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검정고무신’ 이우영 작가의 별세에 애도를 표합니다 [이재랑 대변인]

‘검정고무신’으로 잘 알려진 고 이우영 작가가 지난 11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생전 저작권 관련한 분쟁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검정고무신 저작권을 두고 출판사와 3년 넘게 법적 분쟁을 해왔고, 저작권이 넘어가 자신이 만든 ‘기영이’를 본인이 더 이상 그릴 수 없다는 불안감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출판사 대표는 검정고무신의 캐릭터를 이용해 온갖 2차적 저작물로 이득을 취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검정고무신 극장판 애니매이션까지 나왔으나, 이 작가에 따르면 이 영화는 자신의 허락과 전혀 상관없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애니매이션으로 받은 분기별 수입은 단돈 10만원이었습니다.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그렸는데도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당한 작가가 얼마나 억울하고 상심했을지 그 슬픔을 모두 헤아리기 힘듭니다. 출판사 측은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정당하게 법적으로 맺어진 계약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만화계에서는 원작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불공정 계약’ 관행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출판사에 저작권을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불공정 계약 관행이 결국 작가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셈입니다. 출판사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법이 이 사회 최소한의 도덕조차 못하다면 법의 제정과 시행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신인작가에게 불리한 계약을 강요하는 관행을 뜯어고치고,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고 이우영 작가의 명복을 빌며, 정의당은 고인을 기억하며 저작권자 권리 보호를 위한 노력에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3월 15일

정의당 대변인 이 재 랑