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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또다시 ‘여론 조작’ 들고나온 정부·여당, 초가삼간 태우려고 벼룩을 핑계 삼는다 [이재랑 대변인]

일시: 2023년 10월 4일 (수) 17:05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포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습니다. 포털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게 나타난 것을 두고 여권이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다른 데선 그토록 굼뜨던 정부가 재빠르게 반응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여권은 ‘중국발 여론조작’, ‘북한의 개입’, 심지어 ‘차이나 게이트’를 운운하지만, 정작 특정 국가가 여론을 흔들고자 조작에 나섰다는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급격한 클릭 수 증가는 매크로 사용으로나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를 공작이라고 단순하게 판단하는 것 역시 무리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권의 말대로라면 카메룬,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의 응원 비율이 높았던 것도 특정 세력의 공작이라는 건데 그럴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근거도 정황도 없이 우선 소리부터 높이고 보는 것인데, 이럴 거면 차라리 탕후루 열풍을 두고 ‘차이나 게이트’라고 얘기하는 게 설득력 있어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는 것은 결국 목적이 다른 데 있기 때문입니다. ‘포털 길들이기’와 여론 조작으로 인한 ‘부정 선거’ 프레임으로 몰고 가기 위한 사전 작업입니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분명 우리 사회를 위협하지만, 근거도 실체도 분명치 않은 사안으로 “사회적 재앙(한덕수 국무총리)”, “국기 문란(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운운하는 걸 보니 보기가 민망합니다. 매크로 조작에 쉽게 구멍이 뚫린 다음의 서비스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두고 전 정부적으로 TF까지 구성하는 것엔 다른 꿍꿍이가 엿보입니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게 아니라, 애초에 초가삼간을 태우고자 벼룩을 핑계 삼은 수준입니다. 

정부·여당의 이같은 무책임한 문제 제기야말로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가짜 뉴스의 범람으로 이어집니다. ‘가짜 뉴스’라는 말을 자의적으로 사용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언론들을 싸잡아 공격하는 작태가 이번에도 연장되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가짜 뉴스’, ‘왜곡’을 빌미 삼아 전 부처를 동원해 언론을 탄압하고 포털을 길들이려는 속 보이는 획책, 강력히 경고합니다. 

2023년 10월 4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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