 당원으로 돌아오시게 된다.
삼성X파일 사건은 건국 이래 최대의 정경검언 유착 사건으로, 뇌물을 주고 받은 사람은 누구도 기소되거나 처벌받지 않고 오히려 이를 보도한 기자와 떡값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이 처벌받은 사건이다.
노회찬 전 의원은 1년 전 국회를 떠나면서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남아있다’고 말씀하신바 있다. 이제 국민 정치인 노회찬으로 다시 돌아오시는 만큼 언론인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2014년 2월 13일
정의당 대변인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