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이정미 대변인, 철도노조 파업/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관련
■ 철도노조 파업 관련
준비되지 않은 인력 투입으로 사고우려가 컸던 철도공사의 대체인력 투입이 결국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어제 저녁 지하철 4호선에서, 승객 김모씨의 발목이 문에 낀 채로 열차가 출발해 1미터이상 끌려가다 벽면에 부딪치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결국 사망한 것이다. 먼저 이번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고 김모씨의 명복을 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열차에서 열차 출입문 개폐를 담당한 대체 인력으로 투입된 승무원은 교통대학교 1학년생으로 투입 전 3일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철도공사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현재 교통대 철도대학 재학생 240여명을 전동열차 승무원 대체 인력으로 투입해놓은 상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대체인력의 피로도 증가, 조작미숙 등으로 추가 사고의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철도정상화를 위한 노력은커녕 이제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도노조는 불법파업이라며 몽둥이를 휘드르고 검찰은 김명환 위원장을 포함한 철도노조 지도부 10명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예고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상황은 명확하다.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조 파업의 정당성에 국민들도 십분 동감하고 있다. 징계와 탄압의 강경대응으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뿐, 그 어떤 실타래도 풀리지 않는다. 철도공사와 정부는 노조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지난 임시 이사회의 수서발 KTX 법인설립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
철도노조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없을 시, 오는 19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당국의 강경대응과 대체인력의 사고위험 증가로 인해 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즉시 철도노조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관련
우리 국민들은 이제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대자보에서 촉발된 이 인사말은 이미 수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전국에 들불처럼 번지는 중이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짧은 인사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안녕’이란 인사말은 예전 정치적 격변이나 외적의 침입, 곤궁기 등으로 비롯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백성들이 매일 아침 서로의 안위를 묻는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제 그 안녕이란 단어에 잠들었던 의미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밀려온다.
철도-의료 민영화 시도, 밀양 송전탑 사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 등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현안들 속에 우리는 이미 ‘생존’ 그 자체를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
모두에게 ‘안녕’을 묻는 젊은이들에 대해 누구도 ‘안녕하다’는 대답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그리고 정치권이 이들의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민망함과 송구스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안녕들하십니까’는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의 씨앗이 이렇게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연대하려는 오늘의 대자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될 것이다.
정의당은 ‘안녕’을 묻는 젊은이들을 응원한다. 또한 우리 국민 모두가 ‘안녕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3년 12월 16일
정의당 대변인 이 정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